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4:39
스포츠

"나는 친절한 사람" 문태영에 대한 오해와 진실 [XP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6.01.13 09:00 / 기사수정 2016.01.13 09:28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태영이요? 솔직히 안좋아했어요. 특별한 이유도 없이 싫은거 있잖아요."

주희정(39,삼성)에게 예전에 문태영(38,삼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냐고 물으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 솔직한거 아닌가요?"라고 다시 묻자 주희정은 손을 내저으며 이렇게 답했다. "사실이에요. 그런데 같은 팀에서 뛰면서 가까이에서 보니까요. 세상에 이런 '순둥이'가 없어요. 너무 착하고, 주장으로서의 역할도 잘하고. 정말 좋은 친구예요. 문태영은 가까이에서 겪어봐야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요."

조용한 스타일의 이시준(33,삼성)도 "다른 팀에 있을 때는 경기 중에 몇 번 싸운 적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대답도 주희정과 같았다. "같이 뛰어보니까 좋은 사람이라는게 느껴지더라고요."

강한 인상에 경기 중 항의하는 모습을 자주 봤던, 그리고 문태종(41,오리온)의 친동생이자 KBL을 대표하는 혼혈 선수 문태영을 만났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솔직한 속내를 듣는게 이번 인터뷰의 목표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 문태영에 대한 오해 그리고 진실

-솔직히 말해서 웃지 않으면 무섭다. 또 문태영은 심판에게 항의를 많이한다는 편견도 있다. 사람들의 오해인가?

내 생각에 나는 친절한 사람인 것 같은데(웃음). 물론 코트 위에서는 다르다. 그곳은 전쟁터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서 싸운다. 전투적으로 임하다보니 그런 이미지가 생긴 것 같다. 코트 밖에서는 좋은 사람이려고 노력한다.

-다혈질이라고 봐야할까.

가끔씩은? 팀이 이기는게 중요하고, 거기에 몰입하다보니 가끔씩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다.

-지난해에 비해 테크니컬 파울이 놀랍도록(웃음) 감소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문태영은 지난 시즌 14개의 테크니컬 파울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 2개에 불과하다※

아내가 더이상 벌금을 내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웃음). 사실 벌금만 중요한 것은 아니고 새 팀에 온 만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경기 전체에 집중하려고 하고, 마음 속 차분함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다. 계속해서 노력 중이다. 

-프로는 결국 돈으로 말한다. 현재 KBL리그 연봉 1위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데, 자부심인가 부담감인가?

많은 연봉을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하고 모범이 되야 한다. 적어도 내가 그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그렇다. 

-문태영은 한국어를 못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직접 본 결과. 문태영은 말하기를 제외한 한국어 읽기, 쓰기, 듣기가 꽤 수준급이었다

사실 처음 한국에 왔을때 몇 년 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지금도 하긴 하는데…어렵다(웃음). 틀리기 싫어서 더 안하는 것도 있다. 틀리더라도 하다보면 늘 것도 같은데 쉽지가 않다. 잘하려다보니 잘 못하는 것 같다. 듣는 것은 잘되는데, 성격상 완벽하지 않으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 잘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게 쑥스러워서 덜하는 것도 있다.

-이런 오해들이 답답하거나 억울할 때도 있나?

조금은 그렇다. 많이는 아니고. 사람들이 나에 대해 잘못 정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나나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진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실제와 반대로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한국에서 재미있게 농구를 하고 있고, 커리어를 열심히 쌓고 있다. 그리고 많은 팬들이 내 플레이를 좋아해주지 않나. 그게 더 중요하다. 



2. 나의 새로운 팀, 삼성 썬더스

-KBL 혼혈 선수 중에서는 첫번째로 주장이 됐다.

내가 꽤 큰 업적을 이룬 것 같다. 사실 주장이라는 자리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면 나는 결국 혼혈 선수 중에 한명이고, 여전히 한국에 대해 배우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팀을 위해 도울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하고 싶었다.

-어떤 선수에게든 주장은 굉장히 힘든 자리다. 귀찮은 것도 많고(웃음).

