[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빅보이' 이대호(34,시애틀)가 드디어 자신의 꿈을 눈 앞에 마주하게 됐다.
이대호의 매니지먼트인 '몬티스스포츠'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일본 프로야구팀 소프트뱅크 소속으로 뛴 이대호는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소프트뱅크는 약 5억엔(약 50억원)의 연봉을 제시했지만, 이대호는 "돈보다는 오랜 시간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도전하겠다"며 메이저리그 진출 뜻을 이어갔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박병호, 김현수 등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선수들의 결과가 속속들이 나왔지만, 이대호의 소식은 감감 무소식이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소속팀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미국 애리조나로 넘어가 시즌 담금질에 들어갔다. 특히 체중을 10kg 이상 감량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지난 2월 4일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러나 계약 내용은 다소 실망적이었다. 김현수, 박병호 등이 메이저리그에서 주전 선수의 자격으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은 반면, 이대호는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있는 마이너 계약이었다. 그만큼 눈도장을 찍기 위해 노력해야 되는 입장이었다.
현재 시애틀의 주전 1루수 자리는 지난해 20홈런을 때려낸 애덤 린드가 꿰차고 있다. 이대호에게 요구되는 자리는 우타 백업 1루수. 그러나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헤수스 몬테로는 이대호보다 나이가 젊은 '준유망주'다. 메이저리그 규정상 한 번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들었던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보낼 수 있는 횟수는 3번이다. 몬테로는 마이너리그에 세 차례 오가면서 이 옵션을 모두 소진했고,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가면 시애틀은 몬테로를 놓아줘야 한다.
같은 성적이면 몬테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았다. 그만큼 이대호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흙수저' 출발을 하면서 온전히 자신의 실력으로만 메이저리그 진출을 일궈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의 현지 언론조차 이대호보다는 몬테로의 생존을 전망할 정도로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어두웠다.
그러나 이대호는 지난 28일까지 타율 2할5푼 1홈런으로 몬테로(타율 0.237)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고, 결국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동시에 시애틀은 몬테로를 웨이버 공시했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명단에 포함된 이대호는 최소 100만달러(약 11억 7000만원)의 연봉을 보장받게 됐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시 옵션 포함 최대 400만달러까지 받게 된다.
꿈을 위한 1차 관문을 넘었다. 이제 오는 4월 5일 있는 개막전만을 기다리게 됐다. 시애틀의 개막전 상대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대호의 고교시절 '부산 라이벌'로 꼽혔던 동갑내기 추신수가 있는 곳이다. 그만큼 이대호로서도 경기에 나선다면 더욱 의미있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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