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애런 저지가 LA 다저스와 격돌 중인 2024 월드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 1볼넷, 타율 0.083으로 부진에 빠졌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생애 첫 월드시리즈가 악몽이 되고 있다.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에 이어 월드시리즈에서도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양키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 브롱크스의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 4승제·다저스 2승) 3차전에서 2-4로 졌다.
양키스는 지난 26일 1차전 3-6, 2차전 2-4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3경기 연속 패배의 쓴맛을 봤다. 오는 30일 4차전까지 패할 경우 안방에서 다저스에게 우승 트포리를 내주는 수모를 당하게 될 위기에 몰렸다.
양키스는 이날 선발투수 클락 슈미트가 2⅔이닝 2피안타 4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어렵게 게임을 풀어갔다. 불펜진이 나머지 6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지만 양키스 타선의 침묵에 발목을 잡혔다.
양키스 타선은 4차전에서 9회말 2사 후 터진 알렉스 버두고의 2점 홈런을 제외하면 다저스 마운드를 상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저지도 3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저지는 양키스가 0-2로 뒤진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1사 1루에서 다저스 선발투수 워커 뷸러에게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을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애런 저지가 LA 다저스와 격돌 중인 2024 월드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 1볼넷, 타율 0.083으로 부진에 빠졌다. 사진 연합뉴스
저지는 양키스가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반격을 이끌지 못했다. 뮬러의 초구를 받아쳤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쓸쓸하게 더그아웃으로 발길을 돌렸다.
양키스는 4회말 1사 후 스탠튼이 2루타로 출루한 뒤 2사 후 볼피가 안타를 쳤지만 2루 주자 스탠튼이 홈에서 잡혔다. 다저스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정확한 홈 송구에 아웃되며 점수를 얻지 못했다.
저지는 점수 차가 0-4로 벌어진 6회말 1사 1루에서 투수 앞 땅볼을 쳤다. 후속타자 스탠튼이 안타를 치면서 저지가 최소 진루타도 만들어내지 못한 부분이 양키스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저지는 8회말 네 번째 타석에서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볼넷을 골라냈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양키스의 패배 속에 고개를 숙였다.
저지는 월드시리즈 시작 이후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 1볼넷, 타율 0.083으로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좀처럼 타격감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지의 슬럼프가 일시적인 건 아니다.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5전 3승제)에서 4경기 13타수 2안타, 타율 0.154에 그쳤던 게 시작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애런 저지가 LA 다저스와 격돌 중인 2024 월드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 1볼넷, 타율 0.083으로 부진에 빠졌다. 사진 연합뉴스
저지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붙은 ALCS(7전 4승제)에서도 5경기 18타수 3안타 2홈런 6타점, 타율 0.167의 성적을 기록했다. 홈런 2개가 있었지만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저지의 2024년 포스트시즌 전체 성적은 12경기 타율 0.140(43타수 13안타) 2홈런 6타점 OPS 0.580으로 이름값에 걸맞지 않다. ALCS까지 스탠튼 등 동료 타자들의 분발로 저지의 부진이 상쇄됐지만 월드시리즈에서는 양키스 타선 전체의 화력이 크게 떨어졌다.
저지는 2020년대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슬러거다. 2022 시즌 62홈런을 쏘아 올리며 양키스 레전드 로저 매리스가 1961년 기록한 61홈런을 뛰어넘었다. 아메리칸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61년 만에 갈아치웠다.
저지는 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158경기에 출전, 타율 0.322(559타수 180안타) 58홈런 140타점 10도루 OPS 1.159의 성적을 찍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2022 시즌 62홈런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OPS는 0.048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빅리그 전체 홈런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 애런 저지가 LA 다저스와 격돌 중인 2024 월드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12타수 1안타 1볼넷, 타율 0.083으로 부진에 빠졌다. 사진 연합뉴스
배리 본즈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73홈런, 1999년 마크 맥과이어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70홈런, 새미 소사도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고 3차례나 시즌 60홈런 고지를 밟았지만 세 사람 모두 은퇴 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밝혀지면서 추락했다. 사이 좋게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입성에 실패했다.
저지는 '스테로이드 시대'를 지나 도핑 규정과 검사가 강화된 라이브볼 시대에 '청정 홈런왕'이라는 멋진 칭호를 얻었다. 2022 시즌을 마친 뒤 양키스와 계약기간 9년, 총액 3억 6천만 달러(약 4750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지는 월드시리즈에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자칫하면 라이벌 오타니(LA 다저스)가 뉴욕에서 트로피에 입맞춤하는 모습을 바라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AP/AFP/UPI/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