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김도영과 나란히' 윤도현 "유격수가 가장 편하다네요"…'타이거즈 차세대 키스톤 콤비' 시험 받나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내야수 윤도현이 '친구' 김도영과 함께 나란히 왼쪽 내야에 섰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 휴식 일에 맞춰 유격수 수비 테스트를 받은 까닭이었다. KIA 이범호 감독은 윤도현이 어느 내야 포지션에 최적화된 선수인지 계속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0-8로 대패했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한 KIA는 이날도 실험적인 선발 라인업을 가동했다. 

KIA는 이날 김도영(지명타자)-최원준(중견수)-윤도현(유격수)-이우성(1루수)-한준수(포수)-오선우(우익수)-최정용(2루수)-김규성(3루수)-박정우(좌익수)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한화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를 상대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유격수 윤도현이었다. 윤도현은 지난 21일 1군 콜업 뒤 주로 2루수 수비를 소화했다. 유격수 선발 출전은 처음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유격수 출신인 윤도현이 1군 무대에서도 편안한 유격수 수비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했다. 

이 감독은 27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윤도현 선수에게 한 번 유격수 자리에 가보라고 했다. 본인은 유격수가 가장 편하다고 하더라. 예전부터 유격수를 주로 맡았으니까 거기에 애착도 있을 거다. 우리 벤치에서도 어디가 가장 좋은 수비 포지션인지 판단해야 한다"라며 "방망이 능력은 확실히 있는 선수라 계속 타석에 나가면 좋아질 수 있다. 다만 수비는 확실하게 본 게 많이 없어서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앞으로 오랜 기간 선수 생활 하면서 뛸 자리를 정해야 하니까 어디에서 최적화될 수 있을지 정해줘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윤도현의 내야 포지션을 두고 멀티 플레이어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향은 지양하겠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내야 포지션 한 군데를 정하는 게 낫다는 시선이었다. 

이 감독은 "유격수로서 자질은 있다고 본다. 다만, 학생 때 했던 곳이라고 모두 다 맞는 방향도 아니다. 우리 팀 향후 내야 조합도 고려해야 하니까 어떤 방향이 더 좋을까 계속 고민하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유격수로 갔다가 3루수로 갔다가 2루수로 갔다가 이렇게 왔다갔다 하다가 계속 틀어지는 것보다는 한군데 포지션을 고정해서 그 자리를 완벽하게 익히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물론 현재 KIA 내야진에서 주전 자리가 명확하지 않은 곳은 1루수 자리 한 곳뿐이다.

이 감독은 윤도현을 1루수로 활용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바라봤다. 

이 감독은 "1루수 자리에 유격수·2루수로 뛸 수 있는 윤도현 선수를 쓰기는 아깝다. 다른 내야 포지션 수비가 어려운 선수들을 1루수로 보내는 건 몰라도 키스톤 콤비 한 축을 맡을 능력이 되는 선수를 그렇게 쓰는 건 팀과 개인에 모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유격수나 2루수 자원을 뽑기 위해서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몇 년을 건너 뛰어야 하고 트레이드에 지명권까지 팔아야 한다. 윤도현 같은 좋은 선수가 자기 자리에 잘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의 기대대로 윤도현은 27일 경기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유격수 수비에 임하면서 벤치의 점검을 받았다. 실책은 없었던 가운데 한 차례 불안한 바운드 송구를 보여줬지만, 윤도현은 무난하게 유격수 수비를 하루 동안 소화했다. 김도영과 윤도현이 내야 왼쪽에 나란히 선 그림 하나만으로도 KIA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하루였다.



사진=대전,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