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전파의 맛을 제대로 보고 있다.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스마트폰 DMB, 인터넷 등 다양한 매스미디어 장치를 통해 직관 이상의 '집관'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 보기 힘들었던 공중파 생중계까지 더해지면서 보다 축구팬들이 K리그를 접할 수 있는 통로는 넓고 많아졌다.
일부 긍정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도 전파를 타고 퍼져나간다. 전주에서는 주목해야 할 현상도 있다. 오후 4시에 벌어지는 전북과 인천 간 경기 중계로 인해 전라북도 일대는 주말 예능을 쉬게 됐다. 예능이 대세라고 불리는 현 시점에서 K리그가 예능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 편성됐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
사연은 이렇다. 본래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던 전북과 인천 간 경기가 오후 4시로 변경됐다. 4시부터 6시사이는 예능이 방영되는 황금시간대지만 생중계를 맡은 전주 MBC는 과감하게 예능이 아닌 전북의 '닥공'을 선택했다.
지난 16일 전북과 대전 간 경기 시청률이 이러한 변화를 불러왔다. 당시 2시로 예정돼 있던 대전전을 앞두고 전주 MBC는 경기시간을 앞당기기를 원했다. 최근 따뜻해진 날씨와 강해진 햇볕으로 관중들이 관중석 그늘쪽에 앉게 되면 원하는 그림이 안 나온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었다. 과감하게 이날 경기는 오후 3시에 시작됐다. 주말 예능을 방영하는 초반 시간대와 겹쳤지만 전북-대전 경기가 오히러 선방했다. 닐슨코리아가 내놓은 시청률에 따르면 전주 MBC의 전북-대전 간 경기 시청률은 9.4%로 전체 시청률에서 25%를 가져갔다.
예상보다 높은 시청률이 나오자 전주 MBC도 중계에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번 인천전은 아예 오후 4시로 옮겼다. K리그를 중계하면서 얻게 될 의미와 결과 모두 잡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전주 외에도 이번 12라운드에서는 두 경기가 공중파 채널을 통해 중계된다. 제주와 전남 간 '오렌지전쟁'을 KBS가 찾고 25일 월요일에 예정된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 간 동해안더비는 SBS가 담당한다. 적은 경기수로 TV 중계의 집약도도 높아진 이번 12라운드가 카메라 마사지를 잘 받을 수 있을 지 경기내용 못지 않게 주목된다.
전북 현대 vs 인천 유나이티드
'닥공'을 앞세운 선두 전북이 '늑대 축구'의 발톱을 드러낸 인천을 안방으로 부른다. 지난 주중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소화한 전북의 컨디션이 관건이다. 간판 투톱인 이동국과 에두가 전후반을 나눠서 뛰며 체력을 안배했지만 이동국이 다리 근육 부상의 조짐이 있어 이번 경기에 나서게 될 지 확신할 수 없다. 여러 선수들을 보유한 만큼 로테이션을 가동할 것으로 보이고 원톱과 투톱 중 어느 방향을 선택할 지와 득점 선두 레오나르도의 활약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인천은 최근 내세웠던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두지 않을 전망이다. 이천수와 김인성 등의 베스트 멤버들이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전방은 케빈과 진성욱을 두고 고민을 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반전에 승부수를 두는 인천의 스타일상 승패는 후반전에 갈릴 가능성이 있고 전북이 인천을 상대로 최근 7경기 무패를 달렸지만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전북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인천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
양팀 상대전적(홈팀 기준)
역대전적 - 전북 기준 10승 10무 11패
전북, 인천 상대 최근 7경기 연속 무패
(4승 3무 - 2013/09/11 이후)
전북, 인천 상대 최근 홈 3경기 연속 무패
(2승 1무)
2014년 상대전적
3월 15일 1-0 승
5월 10일 1-1 무
10월 18일 2-0 승
2015년 상대전적
3월 22일 0-0 무
제주 유나이티드 vs 전남 드래곤즈
제주가 안방으로 다시 돌아와 전남과 마주한다. 제주는 올 시즌 홈에서 진 적이 없다. 지난 2012년 이후로는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4승 1무를 기록하면서 제주는 어느덧 원정팀의 무덤이 됐다. 이러한 좋은 흐름을 타고 제주는 홈팬들 앞에서 분위기를 바꿔가기를 기대한다. 인천과 수원을 만났던 두 번의 원정에서 2연패한 아쉬움을 추스려야 하고 김호준, 정다훤, 송진형 등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워나갈 지가 고민이지만 제주는 전남을 상대로 최근 9경기 무패행진을 기록한 자신감으로 경기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남은 반대로 제주의 홈 강세를 넘어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 서울 원정서 당한 아쉬운 패배의 기억도 털어내야 한다. 최효진이 경고 누적으로 빠져 공수에 일부 아쉬움이 있겠지만 스테보와 안용우, 레안드리뉴에게 기대를 건다. 몸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알려진 이종호도 이번 제주전에는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선방쇼를 보여주고 있는 수문장 김병지는 개인 통산 K리그 690번째 경기를 밟는다.
