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아등바등 싸워온 한 시즌이 끝났다. 결국 7위의 자리에서 시즌을 마감하게 된 한화다.
한화 이글스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시즌 16차전에서 1-4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가을야구를 향한 한화의 마지막 희망도 사그라들었다.
유래없는 5강 경쟁이었다. 5위부터 7위까지 1게임차, 각 팀의 1승 1패에 따라 순위가 요동쳤다. 결국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와서야 희망고문도 끝났다. 5위 SK가 2위 NC를 꺾으면서 한화는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에 쥐어질듯 말듯 애태웠던 5위 자리. 한 시즌 내내 총력전을 벌여왔지만 결국 이렇게 희망고문은 끝났다. 그래도 수확은 있었다. 올시즌 한화가 얻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 안정적인 외인 3인방
유독 외국인 선수들과 인연이 없었던 한화였다. 올해 시작도 그리 다를 바 없었다. 미치 탈보트, 쉐인 유먼, 나이저 모건으로 시작한 새 시즌이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모건이 이탈했다. 하지만 이 모건의 대체용병으로 합류한 제이크 폭스마저 몇 경기 뛰어보지도 못하고 허벅지 근육 파열로 인해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번엔 쉐인 유먼의 어깨가 문제였다.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모건이 어깨에 통증을 느끼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야 하는 한화의 입장에서는 더이상 기다려줄 수가 없었다. 한화는 유먼을 웨이버 공시하고 특급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어렵게 돌고 돌아 정착한 세 명이다. 하지만 로저스, 탈보트, 폭스의 조합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로저스는 합류한 지 한 달만에 세 번의 완봉승을 수확하며 후반기 KBO리그를 씹어먹었고, 흔들리던 탈보트도 후반기 등판한 11경기 중 8번을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면서 꾸준히 호투를 펼쳤다. 뒤늦게 합류한 폭스도 후반기에만 7홈런을 때려내며 21타점을 수확했다.
물론 이들이 계속해서 내년 시즌까지 함께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괜찮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한화는 이점을 안고 시작하는 셈이다.
▲ 돌아올 투수진들
물론 최악과 비교하면 훨씬 나아졌다. 지난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전히 타선보다는 마운드가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마운드 총량 보존의 법칙이었다. 전반기에는 계투진은 비교적 좋아진 반면, 선발의 무게감은 떨어졌다. 반면 후반기에는 불펜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상대적으로 선발진들이 살아났다.
하지만 이 법칙이 내년엔 깨진다. 그간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선수들이 속속 돌아오는 덕분이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뒤 재활 중인 이태양과 어깨 수술을 받은 송창현, 팔꿈치 부상을 재활로 이겨낸 임준섭이 그 주인공들이다. 임준섭은 최근 불펜피칭을 시작했고, 이태양과 송창현은 재활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셋 모두 2016 시즌에는 합류가 가능하다.
▲ 유망주들의 성장
올해는 유난히 부상으로 신음했던 한화였다. 시즌초 부터 주전급 배테랑들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어렵게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만큼 성과도 있었다.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매우는 과정에서 유망주들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시즌 초반 내야수들의 이탈이 줄을 이으면서 반대 급부로 강경학, 주현상, 신성현 등 내야 자원들이 확연한 성장세를 보였다. 시즌 중후반에는 외야 자원들이 이탈하면서 장운호, 송주호 등이 그 빈자리를 잘 매워줬다. 백업 멤버들의 실력이 늘면서 선수층이 두터워진 셈이다.
올시즌 1군과 거의 동행하면서 금이야 옥이야 키워왔던 투수 김민우도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 시즌초 거의 구원 등판으로 가끔 마운드에 방문하는 게 전부였지만, 후반기 들어 선발 기회를 종종 부여받았고 어느정도는 솔리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중 7월 25일 삼성전과 9월 6일 두산전의 경우 호투를 펼친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 군 제대 합류 선수들
국방의 의무를 다한 자원들도 팀으로 돌아온다. 상무에서 전역한 하주석 김용주와 경찰청에서 제대한 김경태가 대표적이다.
특히 김용주의 경우 이미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9일 삼성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거뒀다. 비록 3일 kt전 3이닝 1실점으로 조기강판 됐지만, 이제까지 김용주의 선발 기용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볼만 했다.
하주석은 상무에서부터 김성근 감독의 관심을 모았던 재미있는 아이였다. 하주석을 본 김성근 감독은 "스윙이 괜찮더라. 부드럽게 이어졌다"면서 기대를 표했던 바 있다. 이후 하주석은 9월 29일 삼성전부터 10월 2일 LG전까지 총 4경기에 나섰고 3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시즌 말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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