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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발의 달인 혹은 무회전, 개성 생긴 한국의 프리킥

기사입력 2015.06.17 09:32 / 기사수정 2015.06.17 09:50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방콕(태국), 김형민 기자] 6월에 열린 두 번의 A매치에서 한국은 직접 프리킥으로 2경기 2골을 넣었다. 좋은 키커들이 생겼고 누가 차든지 강력한 무기가 됐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결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위치한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미얀마를 2-0으로 제압하고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앞서 있었던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평가전까지 포함하면 2경기 연속 무실점, 2경기 5골이라는 고무적인 성과들을 남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됐다.

프리킥으로 2경기 연속 득점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미하는 바가 남다르다. 한국은 한동안 직접 프리킥 찬스를 골로 연결하는 장면을 많이 보지 못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토고를 상대로 이천수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박주영이 직접 프리킥골을 터트리는 등 프리킥 골에 대한 좋은 기억들을 갖고 있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이와 같은 장면을 보기 힘들었다.

이번 동남아 2연전을 앞두고 소집된 대표팀에서는 기대감이 생겼다. K리그 클래식에서 강력한 왼발 프리킥으로 상대 골문을 뚫는 염기훈이 가세했고 손흥민은 대표팀에서 프리킥을 맡아 온 것에 더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간혹 세트피스 키커로 나서며 킥에 대한 감각을 끌어올린 상태도 합류했다.

직접 프리킥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슈틸리케 감독도 다양한 방식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왼발의 각도에서는 염기훈이, 오른발 각도에서는 손흥민이 담당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는 원하던 득점으로 이어졌다.

UAE전에서는 왼발의 스페셜리스트, 염기훈이 폭발했다. 아크 정면에서 절묘하게 때린 왼발 프리킥이 골키퍼가 손 써볼 틈도 주지 않고 골문 왼쪽 구석을 찔렀다. 미얀마전에서는 손흥민이 무회전 프리킥을 선보였다. 후반 22분에 골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때린 무회전 킥은 미얀마 골키퍼의 키를 넘겨 골문 상단을 갈랐다.

미얀마전 손흥민의 프리킥 이면에는 염기훈의 양보도 있었다. 직접 때릴 수 있는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골을 노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던 염기훈은 자신이 때릴 수 있을 만한 좋은 지점에서 프리킥이 주어졌지만 차려는 후배 손흥민에게 양보하고 편안하게 차도록 도와줬다.

경기후 손흥민은 "(염)기훈이형에게 내가 차도 되냐고 물어봤는데 형이 양보해줬다. 그래서 훈련할 때처럼 자신있게 찼다. 실제 경기에서 무회전 프리킥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우가 더 많았지만 이번에는 성공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2경기를 통해서 슈틸리케호는 프리킥에 대한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누가 나와서 차든지 모두 무기가 된다. 또한 염기훈의 왼발과 손흥민의 오른발 모두 각자의 개성과 장점들을 갖고 있어 대표팀의 프리킥을 더욱 무시무시하게 만든다. 이제는 동아시안컵과 계속해서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가 믿을 구석이 된 프리킥의 효과를 계속 갖고 가게 될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손흥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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