양팀 상대전적(홈팀 기준)
역대 전적 - 제주 기준 31승 19무 14패
제주, 전남 상대 최근 9경기 연속 무패
(7승 2무 - 2012/07/21 이후)
제주, 전남 상대 최근 홈 5경기 연속 무패
(4승 1무 - 2012/07/21 이후)
2014년 상대전적
3월 16일 2-1 승
7월 23일 2-0 승
9월 6일 6-2 승
2015 상대전적
3월 8일 1-1 무
광주FC vs 부산 아이파크
색깔이 뚜렷한 양 팀이 격돌한다. 공격적인 성향의 광주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부산 간 맞대결이다. 광주는 여전히 김호남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파비오, 조용태 등의 발 끝이 터질 지가 이번 경기에서도 관건이다. 지난 8경기에서 1승 밖에 올리지 못하면서 초반의 돌풍이 주춤하지만 여전히 평균 점유율 54.1% 등 공격 지표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면모를 뽐내고 있어 이번 부산전을 발판으로 분위기를 바꿀 가능성도 엿보인다. 원정을 오는 부산은 단조로운 공격 루트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야 한다. 지난 인천전에서 21개의 크로스를 올리는 등의 경기 스타일에 변화가 있을 지 궁금하다. 2연패에서 탈출해야 하는 부산은 배천선과 한지호 등을 앞세워 지난 3월에 2-3으로 패했던 아쉬움을 되갚기를 벼르고 있다.
양팀 상대전적(홈팀 기준)
역대전적 - 광주 기준 2승 1무 2패
광주, 부산 상대 역대 홈 2경기 무승(1무 1패)
2015년 상대전적
3월 21일 3-2 승
울산 현대 vs 포항 스틸러스
이번 149번째 동해안더비는 주축들이 대거 빠진 채 벌어져 더욱 승부를 알 수 없게 하고 있다. 최근 3연패에 빠진 울산은 라이벌전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경고누적으로 김승규, 따르따가 나서지 못해 공백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골문을 철통 같이 지키던 김승규가 빠진 점을 울산이 어떻게 해결해 갈 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신욱과 양동현 등이 나서지만 공격진이 침체된 울산은 대신 마스다가 맹활약하고 있는 중원에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중원싸움에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이는 포항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고무열이 퇴장징계로 이번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지만 손준호와 박선주가 징계 결장에서 복귀한다. 팀 적응을 마친 티아고까지 생각하면 포항이 울산보다 조금 더 다채로운 공격력을 선보여 지난 3월에 홈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양팀 상대전적(홈팀 기준)
역대전적 - 울산 기준 46승 46무 56패
울산, 포항 상대 최근 2경기 연속 무패(1승 1무)
울산, 포항 상대 최근 홈 3경기 연속 패배
2014년 상대전적
3월 8일 1-0 승
7월 12일 0-2 패
8월 31일 1-2 패
11월 9일 2-2 무
2015년 상대전적
3월 15일 4-2 승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전북-인천, 전남 노상래 감독과 제주 조성환 감독, 동해안더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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