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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구단탐방⑤]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목표는 우승이다

기사입력 2013.05.21 12:03

홍성욱 기자


[엑스포츠뉴스=용인, 홍성욱 기자]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이 모두 휴가를 마치고 훈련을 시작했다. 감독이 바뀐 팀도 있고, 코치가 보강된 팀도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도 문이 닫히면서 선수 이동을 마무리했다. 이제 남은 것은 연봉계약과 시즌 준비뿐이다. 엑스포츠뉴스에서는 휴가를 마치고 훈련을 시작한 6개 구단을 찾아 감독과 키플레이어를 만나봤다. 다음 시즌을 향한 출발점을 점검하는 뜻에서 연재를 기획했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① 청주 KB스타즈 서동철 감독, 변연하 선수
② 부천 하나외환 조동기 감독, 김정은 선수
③ 구리 KDB생명 안세환 감독, 신정자 선수
④ 안산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김단비 선수
⑤ 용인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 이미선 선수
⑥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임영희 선수

용인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은 2012~13 시즌을 앞두고 이미선, 김한별, 박정은, 김계령, 앰버 해리스로 베스트5를 구상했다. 심사숙고해 뽑은 용병이 3라운드에 합류하면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밑그림을 그렸다.

그러나 이 계획은 초장부터 ‘희망사항’일뿐, 현실과는 동떨어진 그림이 됐다. 김계령과 김한별은 재활이 길어졌고, 이미선까지 왼쪽 발목 수술에 따른 재활로 시즌 초반에 합류하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초반 7경기에서 1승6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생각지도 못한 초반 꼴찌는 선수단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절치부심(切齒腐心)한 삼성생명은 이후 9경기에서 7승2패라는 무서운 페이스로 5할 승률을 맞췄다. 이미선의 빠른 복귀와 용병 앰버 해리스의 저돌적인 플레이 덕이었다. 3위 자리에 오른 삼성생명은 4연패로 한 차례 주춤했지만 다시 팀을 재정비하며 3연승 두 차례를 만들어냈다. 이호근 감독의 선택과 집중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시즌 성적 16승19패로 3위에 오른 삼성생명은 정선화가 부상으로 빠진 KB스타즈와의 준플레이오프를 2연승으로 무난하게 통과했고, 무적함대 신한은행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처절한 난타전 끝에 2승1패로 승리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고갈된 체력으로 5전3선승제의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는 건 애초부터 무리였다. 삼성생명은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3연패로 무너졌다. 거기까지였다. 그래도 삼성생명이 보여준 투혼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다가올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돌입한 삼성생명은 변화가 눈에 띈다. 주포 박정은이 은퇴와 함께 코치로 변신했고, 수비 공헌도가 높았던 FA 이유진도 하나외환으로 이적했다. 용병 활약도 지난해 앰버 해리스를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희망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는 용인 훈련장에서 이호근 감독을 만났다.

▲ 고아라를 눈여겨본다
이호근 감독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는 고아라다. 삼성으로 이적해 1년간 뛰면서 팀 문화와 스타일에 서서히 녹아들기 시작한 고아라는 지난 시즌 초반에 보여줬던 활약상을 막판까지 이어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희망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고아라를 철석같이 믿고 있는 이 감독은 다음 시즌은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아라가 이적 후 마음고생이 심했고, 새로운 팀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지금은 멘탈이 상당히 강해졌고,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

이 감독은 고아라와 더불어 박다정과 양지영도 올라와주길 기대했다. 둘은 기존에 활약하던 박태은 홍보람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선수들이다.

▲ 용병 2명은 정통센터로 결정
이호근 감독은 지난 시즌 앰버 해리스를 지명해 히트를 쳤다. 다음 시즌에는 용병 2명을 보유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이 감독은 센터 2명을 보강해 5번 자리의 고민을 털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선수 구성상 빅맨이 없다. 큰 선수 둘이 필요하다. 앰버 해리스를 지명할 수 있는 상황이면 무조건 할 것이다. 앰버는 삼성생명에 어울리는 선수다. 커크 콜리어코치가 전담하면서 농구가 많이 늘었다. 본인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앰버가 삼성에 다시 온다는 보장은 없다. 이호근 감독은 다른 팀 감독들처럼 6월 중순께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을 세워뒀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경기를 관전하면서 선수들을 세심하게 체크할 생각이다. 빅맨으로 타겟이 정리된 만큼 삼성생명에 적합한 선수들을 추려내 선수선발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 다음 시즌 성패는 재활조에 물어봐
삼성생명은 휴가를 마치고 다시 훈련을 시작했지만 주축 선수들이 보이지 않았다. 이미선과 김계령은 따로 재활훈련을 받고 있었고, 김한별은 아예 미국에 재활캠프를 차렸다. 이미선은 시즌 개막에 맞춰 재활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표팀 차출이 변수다. 지난 시즌 직전의 상황과 흡사하다.

김계령은 훈련을 다시 시작했지만 고질적인 무릎이 벌써부터 부어올라 이호근 감독을 긴장시키고 있다. 기량은 만개한지 오래지만 부상이 김계령의 발목을 붙든 채 놔주지 않고 있다. 결국 김계령의 활용은 출전시간 조절과 운영의 묘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김한별도 마찬가지다. 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고, 코트에만 나서면 전사로 돌변하지만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들다 보니 부상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기존의 부상부위도 엎친 데 덮칠까 걱정스럽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아픔을 참아내며 승리에 기여한 김한별을 향해 이호근 감독이 ‘고맙다’며 눈물을 흘린 것은 그의 헌신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삼성의 고민은 주축인 이 세 선수가 얼마나 많이 코트에 나설 수 있느냐에 달렸다. 착실한 재활과 더불어 행운까지 따라줘야 가능한 시나리오다.

▲ 저력은 결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삼성생명은 끈끈한 팀이다. 지난 시즌은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힘겨운 싸움을 했지만 벤치 멤버들의 출전기회가 늘어나면서 보이지 않는 소득도 있었다. 경산에서 열린 컵대회 우승도 간과해선 안될 체크포인트다.

이 감독에게 다음 시즌을 목표를 물었더니 대뜸 “우승이다. 멤버가 좋건 나쁘건 이유 불문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2강(KDB, 신한) 3중(우리, KB, 하나외환) 1약(삼성) 구도라는 말이 있다고 언급하자 이 감독은 “나도 들었다. 국내 선수 구성상 KDB생명과 신한은행을 2강으로 분류하는 건 동의하지만 우리 팀은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라며 힘줘 말했다.

삼성생명 선수단은 4주째 훈련에 임하고 있다. 지금은 잔근육을 다듬는 시기다. 6주차까지는 이런 페이스다. 6월에는 체력훈련을 시작한다. 후보지 4곳을 놓고 적합성을 따지고 있다. 몸이 만들어진 7월부터는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체계적이고, 치밀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삼성생명이다. 이겨야 하는 경기는 절대 놓치지 않는 삼성생명의 초반 행보는 유쾌했고, 단단해 보였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이호근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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