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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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26억 재계약' 이범호 감독 "계속 우승할 수 있는 팀 만들어야" [인터뷰]

기사입력 2024.11.03 22:38 / 기사수정 2024.11.03 22:47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를 정상으로 이끈 이범호 감독이 '현역 감독 최고 대우 재계약'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그만큼 부담감도, 책임감도 커졌다.

KIA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서 "이범호 감독과 3년간 총액 26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KIA와 이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9억원(연봉 3억원, 계약금 3억원)에 도장을 찍었는데, 이 계약은 상호 합의 하에 파기됐다. 그러면서 양 측은 이번 계약으로 2025~2027년 3년 계약을 새롭게 채결했다.

이 감독은 이날 오후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짐이 무거워진 것 같다.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셨고, 또 그에 걸맞은 성적을 올려야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며 "오늘 홈구장(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 나와 계약을 진행했다"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계약 당시) 심재학 단장님께서 올 시즌 우승에 대해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셨고, 나도 (구단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계약 이후에는 앞으로 어떻게 팀을 이끌어갈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어떤 계약이든 구단에서 많이 노력하신 게 보이기 때문에 감사드리고, 최선을 다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역 감독 중 최고 대우를 받게 된 이범호 감독이다. 이번 계약 내용을 들여다보면, 옵션을 포함한 총액(26억원)이 이강철 KT 위즈 감독,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상 3년 24억)보다 많다. 그만큼 KIA가 이범호 감독과의 재계약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범호 감독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또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 구단에서 이렇게 빨리 (계약을) 해주실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 마무리캠프를 어떻게 진행할지 일정을 계획하고 있던 중 단장님께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게 계약했다"며 "선수들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금부터 나의 2025시즌은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KIA가 계속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KIA에서 선수로 활약하다가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다. 2021년부터 KIA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2021년 퓨처스팀(2군) 감독, 2022~2023년 1군 타격코치로 후배들을 지도했다. 타격코치로 2024시즌을 준비하던 이 감독은 올해 선수들이 1차 스프링캠프를 소화하고 있던 2월 13일 타이거즈 제11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 감독은 "그때는 내가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을지, 또 어떻게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계약했던 것이고, 지금은 어떻게 (챔피언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상반된 부분은 있을 것"이라면서도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셨기 때문에 성적을 내고자 하는 목표는 같다"고 2024년을 돌아봤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게 된 만큼 이범호 감독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클 법도 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선수들, 코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매 경기, 한 시즌을 풀어나갔고, 크고 작은 위기에도 쓰러지지 않으면서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한 시즌을 마무리했다. 임기 내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약속을 지키면서 선수 시절이었던 2017년 이후 7년 만에 타이거즈에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날 KIA 선수들도 이범호 감독의 재계약 소식을 접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참가를 위해 대표팀에서 훈련 중인 투수 곽도규는 취재진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 (최)지민이 형한테 자랑했다. 좋은 감독님과 함께한다는 건 내 야구 인생이 핀 것이기도 하다. 또 우리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지 않을까 싶어 행복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어 "감독님께서 정말 개개인의 자유에 맡기시니까 서서히 몸 상태를 최선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선수 개인이 찾아가게 되고, 그런 게 하나씩 단단해지면서 좋은 팀이 된다. 감독님께서 그런 부분을 잘 만들어 주셔서 정말 좋게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우승의 기쁨을 뒤로하고 새 시즌 구상에 힘을 쏟고 있는 사령탑이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주문하고 싶은 점은 무엇일까. 이범호 감독은 "올 시즌은 우리에게 매우 큰 영광이었다. 지금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자신만의 루틴으로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 본인들도 쉬는 기간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감독은 "내가 있든 없든 코치님들께서 최선을 다해주시는 걸 알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내가 캠프에 계속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손승락 수석코치와 새롭게 합류한 김주찬 벤치코치와 서로 이야기하면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했으면 좋겠다. 다른 코치님들도 쉬시면서 많은 구상과 준비를 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내부 FA(자유계약) 임기영, 장현식, 서건창과의 재계약 여부, 외국인 선수 구성 등 비시즌 과제에 대해서는 "단장님께 모든 부분을 맡겨놓으려고 한다. 우리 팀을 가장 잘 아시고, 또 어떤 게 부족한지 알고 계신다"며 "단장님을 비롯해 프런트가 최선을 다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현장에서 해야 할 일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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