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경기,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이 입장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가 첫 실점 이후 서스펜디드 경기 선언으로 한숨을 돌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오후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6회초 삼성 라이온즈의 공격 중 우천으로 인해 더 이상 경기를 재개할 수 없다고 판단해 서스펜디드 경기를 선언했다고 알렸다. KBO 포스트시즌 역사상 첫 서스펜디드 경기다.
KIA 타선이 5회말까지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1점도 뽑지 못하면서 고전한 가운데, 원태인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제임스 네일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경기, 이날 선발투수로 예고된 KIA 네일이 김도영과 장난을 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정규시즌 1위 팀 KIA는 3주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으며, 9일(상무전)과 14일(롯데 자이언츠전) 연습경기를 통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11번의 한국시리즈에서 모두 우승했던 만큼 1차전부터 좋은 기억을 되살리고자 했다.
하지만 KIA의 뜻대로 경기가 흘러가지 않았다. KIA는 5회까지 삼성과 0의 균형을 이어가면서 다소 고전했고, 네일이 6회초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선제 솔로포를 허용했다. KIA 벤치는 후속타자 르윈 디아즈의 볼넷 이후 장현식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장현식이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 내내 내리던 비가 점점 거세졌고, 무사 1·2루 김영웅의 타석에서 심판진이 경기를 중단했다. 경기 중단 이후 40분 넘는 시간이 흘렀고, 오후 10시 9분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2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경기, 이날 경기는 서스팬디드로 선언됐다.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는 오는 22일 16시에 진행된다. 광주, 김한준 기자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된 이후 취재진을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전에 차분하게 하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1차전이다 보니까 긴장한 모습을 보인 것 같다. 흥분한 상태인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내일(22일) 경기가 진행되면 경기 감각이나 이런 게 생겼을 것이고, 우리가 좀 모자랐던 부분을 잘 준비하면 내일은 더 좋은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어 "(원태인이) 올 시즌 다승왕이기 때문에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위가 좋아보였고, 원태인이 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행인 건 내일 경기에선 원태인이 안 나오고 불펜투수들이 나오고, 우리 타자들이 삼성의 불펜투수들을 상대로 잘 쳤기 때문에 기대하면서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개시 전부터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경기 개시 시각이 예정보다 약 한 시간 미뤄지기도 했다. 그만큼 선수들 입장에서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22일에도 비 예보가 있어 경기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사령탑의 생각은 어떨까. 이 감독은 "그건 우리가 할 부분이 아니라 KBO와 심판진에서 할 일이라서 경기가 개시된 것에 대해서는 KBO, 심판진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중간에 끊긴 게 (우리 팀에) 더 좋은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며 "한국시리즈 1경기를 경험하게 된 것이니까 (서스펜디드 경기가) 오후 4시에 시작하는 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21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경기, 4회초 수비를 마친 KIA 선발투수 네일이 포효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선발투수 네일의 투구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은 "너무 잘 던졌다고 생각한다. 60구 이후에도 구위적으로는 좋았다고 생각한다. 네일을 6회까지 1이닝만 더 던지게 하려고 했다. 위기가 생기면 바꾸려고 했다"며 "(김헌곤에게) 홈런을 맞은 것에 대해서는 타자가 잘 친 거라서 개의치 않으려고 했다. 컨디션, 구위 등 모든 면에서 제 컨디션을 찾은 만큼 앞으로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야기했다.
1차전 재개 이후 누구가 올라올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김영웅 선수와 붙어서 가장 좋은 선수를 올릴지, 아니면 번트를 생각해서 번트 수비를 가장 잘하는 선수를 올릴지 (코치들과)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김영웅 선수가 1볼이 된 상황에서 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번트나 이런 게 안 된다고 생각하면 공격적으로 나갈 것 같아서 왼손 투수를 올릴지, 오른손 투수를 올릴지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스펜디드 경기가 성립된 두 팀의 1차전은 22일 오후 4시에 재개된다. 경기가 9회 종료 시 동점인 경우에는, 연장전이 실시된다. 2차전은 1차전 경기가 종료된 1시간 이후에 시작된다. 단, 1차전이 오후 5시 30분 이전에 종료될 경우, 2차전은 예정대로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된다.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