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멘탈적으로도 메이저리그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겠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아쉬움 가득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마친 뒤 더 강한 선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기량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성장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돌아봤다.
이정후는 1일 KE024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는 자리에서 "수술 전까지 힘들었지만 이 시간 또한 지나간다는 걸 느꼈다"며 "한국에 돌아온 느낌은 설렘보다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친정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2023 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했다. 적지 않은 빅리그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500만 달러(약 1628억 7500만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타자였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2022 시즌 종료 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조건이었던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를 제쳤다. 역대 아시아 타자 포스팅 최고액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였던 2024 시즌을 37경기 타율 0.262(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1로 마감했다. 지난 5월 13일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1회초 외야 수비 중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장타성 타구를 잡으려는 과정에서 펜스에 강하게 충돌한 게 문제가 됐다.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랐지만 이정후는 정밀 검진에서 왼쪽 어깨에 구조적인 손상이 발견됐다. 여러 의료진에 재검진을 받았지만 부상 정도는 심각했다. 결국 지난 5월 18일 수술이 결정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세계적인 스포츠 분야 수술 전문 의사 닐 엘라트라체 박사의 집도로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미국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전 세계 스포츠 스타들의 수술을 집도한 스포츠 의학의 권위자다. 현재 빅리그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도 지난해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수술을 받았다.
이정후는 다행히 재활을 순조롭게 마쳤다. 올해 만 26세의 젊은 나이와 타격, 송구, 주루에 큰 영향이 없는 왼쪽 어깨 수술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2025 시즌 성공적인 복귀가 기대된다. 이정후는 우투좌타로 타격 시 왼쪽 어깨보다 오른쪽 어깨를 활용한다.
이정후는 "일단 현재 재활은 다 끝난 상태다. 몸(왼쪽 어깨)이 80~90%까지 회복됐다고 생각한다"며 "구단에서 비시즌 (재활) 스케줄을 줬다. 잘 소화하면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돌아보며 실력과 함께 강한 멘탈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밝혔다. 올해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얻은 것이 전혀 없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정후는 "멘탈적으로 야구를 대하고 게임을 준비하는 부분이 성숙해지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다쳐서) 빠지지 않고 1년 동안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고 돌아봤다.
또 "수술 전에는 힘들었지만 힘든 시간도 결국 지나간다는 걸 느꼈다. 팀에서 함께 재활하는 선수들과 열심히 했다"며 "앞으로 야구할 날이 많다.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10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정후는 다만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KBO리그 시절을 포함해 프로 커리어에서 가장 적은 37경기 출전에 그친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 듯했다.
이정후는 "사실 올해는 경기를 너무 많이 뛰지 못했다. 얻은 게 있다고 얘기하기는 그렇다"며 "2024 시즌 게임을 뛰었던 게 잘 기억나지 않는다. 재활했던 시간이 더 길었다.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