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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축구 돋보기] EPL 그리고 중국 시장

기사입력 2015.09.16 10:19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런던, 유영걸 통신원] 얼마 전, 유럽축구 돋보기 기사를 통해 전 세계에 얼마나 많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EPL) 팬이 존재하는 지 살펴 본 적이 있다. 특히 약 4억7천만 명에 달하는 아시아 축구 팬들의 EPL에 대한 열정과 그로 인해 프리미어리그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천문학 적인 액수인데, 이번 기사에는 다양한 아시아 국가 중, 자국 축구 인프라뿐만 아니라 영국 축구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중국 시장, 그리고 EPL 속 중국 선수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최근, 크리스탈 팰리스 구단의 대표인 Phil Alexander 는 중국 시장을 타켓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크리스탈 팰리스 구단의 최우선 마케팅 전략이라고 발표하며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중국어 페이지를 추가하는 등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 각종 온라인 프로모션 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런던 남동쪽에 위치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이청용 선수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는 한국 팬들에게도 크게 알려지지 않은 2부리그 소속의 중소규모 축구 클럽이었지만, 중국인들에게 크리스탈 팰리스는 중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커다란 의미를 지닌 팀이다.

많은 축구 팬들이 대표적인 중국인 EPL 축구 선수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팡저우 (Dong Fangzhou), 맨체스터 시티의 순지하이 (Sun Jihai)를 기억하지만, 사실 영국 축구 최초로 중국 프로 축구선수를 영입하고 중국 슈퍼리그가 지금의 규모로 성장하기 이전, 축구 변방 국가 중국과 영국 축구를 연결해 준 역할을 했던 첫 구단은 크리스탈 팰리스였다. 1998/1999시즌, 당시 2부리그 챔피언십 소속의 크리스탈 팰리스는 순지하이 (Sun Jihai)와 판지이 (Fan Zhiyi)를 동시에 영입하며 중국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렸고, 크리스탈 팰리스를 시작으로 에버튼,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흔히 말하는 빅클럽들이 중소규모의 중국 스폰서 유치와 마케팅 용 선수 영입을 통해 중국 축구팬을 향한 홍보를 시작하였다.  



약 13억명에 달하는 중국 인구 중,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팬의 수는 약 3억명 이상이라고 한다. 그 중 약 1억명 이상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구입하고, 그와 비슷한 수의 아스널 팬이 중국 대륙에 존재한다. 3억명 이상의 팬은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대륙에서 EPL을 시청하는 팬 보다 더 많은 수치인데, 이처럼 영국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타지에서 중국인들이 EPL에 꾸준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중국의 공영 방송인 CCTV에서 10년 이상 매 시즌 모든 EPL경기를 무료로 중계해주는 동시에, 지난 10년 동안 중국 선수들이 꾸준히 EPL에 진출하면서 훌륭한 마케팅 도구로서의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순지하이와 판지이를 시작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는 다수의 중국 선수들이 유입되게 되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듯 대부분의 선수들은 각 구단의 중국 시장 마케팅 목적으로 단기 임대 또는 대규모 스폰서쉽 체결에 따른 형식적인 이적의 형태로 진행되었고 실제 EPL 무대에서 성공적인 프로 축구 선수로서 활약한 중국 축구 선수는 순지하이 정도가 유일하다. 순지하이를 포함하여 EPL에서 활동했던 중국 축구 선수의 이름과 출전 기록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순지하이 (Sun Jihai)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 (1998/1999시즌) 맨체스터 시티 (2002~2008시즌)
기록: 123경기 / 3골.
 
리티에 (Li Tie)
소속: 에버튼 (2002~2006시즌), 쉐필드 유나이티드 (2006~2008시즌)
기록: 34경기 / 0골
 
리웨이펑 (Li Weifeng)
소속: 에버튼 (2002/2003시즌)
기록: 1경기 / 0골
 
동팡저우 (Dong Fangzhuo)
소속: 맨체스터유나이티드 (2003~2009시즌)
기록: 1경기 / 0골
 
정즈 (Zheng Zhi)
소속팀: 찰튼 아틀레틱 (2007/2008시즌)
기록: 12경기 / 1골



동팡저우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떠난 후, 현재까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는 중국 선수가 소속되어있는 EPL 클럽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아직도 EPL에는 중국 시장을 타겟으로 하거나 영국 축구를 통해 세계 시장에 중국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막대한 중국 자본의 마케팅 활동을 찾아볼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2013/2014 시즌부터 스완지시티의 새로운 스폰서가 된 GWFX 이다.

GWFX는 홍콩에 기반을 둔 Global Financial, Trading 기업으로, 2013/2014 시즌 연간 약 35억원 규모의 메인 스폰서쉽을 체결한 후, 작년부터 그 규모를 2배로 인상한 연간 약 70억의 마케팅 비용을 스완지시티에 투자하고 있다. 그 밖에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역시 최근 20년 간 11번의 프리시즌 경기를 중국 대륙에서 펼쳤으며, 2013년부터 중국의 음료업체인 Wahaha, 그리고 중국의 금융그룹 China Construction Bank와 동시에 스폰서쉽을 체결하며 선수 영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니폼에 새겨진 메인 스폰서쉽 체결 외에, 특정 국가의 기업과 스폰서쉽 체결을 통해 축구 구단이 시도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에 대해 궁금하다면,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한국의 오뚜기 기업과 스폰서쉽 체결을 통해 한국 언론에 소개되고 광고에 등장하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선수들의 모습과 팀 엠블럼이 예전에 비해 얼마나 늘어났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현재 EPL과 직,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중국 기업이 10개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EPL 클럽의 스폰서가 된다는 건 잉글랜드라는 국가, 또는 클럽 구단주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낭비되는 엄청난 규모의 지출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EPL 팬을 타겟으로 한 훌륭한 마케팅 방법일 수도 있다. 기사에 소개됐던 EPL 구단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선수 영입 활동과, 최근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막대한 중국 자본의 EPL 유입이 결과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양 쪽에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쉽게 예측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매년 3억명 이상의 중국인이 새로운 클럽 유니폼을 구입하고, 그들의 호의적인 관심에 대한 반응으로 매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슈퍼 클럽이 중국에서 프리시즌 경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보면, EPL과 중국 시장은 현재까지 만족스러운 방법으로 상호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aulyoo51@gmail.com /사진ⓒAFPBBNews=NEWS1,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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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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