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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하나" 신선한 쿠바, 유쾌한 메사 감독

기사입력 2015.11.06 07:00 / 기사수정 2015.11.06 03:0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어색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편안하게 풀어주는 사람이 있다. 이번 슈퍼시리즈에서는 쿠바의 빅토르 메사 마르티네즈 감독이 그랬다.

지난 3일 2015 서울 슈퍼시리즈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날(2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메사 감독과 쿠바 선수들은 구로 인근에 있는 호텔에서 하루 휴식 후 처음으로 고척돔을 찾았다. 한국 대표팀에서 김인식 감독과 박병호가 참석했고, 쿠바는 메사 감독과 2014시즌 쿠바리그 MVP 요스바니 토레스가 자리했다.

프리미어12 대회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 조율차 연습 경기를 치르기로 한 두 팀이지만 슈퍼시리즈를 앞둔 각오는 사뭇 진지했다. 출사표와 이번 대회가 갖는 의미,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 등 엄숙한 분위기에서 기자회견에 진행되던 도중 '찰칵'하는 소리에 난데 없이 웃음이 터졌다. 메사 감독이 휴대폰을 꺼내 자신을 마주보고 앉은 수많은 취재진이 신기한듯 기념 촬영을 한 것이다. 딱딱했던 분위기가 일순간에 풀어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언론을 위한 사진 촬영. 이번에도 메사 감독이 분위기를 띄웠다. 왼손에는 토레스의 손을, 오른손으로는 김인식 감독의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했다. 얼굴에는 웃음기가 잔뜩 묻어있었다. 잠시 당황했던 김인식 감독과 박병호도 끝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밝게 웃으며 팔을 들어올리고 사진을 찍었다. 보기 좋은 순간이었다.



메사 감독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볼 때는 누구보다도 진지하다가도 상대팀에 대한 예의, 그리고 원정을 위해 방문한 타국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았다. 

훈련 첫날에는 시차 적응이 덜 된듯 피곤한데다 낯선 환경에 어색해하던 쿠바 선수들도 조금씩 경계심을 녹였다. 같은 야구지만 조금씩 다른 훈련 방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다. 여러가지를 고려해 빈틈 없는 훈련 스케줄은 아니었지만, 타고난 체격과 파워가 있어 종종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첫 경기에서 투·타 모두 부진했던 쿠바는 이튿날 언제 그랬냐는듯 훨씬 더 나은 경기력을 펼치며 승리했다. 경기 중간중간에도 포인트가 있었다. 이쑤시개를 입에 물고 등판한 투수에, 구리엘 3형제가 모두 뛰는 모습도 나왔고, 메사 감독은 파울 타구에 맞은 주심을 걱정하며 트레이너를 대동하고 달려가 훈훈함을 자아냈다. 

위기 상황, 혹은 호수비가 나왔을 때의 세리머니(?) 방식도 달랐다.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투수와 야수들을 소집하기도 하고, 2루수의 호수비에 외야에 있던 야수 3명이 모두 달려와 하이파이브를 하는가 하면 외야에서 어려운 타구를 처리하며 경기가 승리로 끝나자 메사 감독은 친히 외야까지 달려나가 선수들과 기쁨을 누렸다. 프로리그에 익숙해있던 우리가 보지 못했던 장면들이지만 그래서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 5일 생일을 맞이한 선수가 있어 전광판을 통해 깜짝 생일 파티 메시지가 전해지자 쿠바 선수들은 공수 교대를 준비하다 말고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슈퍼시리즈가 모두 끝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메사 감독은 "한국 야구는 수준이 높고, 어느 한 선수만 꼽기 어려울만큼 좋은 자원들이 많았다"고 치켜세웠다. 물론 비록 연습경기였을지라도 한 경기를 이기고 출발하는 기쁨은 숨기기 어려웠다. 

취재진의 질문이 마무리 되고 자리에서 일어난 메사 감독은 통역에게 한마디를 더 부탁했다. "쿠바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젊고 신선한 피를 가진 자원이 많으니 언제든 영입하시라. 쿠바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고 웃으며 '세일즈'를 하던 메사 감독은 "한국에 오게되서, 이렇게 경기를 하게 되서 너무나 영광이었고 즐거웠다. 모두에게 정말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거듭 당부했다.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한국과 일본, 대만 그리고 쿠바가 가장 강한 것 같다"는 각오와 함께.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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