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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소트니코바의 앞날, '장미빛'일까 '가시밭길'일까

기사입력 2014.06.04 07:50 / 기사수정 2014.06.04 07:57

조영준 기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2014 소치올림픽 피겨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2014 소치올림픽 피겨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인사를 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가 차기 시즌에 도전한다.

소트니코바는 최근 러시아의 스포츠매체인 '스포르트박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새 시즌 준비에 들어가겠다. 새로운 프로그램은 이미 완성됐다"며 자신의 근황을 밝혔다.

논란 속에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그는 은퇴가 아닌 현역 선수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월 열린 소치올림픽 이후 소트니코바는 2014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다. 그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및 정상급 선수 상당수가 출전해 이 대회를 포기하면서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하지만 아직 18세인 소트니코바는 선수로 남겠다는 뜻을 전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현역 무대에서 은퇴했고 아사다 마오(24, 일본)는 휴식기에 들어갔다. 올림픽 시즌이 끝나면 피겨판은 세대교체에 들어간다. 다가오는 2014~2015시즌은 러시아 선수들의 강세 속에 그레이시 골드(19) 애슐리 와그너(23, 이상 미국)등이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소트니코바는 지난 3일(한국시각) 러시아 매체인 '이멘느'를 통해 "아직 우승하지 못한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고 싶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신채점제 도입 후, 소트니코바는 단 한 번의 A급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채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한 유일한 선수다. 그는 "세계선수권, 유럽 선수권, 그랑프리 시리즈 등 가능한 한 많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트니코바, 적은 내부에 있다

지난 3년전부터 피겨 여자싱글은 러시아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니어 무대를 휩쓴 선수들이 시니어 무대에 진출해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2013~2014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6명 중 4명이 러시아 선수들이었다.

이들 중 '절대강자'는 없다. 서로 스타일은 다르지만 실력이 엇비슷하고 구사하는 기술도 흡사하다. 러시아 선수들 중 에이스로 부상한 이는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 러시아)였다.

소트니코바의 초라한 우승 경험과 비교해 리프니츠카야는 유럽선수권(2014)과 2번의 그랑프리 시리즈(2014 스케이트 캐나다, 러시아 로스텔레콤컵)에서 정상에 올랐다. 또한 시니어 무대 진출한 뒤 10번의 국제대회에 출전해 9개의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획득했다.

어린 선수들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2014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엘레나 라디오노바(15, 러시아)의 성장세는 소트니코바보다 빠르다. 여기에 올해 세계선수권 4위에 오른 안나 포고릴라야(16)도 버티고 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2014 소치올림픽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율리아 리프니츠카야가 2014 소치올림픽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 Gettyimages/멀티비츠


러시아의 자국 선수들의 경쟁은 국제대회 이상으로 치열하다. 소트니코바는 "같은 국적의 동료라고 해도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 모두 경쟁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트니코바는 우선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자신이 올림픽 챔피언임을 증명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소트니코바는 유럽선수권에서 리프니츠카야에 패하며 2위에 그쳤다.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리프니츠카야(2위)와 포고릴라야(4위)에 밀리며 5위에 머물렀다. 비록 러시아선수권에서는 1위에 올랐지만 국제무대에서는 자국 동료와의 경쟁에서 패했다. 러시아의 에이스가 아니었던 그는 '올림픽 한방'으로 순식간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스스로 극복해야 '가시밭길' 벗어날 수 있다

소트니코바는 아직 18세의 어린 선수다. 그의 소치올림픽 금메달 획득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많았다. 성숙보다는 혈기가 넘쳤던 그는 이를 해명하기위해 각종 발언을 늘어놓았다.

자신감을 강하게 표명하는 행동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스스로가 '최고'가 되고 싶다면 신중해야할 필요성은 있었다. 4회전 점프에 도전하겠다는 발언과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는 '목표'임과 동시에 '짐'이 될 수 있다. 여자싱글의 전설인 카타리나 비트(독일)와 미셸 콴(미국) 그리고 김연아 등은 모두 말을 아끼며 신중하게 행동했다. 당시 토마스 진정한 1인자는 링크 안에서 직접 보여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소트니코바는 소치올림픽 금메달만으로 '최고'라고 불리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시니어 진출 이후 그랑프리는 파이널과 유럽선수권, 그리고 세계선수권의 금메달이 한 개도 없다. 유럽선수권에서 소트니코바는 당시 개인최고 점수인 202.36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이 점수는 놀랍게도 한 달 후 자국에서 열린 소치올림픽에서 무려 22.23점이나 상승한다. 짧은 기간에 이토록 점수가 높게 올라간 사례는 신채점제 도입 후 처음이다.

유럽선수권과 세계선수권 때 보여준 소트니코바의 기량은 큰 차이가 없었다. 자국민들의 열광적 환호 속에서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친 분위기만이 달랐다. 연속 점프 중 후속 점프의 회전 수 부족과 농익지 않은 표현력은 그대로였지만 소트니코바의 점수는 하늘을 찌르듯 올라갔다.

1인자는 중요한 상황에서 스스로가 최고임을 증명했다. 소트니코바가 자국의 경쟁자들은 물론 북미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그의 말대로 1인자가 될 수 있을까.

2011 강릉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소트니코바 ⓒ 엑스포츠뉴스DB
2011 강릉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관객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소트니코바 ⓒ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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