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 달 전 그 공격수가 맞나 싶다.
토트넘이 손흥민에 의존하던 측면 공격을 분산해 줄 귀중한 자원을 발굴했다. 지난해 여름 같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이적료 800억원 주고 데려온 웨일스 국가대표 브레넌 존슨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시즌 내내 경기력으로 도마 위에 오르더니 이번 시즌 초반에서 부진해 토트넘 팬들의 야유를 받던 존슨이 지난 한 달간 눈부시게 활약한 것이다.
존슨은 이번 시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에 따라 4-3-3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날개를 맡았다. 라이트윙은 원래 스웨덴 국가대표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몫이었으나 그가 제로톱 시스템에서의 스트라이커 혹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더 적합한 활약을 펼치면서 존슨이 오른쪽 날개 주전이 됐다. 반대편 왼쪽 날개 손흥민과의 위치 변경도 원활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존슨의 초반 4경기는 최악이었다. 오른쪽 터치라인에서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들지 못하다보니 토트넘 공격이 손흥민에게만 의존하는 반쪽 자리롤 전락했다. 팬들은 개막전 레스터 시티전부터 존슨을 가리켜 "누가 데려왔는지 추천한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혹독하게 쏟아붙였다.
비난이 얼마나 심했던지 존슨은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0-1 패배 뒤 자신의 SNS를 닫을 정도였다. 수많은 토트넘 팬들이 댓글로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그런데 이 시점부터 그의 경기력이 180도 달라졌다.
지난달 20일 2부 코번트리 시티와의 리그컵에서 토트넘이 후반 0-1로 끌려가자 손흥민과 후반 교체로 들어가 올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트린 존슨은 이후 벌어진 5경기에서 모두 골 맛을 보며 공식전 6경기 연속골 주인공이 됐다.
터치라인을 타고 흐르던 그의 움직임이 어느새 페널티지역으로 향했다. 양발을 모두 쓰는 능력도 좋아 페널티지역에서 왼발이든 오른발이든 간결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를 토대로 6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진 토트넘의 공격 새 엔진이 된 것이다.
존슨을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 막판 영입하기 위해 강력하게 밀어붙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안목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토트넘 팬들은 같은 웨일스 출신인 레전드 개러스 베일을 떠올리며 새로운 베일이 왔다고 극찬하는 중이다. '포스트 손흥민' 가능성도 선보이고 있다. 손흥민 떠난 뒤 토트넘 측면 공격 지휘할 중심축으로 거듭났다.
기량이 하루 아침에 살아났다기보다는 정신적인 준비가 잘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웨일스 출신 스트라이커였던 롭 언쇼는 "존슨이 SNS 계정을 닫은 후 인상적인 득점 행진을 시작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모든 사람들에게는 다를 거라고 생각하지만 존슨에게는 SNS를 닫은 게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확실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존슨이 SNS를 비활성화한 이유는 모든 부정적인 생각이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경기에서도 생각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존슨은 경기가 끝날 때 결과를 낸다. 높은 수준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 토트넘과 웨일스 대표팀을 위해 그렇게 됐으면 한다"며 존슨이 스타가 될 자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슨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에 따라 손흥민이 부상 복귀할 경우 둘이 펼치는 측면 쌍포 화력이 토트넘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릴지 주목받게 됐다.
SNS까지 닫으며 의기소침했던 존슨의 대반전에 토트넘은 물론 축구종가가 시선을 모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