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 월드클래스 논쟁이 다시 불타올랐다. 스코틀랜드 레전드 앨리 맥코이스트가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영국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맥코이스트는 8일(한국시간) "손흥민은 정점에 있지도, 월드클래스도 아니다. 미키 판더펜은 확실히 월드클래스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토트넘에서는 판더펜이 월드클래스 수준이 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라고 주장했다.
맥코이스트의 발언에 대해 영국 TBR풋볼은 "맥코이스트는 손흥민이 월드클래스인가라는 질문에 솔직히 답했다. 그는 손흥민이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인정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7경기에 출전해 단 2골만 넣었다. 평소 보여주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손흥민이 이번 시즌 부진한 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맥코이스트는 스코틀랜드 축구의 전설이다. 1970~1980년대에 걸쳐 선수로 활약한 그는 세인트 존스톤, 선덜랜드(잉글랜드)를 거쳐 레인저스에서 15년간 활약했다. 2001년 킬마녹에서 은퇴한 뒤, 그는 지도자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스코틀랜드 대표팀 수석코치를 거쳤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레인저스 수석코치, 2011년부터 2014년엔 레인저스 감독으로 활동했다.
스코틀랜드 국가대표로 61경기 19골을 넣었고, 유로 1992, 유로 1996등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에 참가해 8강, 16강에 올랐다. 스코틀랜드가 축구 변방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인정 받을 만한 커리어다.
스코틀랜드 내에서는 명문 레인저스에서 뛰며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고, 리그 득점왕을 3번이나 차지했다. 대한민국 내 손흥민 급 위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맥코이스트는 월드클래스에 대해 깐깐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맥코이스트는 손흥민 뿐만 아니라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콜 팔머(첼시) 등 현재 스타플레이어도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말했다.
맥코이스트는 손흥민에 대해서는 "최근의 모습은 월드클래스라고 보기 어렵다. 커리어에서 정점을 찍었던 구간이 있긴 했다. 어려운 문제지만 난 그가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맥코이스트가 월드클래스로 분류한 선수들을 보면 이러한 평가가 납득이 간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월드클래스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프란츠 베켄바워, 요한 크루이프 같은 선수"라며 "이 기준에 속하는 선수는 매우 드물다. 만약 부카요 사카(아스널)을 월드클래스라고 부를 거라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는 뭐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말했다.
메시와 호날두는 물론 베켄바워, 크루이프는 역대 최고의 축구선수를 논할 때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들이다. 맥코이스트가 손흥민을 월드클래스로 보지 않는 이유다.
최근 리버풀 레전드 그레이엄 수네스도 이와 비슷한 발언을 꺼낸 적이 있다.
수네스는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데이비드 베컴도 월드클래스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지금 맨유, 아스널, 토트넘에는 월드클래스로 볼 만한 선수가 아무도 없다. 월드클래스라는 용어가 너무 자주 사용되고 있다. 해설가들이 너무 많이 사용하는데 내게 있어 월드클래스는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느 팀에도 들어갈 수 있는 선수다. 그런 선수는 매우 드물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손흥민은 월드클래스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수네스의 말대로 어떤 팀에서든 뛸 수 있고, 어떤 팀에서든 부를 수 있는 선수를 월드클래스로 봤을 때 손흥민은 포함되지 않았다. 맥코이스트는 아예 축구 역사상 최고 수준까지 오른 선수들을 월드클래스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월드클래스의 기준은 높아야 한다는 의미다.
토트넘에서 우승컵 없이 리그 득점왕 1회 차지한 손흥민에게 계속해서 월드클래스 논쟁이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득점왕 1회가 대단한 업적인 건 부정할 수 없으나 득점왕 만으로 월드클래스 반열에 들어간다면 수많은 선수를 월드클래스로 봐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빡빡한 기준으로 볼 수 있지만 손흥민도 스스로 "논쟁의 여지가 있으면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만큼 월드클래스로 평가 받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