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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의 개막 엔트리' 김태형 감독의 행복한 고민

기사입력 2016.03.21 15:10 / 기사수정 2016.03.21 15:10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아직 개막전 27인 엔트리를 확정하지 못했네요."

김태형 감독은 지난 20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좌익수 포지션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구상은 끝났다. 그러나 아직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갈 27명을 확정 짓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주전 선수들의 윤곽이 얼추 나온 가운데 김태형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 부분은 바로 백업 선수의 구성이다. 그러나 적임자가 없어 고민하는 것이 아닌 하나같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김태형 감독의 '아픈 손가락'이 돼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일 KIA와의 맞대결에서 두산은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두산표 화수분 야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2루수-7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류지혁이었다. 1회 김주형의 땅볼 타구를 발 빠르게 움직여 잡아 아웃카운트로 연결시킨 류지혁은 2회 2사 상황에서도 황대인의 짧은 타구를 앞으로 뛰어 들어와 잡은 뒤 러닝 스로우로 1루에 정확하게 송구해 이닝을 끝마쳤다.

타석에서도 류지혁의 활약은 빛났다. 0-0으로 맞선 2회 1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KIA의 선발투수 지크 스프루일의 공을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냈다. 류지혁은 거침없이 1루와 2루를 지나 3루로 향했고, 1타점 3루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주전 2루수로 오재원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류지혁의 이런 활약은 오재원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유격수 자리에서는 신예 서예일의 활약이 빛났다. 2016년 2차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전체 5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조수행(2차 1라운드)과 함께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두 명의 신인 중 한 명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당시 "프로에 먼저 데뷔한 선배들이 어떻게 몸을 만들고 훈련을 하는지를 지켜보면 좋을 것 같아서 데리고 왔다"며 현재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췄지만, 서예일은 공격과 수비에서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8일 넥센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올린 서예일은 이날 6회 유격수 김재호의 대수비로 경기에 나섰다. 그리고 9회까지 실책없이 안정적으로 수비를 소화한 그는 6회 1사 만루 상황에서는 KIA의 김윤동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 밖에 투수진에서는 강동연이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 눈도장을 받았고, 올 시즌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5순위)로 입단한 고봉재도 첫 1군 무대에서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가능성을 보였다.

개막전이 다가오는 만큼 김태형 감독이 선택을 내려야 할 시간도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나오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김태형 감독의 행복한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두산 베어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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