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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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1 스코어'가 74번째 슈퍼매치에 미친 영향

기사입력 2015.06.27 20:02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74번째 슈퍼매치가 축제의 판을 다 깔고도 아쉽게 마무리됐다. 골이 나오지 않았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은 서로를 상대로 탐색전으로 90분을 보냈다. 여기에는 4월에 있었던 두 팀 간의 경기에 나온 5-1 스코어의 영향도 적지 않았다.

서울과 수원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74번째 슈퍼매치에서 0-0으로 비겼다.

결국 이번 경기는 정신력의 싸움이었다. 지난 4월의 맞대결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 5-1 대승 혹은 대패로 두 팀에게 남았던 73번째 슈퍼매치는 다음 맞대결의 적지 않게 변수였다. 수원은 알 수 없는 부담감이 있었고 서울은 솟아오르는 복수심을 제어하기에 바빴다.

경기 전부터 서울과 수원은 '멘탈 관리'에 들어갔다. 이는 곧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이어졌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받은 것은 그대로 갚어주겠다고 했지만 이번에 5-1의 스코어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일단 우리는 수원을 잡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이 인내심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리그의 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준비하도록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수원의 서정원 감독도 조금 다른 입장이지만 비슷하게 준비했다. 지난 대승을 생각하지 말고 표정 관리를 하면서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길 바랐다. 서정원 감독은 "그날 경기가 끝난 후 샤워를 하고 나서 가진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그랬다. '바로 다 잊어버려라. 오늘만 즐거워하고 오늘이 지나면 추억으로 끝이 나는 거니까'라고. 항상 늘 강조하는 부분이고 지난 경기의 여파를 없애기 위해 많이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공격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경기에 막상 들어가자 다소 지루한 공방전 양상으로 이어졌다. 서울은 지난 경기에서 점유율에서 수원에게 밀리면서 패했던 기억때문에 수비에서부터 공을 자주 돌리면서 볼 소유권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수원도 분위기 좋은 공격력을 가지고도 뒤로 움츠려들었다. 서울이 설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탓인지 일단 등 뒤를 지키는 데 치중했다. 두 팀의 이러한 경기 운영으로 인해 전반전은 조용하게 흘러갔다.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낀 두 팀의 감독은 후반전에 들어가면서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수원이 잠시 접어뒀던 공격력을 끌어올리면서 후반 중반부터는 그래도 조금 재미있었지만 속도전이 펼쳐졌다. 이후 좋은 찬스들도 자주 나오면서 골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0-0으로 끝이 났다. 양 팀 감독 모두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골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고 경기장을 찾은 만명에 가까웠던 관중들도 아쉬움을 안고 집으로 돌아갔다.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치고 받았다면 재미있는 경기가 됐겠지만 또 보는 사람과 달리 슈퍼매치를 펼치는 감독이나 선수들 입장에서는 그러한 선택을 하기에 또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슈퍼매치를 찾은 팬들의 기대치에 맞춰야 하는 의무이자 부담도 있다. 각 팀의 남다른 사정과 슈퍼매치를 바라보는 기대 섞인 시선 사이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 74번째 슈퍼매치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최용수 감독과 서정원 감독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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