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2014년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브라질행 티켓을 확보한 32개국은 정보전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은 이미 '축구의 나라' 브라질로 향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갑오년 최고의 스포츠 빅이벤트로 꼽히는 브라질월드컵을 집중 분석했다.<편집자주>
브라질월드컵 D조는 월드컵 우승국들의 단합대회나 다름 없다. 월드컵 우승컵을 들어올린 우루과이, 이탈리아, 잉글랜드가 포함돼 있다. 이들의 우승 횟수를 합하면 무려 7번이나 된다. 최악의 조에 편성된 '깍두기' 코스타리카가 축구 전통의 강호들을 얼마나 위협할지 기대된다.
D조 4개국의 월드컵 출전사
우루과이가 세계축구의 강자로 군림하던 때는 지금으로부터 80여년 전이다. 당시 우루과이는 사상 첫 월드컵 개최국이자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후 월드컵 2회, 올림픽 금메달 2회, 코파아메리카 15회 우승 등으로 축구명가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우루과이는 1970년대부터 전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30여년 넘게 암흑기를 보냈다. 우루과이가 다시 일어선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우루과이는 월드컵예선에서 독특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이번 브라질 대회까지 4개 대회 연속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에 올랐다. 2002년에는 호주를 꺾고 진출했고, 2006년에는 호주에 패해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이번 대회에는 각각 코스타리카와 요르단을 누르고 진출했다. 한국과 유난히 악연이 깊은 팀이기도 하다. 두 번의 월드컵과 세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우루과이가 승리했다. 한국이 5회 이상 A매치를 치른 나라 중 유일하게 전패를 당한 국가가 바로 우루과이다.
코스타리카는 월드컵에서 기적같은 경험을 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북중미예선에서 탈락했지만 멕시코가 U-20 월드컵에서 부정 선수 출전에 따른 FIFA 대회 진출권을 박탈당하면서 코스타리카에게 행운이 따랐다. 천운이 따른 코스타리카는 본선 무대에서 브라질, 스코틀랜드, 스웨덴과 한 조에 속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별리그 2승 1패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전통적으로 북중미에서는 멕시코, 미국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으며, 실제 대표팀 전력도 북중미 세 번째로 꼽힌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세계 정상급 리그로 브랜드가치가 높은 프리미어리그에 비해 대표팀 경쟁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현재까지 14번 월드컵 본선에 참가했지만 4강 이상의 성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1966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와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제외하면 모두 8강 또는 16강 문턱에서 탈락했다. 브라질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적지않은 기복을 보이며 전통의 강호다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실제 잉글랜드를 우승권으로 분류하는 전문가 의견은 많지 않다.
또한 잉글랜드는 남다른 징크스를 안고 있다. 바로 승부차기 징크스다. 월드컵 무대에서 잉글랜드는 승부차기에서 3차례 고배를 마셨다. 이밖에 유로를 비롯한 기타 대회까지 포함하면 최근 20년 동안 7번의 승부차기에서 1승 6패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뛰어난 국제대회 경력을 자랑한다. 이탈리아는 월드컵에서 우승 4회, 준우승 2회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다크호스'에게 발목을 잡히는 징크스도 안고 있다. 이탈리아는 2번의 조별리그 탈락, 한 번의 16강 탈락 기록을 갖고 있는데, 상대(1966년 북한, 2002년 한국, 2010년 뉴질랜드)가 전통적인 의미에서 축구 약소국으로 꼽히던 팀들이었다. 한편 이탈리아는 축구 전술의 획기적인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1990년대 AC밀란을 지휘했던 아리고 사키 감독은, 이른바 ‘콤팩트 축구’를 선보였는데, 공수 간격 유지와 전방위 압박을 활용한 전술이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를 브라질, 독일과 함께 메이저대회 3대 거장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전술적인 측면에선 '토털사커' 네덜란드와 함께 수비적인 부문에서 일대 획을 그었던 팀으로 평가하고 있다.
D조 4개국의 이슈는?
우루과이는 이탈리아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에서 뛰는 선수가 7명이나 있다. 이와는 별개로 라치오의 신예 에밀리아노 알파로, 우디네세의 디에고 로드리게스는 이탈리아와 격돌을 기대하며 월드컵 출전을 갈망하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D조 최약체로 꼽힌다. 그러나 역대 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는 조별리그 탈락에서 매번 흥미로운 경기를 연출했던 경험이 많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과 난타전(2-5패)을 벌인 바 있는데 상대적인 전력 열세에도 맞받아치는 전략을 설정해 팬들을 흥겹게 했다. 현재 대표팀의 가장 핵심적인 선수로는 프리미어리그 풀럼에서 뛰고 있는 브라이언 루이스가 꼽힌다.
잉글랜드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월드컵 본선행을 따냈지만 유럽예선에서 만족스런 경기력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중앙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가 노쇠하는 등 핵심 선수들을 받쳐줄 유망주가 풍족한 상태는 아니다. 제라드는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추첨을 앞두고 “8강 진출이 현실적인 목표다. 최종 목표는 4강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주포 웨인 루니의 거취 문제가 끊임없이 언급되며 대표팀 안팎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현재 '판타지스타' 프란체스코 토티의 본선 참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표팀 동료였던 젠나로 가투소는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사견을 밝혔고, AS로마 시절 동료였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는 토티의 대표팀 복귀를 종용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팬들은 최근 활약이 좋은 안토니오 카사노의 복귀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은 지난 2013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이후 “브라질에서 경기를 해본 뒤 체력이 좋은 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라며 선수 선발의 중요한 키포인트를 언급했다.
Did you know?
이탈리아 대표팀 주장이자 AC밀란의 전설 파올로 말디니는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며, 희망하는 은퇴경기 상대로 한국을 꼽은 적이 있다.
▲ D조 팀들간 역대전적(앞팀 기준)
우루과이 vs 코스타리카 6승 2무
우루과이 vs 잉글랜드 4승 3무 3패
우루과이 vs 이탈리아 3승 3무 2패
코스타리카 vs 잉글랜드 전적없음
코스타리카 vs 이탈리아 1패
잉글랜드 vs 이탈리아 8승 7무 10패
[사진=잉글랜드(위)와 우루과이 ⓒ 게티이미지 코리아]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