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가 다저스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지난 4일 빅리그에 입성한 푸이그는 올 시즌 7경기에 모두 1번 타자로 나서 타율 4할 6푼 4리(28타수 13안타) 4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4개의 홈런은 각각 솔로, 투런, 스리런, 만루 홈런이다. 빅리그 데뷔 후 10경기도 치르기 전에 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데뷔 후 5경기 만에 4홈런을 터트린 선수는 푸이그 이전에 2005년 마이크 제이콥스(뉴욕 메츠)뿐이었다. 같은 기간 10타점을 올린 선수는 1951년 잭 머슨, 2010년 대니 에스피노사와 푸이그가 전부다. 7경기 만에 여느 슈퍼스타 못지않은 임팩트를 보여줬다.
10일 애틀랜타와의 홈경기에서도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푸이그는 5타수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홀로 분전했지만 팀의 1-8 완패를 막지 못했다. 그러자 매팅리 감독도 칼을 빼들었다. 그는 이날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푸이그의 4번 타자 배치를 강력히 시사(Strongly considered)했다. 푸이그는 올 시즌 득점권에서 타율 7할 5푼(4타수 3안타) 3홈런 9타점 1볼넷을 기록,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득점권 기회가 단 5차례에 불과한 점이 아쉽다. 투수가 들어서는 9번 타순에서 흐름이 끊긴 탓에 선두타자로 나서기 일쑤였다. 그의 10타점은 모두 홈런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최근 다저스는 아드리안 곤살레스가 3번 타자로 나서고 있다. 곤살레스는 올 시즌 59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7리 8홈런 43타점으로 제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 그러나 맷 켐프(51경기 타율 .251)와 핸리 라미레스(9경기 .355)가 모두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안드레 이디어(59경기 .229)의 부진도 길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곤살레스의 뒤를 받쳐줄 4번이 마땅치 않다. 10일에는 스캇 반 슬라이크가 4번으로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6개의 잔루를 남겼다. 8일과 9일에는 반 슬라이크와 이디어가 번갈아가며 4번으로 나섰지만 안타는 나오지 않았다. 최근 3경기에서 4번 타자의 안타가 단 한 개도 없다. 또한 다저스 타선은 최근 2경기 연속 1득점으로 묶였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푸이그는 쿠바 리그에서 주로 3번을 쳤다. 빅리그 입성 전 다저스 산하 더블A 샤타누가에서도 시즌 초반 3번으로 출전했다. 4번이 그리 익숙한 자리는 아니다. 푸이그는 "사실 중심타선에 나서는 게 그리 좋지는 않다"면서도 "매팅리 감독이 원한다면 따를 것이다"고 말했다.
올 시즌 다저스는 곤살레스(25경기)와 켐프(17경기)를 포함해 총 6명의 타자가 4번으로 나섰는데, 성적은 타율 2할 8푼 6리 4홈런 34타점이다. 4개의 홈런도 곤살레스와 켐프가 2개씩 기록했다. 8번을 제외한 나머지 타순에서는 4개 이상의 홈런이 나왔다. 또한 푸이그 혼자 7경기에서 터트린 홈런도 4개다. 그만큼 다저스의 4번 고민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다저스는 하루빨리 반전 카드를 찾아야 한다. 11일 현재 팀 성적은 27승 35패(승률 .435)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지구 선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35승 28패)와는 7.5경기 차. 아직 올 시즌은 99경기나 남아 있지만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빠져 있다. 부상자명단(DL)에서 복귀한 라미레스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고, 켐프의 복귀는 예정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그러다 보니 좀처럼 반등이 쉽지 않다. 빅리그에 올라오기 무섭게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푸이그에게 희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푸이그가 4번 고민을 떠안은 다저스의 해결사로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야시엘 푸이그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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