아무래도 내가 베테랑이다보니 선수들이 잘 따라와주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좋은 모범이 되려고 더 노력하게 된다. 주희정이 정말 내게 많은 도움이 된다. 주희정은 한국에서 나보다 훨씬 더 오래 농구를 했고, 한국 스타일에 대해 잘알고 있기 때문에 내게 도움을 줄수 있는 존재다. 사실상 부주장이라고 보면 된다(웃음).

-주희정도 문태영에 대해 칭찬하더라.

나는 그가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엄청난 커리어를 가지고 있고, MVP도 수상했던 선수 아닌가 . 스티브 내쉬나 제이슨 키드 타입의 선수라고 생각된다. 예전에 서로 다른 팀에 있을 때도 주희정의 플레이를 눈여겨 봤었지만, 이야기 할 기회는 없었다. 

-주희정도 오랜만에 삼성에 돌아왔고, 문태영은 삼성이 처음이다. 서로 의지(?)가 되나?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나 주희정의 경험이 어린 선수들이 많은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고 있고, 주희정은 내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내가 압박감을 받는 것을 덜어주고 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국가대표팀에서 받은 월급으로 선수들에게 밥도 자주 사주고, 훈련 중에 하프라인 슛 내기 같은것도 사비로 상금을 건다고.

나는 주장으로서 선수들과 동료들을 챙겨야한다고 생각하고 그들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선물을 줄 수 있다. 또 선수들이 연습도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할 수 있길 바란다. 열심히 훈련을 하다가도 이런 소소한 즐거움들이 있어야 능률이 오를 수 있다. 그리고 서로 더 친해질 수 있다. 

-삼성의 팀 분위기가 예전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 같나? 

나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우리팀에는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고 또 열심히 한다. 그것이 이번 시즌 삼성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특별한 조언을 해주기도 하나.

예전보다는 더 하려고 하다. 그리고 모범이 되는게 '최고의 조언'이다. 내가 훈련을 더 열심히 하면 후배들에게도 당연히 귀감이 된다.그리고 몇몇 후배들이 와서 물어보면 답변을 열심히 해주려고 한다.

-삼성에서 가장 눈여겨 보는 후배 선수가 있다면.

임동섭. 대학때부터 좋아했다. 신인 때도 잘했었는데 부상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임동섭이 이번 여름에 정말 열심히 훈련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팬서비스도 월등히 좋아졌다는 홍보팀의 귀띔이 있었다.

프로 선수에게 팬 서비스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팬들을 '식스맨'이라고 생각한다. 원정 경기를 가더라도 우리팬들이 있다면 그곳이 홈이 된다. 그래서 나는 팬들에게 받은 것들을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답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오랫동안 몸 담았던 모비스와 삼성을 비교한다면.

삼성은 젊고 새로운 팀이다. 아직 만들어가는 중이고 변화도 많다. 코칭스태프도 여러가지 방법을 강구해서 팀을 만들고 있다. 반면 모비스는 같은 코칭스태프, 같은 멤버들이 여러해 동안 좋은 성과를 냈다. 경험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삼성 선수들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삼성 역시 좋은 팀이 되기 위해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고, 목표가 뚜렷하다. 두팀 모두 열심히 하는게 공통점이다.

-그럼, 유재학 감독과 이상민 감독을 비교한다면?

(웃음) 이상민 감독님이 조금 덜 엄격하다? 유재학 감독님은 정말 엄격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두분의 지도 방식 차이다. 존중해야 한다.

-이상민 감독이 굉장히 유명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나.

당연히 알고 있다. 모를 수가 없다. 아직도 팬들이 어디든지 따라다니면서 '사진 좀 찍어주세요!', '사인 좀 해주세요!' 라고 한다. 와우. 정말 슈퍼 스타다.

NYR@xportsnews.com/사진 ⓒ 용인, 김한준 기자

▶문태영 인터뷰 더 보기 : 문태영이 말하는 "자랑스런 어머니의 나라, 한국" [XP 인터뷰②]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