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불법촬영 혐의를 돌연 인정한 황의조가 선고기일인 12월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지 궁금하게 됐다.
성관계 불법촬영 유죄라는 뜻인데 당장 튀르키예 소속팀에서 뛰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얘기가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황의조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고, 황의조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에 같은 취지의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조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곧바로 결심 절차가 진행됐다. 검찰은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또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의조는 "내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 나를 아껴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실망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다. 이번에 한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황의조의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18일로 잡혔다. 형이 확정되면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선고공판 기일이 남은 만큼 소속팀 알라니아스포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형식적으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당장 피해자 측이 강력반발하고 있고, 피의자 스스로 유죄를 시인했는데 대중 앞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피해자 측 이은의 변호사는 "왜 이 사건의 선고가 12월 18일까지 밀려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선고가 왜 수요일이어야 하는지는 더 잘 모르겠다. 해외에서 오는 건 피고인 사정인데 그런 것들까지 우리가 다 배려해야 하나"라며 황의조가 직접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왜 선고기일을 12월로 미뤘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영국에서 여자친구 성폭행 및 폭행 혐의를 받았던 메이슨 그린우드의 사례와 비교하면 황의조는 굉장히 엄중한 상황이다. 그린우드는 혐의만으로도 당시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린우드는 지난 2022년 초 여자친구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고 폭언과 폭행을 가했다는 혐의 자체만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판결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맨유는 선수단에서 그린우드를 공식 제외했다. 잉글랜드 대표팀은 공식적으로 그린우드에게 징계를 내리진 않았으나 사건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표팀에 부르지 않고 있다.
약 1년 반 가까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그린우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잉글랜드와 맨유에서는 더 이상 기회를 받을 수 없었다.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난 시즌에는 스페인 라리가로 임대를 떠났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올랭피크 마르세유로 완전 이적해 프랑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황의조는 그린우드와 타원이 다르다.
15일까진 그린우드처럼 혐의만 존재했으나 이날 직접 죄를 인정했기 때문이다. 황의조가 죄를 부인했다면 재판이 더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튀르키예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유죄를 인정한 선수를 선고기일까지 뛰도록 내버려 두는 게 과연 맞느냐는 지적이다.
물론 축구대표팀에서는 완전히 자리를 잃었다. 지난 11월부터 대표팀에 뽑히지 않고 있다. 당시 이윤남 대한축구협회 윤리위원장은 "국가대표 선수가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아직 튀르키예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튀르키예 매체 리데르가제테는 이날 "황의조가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A매치 기간 동안 치료를 마쳤고, 주말 카심파샤와의 홈 경기를 위해 훈련을 시작했다. 올 시즌 알라냐스포르에서 3경기에 출전한 황의조는 2-0으로 승리한 아다나 데미르스포르와의 경기에서 팀의 2골을 터뜨린 주역이다"면서 황의조가 정상적으로 리그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라고만 전했다.
하지만 영국 공영방송 BBC에선 이미 보도가 나갔다. BBC는 16일 "한국 축구 선수 황의조가 파트너와 성관계 맺은 동영상 찍은 것을 오늘 법정에서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