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끝났어, 진짜 팬들은 알지" 환상 2도움+대기록, 실력으로 반박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더 이상 최고 수준에서 뛰기 힘든 선수라는 주장은 손흥민의 브렌트퍼드전 활약으로 반박이 가능하다.

브렌트퍼드전은 최근 손흥민을 향해 쏟아지는 부정적인 비판과 반대로 토트넘 홋스퍼에 손흥민이 없으면 경기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걸 확인한 경기였다. 이날 손흥민은 토트넘의 역전 결승골과 추가 쐐기골을 도우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손흥민은 지난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브렌트퍼드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5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면서 토트넘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라이벌 아스널에 연달아 패배하면서 연패에 빠져 있던 토트넘은 브렌트퍼드전 승리로 세 경기 만에 승점 3점을 가져와 리그 10위가 됐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1-1로 스코어가 팽팽하게 유지되고 있던 전반 28분경 침착한 패스로 브레넌 존슨의 역전골을 도왔고, 1점 차 리드를 불안하게 이어가던 후반 40분 수비수 다리 사이를 통과하는 절묘한 패스를 시도해 제임스 매디슨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어수선했던 경기 분위기를 다잡는 두 번의 어시스트였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23초 만에 브렌트퍼드의 최전방 공격수 브라이언 음뵈모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끌려갔는데, 이내 도미니크 솔란케가 동점골을 터트려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토트넘은 서서히 경기 주도권을 갖고 왔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이 문제를 해결한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다. 이번 시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상대 골문을 직접 타격하는 것보다 플레이 메이커로 활약하는 경우가 더 많은 손흥민은 브렌트퍼드전에서 무려 7개의 키 패스(슈팅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기록하면서 동료들에게 수 차례 기회를 제공했다.

토트넘은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으로 이어지는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 속에 3경기 만에 리그에서 승리를 챙겼다. 공식전이었던 코벤트리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3라운드(32강) 승리까지 포함하면 2연승이다.

손흥민은 복수의 매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등 전반적으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또한 두 개의 도움을 적립한 손흥민은 자신의 유럽 통산 100호 도움과 101호 도움,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통산 63호 도움과 64호 도움을 적립해 새로운 기록까지 세웠다.

기존 62도움 기록을 갖고 있던 손흥민은 전 동료인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함께 토트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도움 공동 2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브렌트퍼드전 이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68개 기록을 보유한 토트넘 선배 대런 앤더튼이다.



프리미어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도움 18위가 됐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블랙번 로버스 등에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의 전설이 된 앨런 시어러, 과거 애스턴 빌라와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철강왕의 면모를 보여줬던 미드필더 개러스 배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앤더튼이다. 손흥민이 4개의 도움을 더 추가할 경우 앤더튼의 기록과 동률이 되고, 5개의 도움을 올릴 시 앤더튼을 제치고 토트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도움 단독 1위가 된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아도 손흥민의 브렌트퍼드전 활약은 꽤나 의미가 있다. 자신을 향해 쏟아졌던 비난과 비판들을 모두 뒤집는 활약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에버턴과의 2라운드에서 기록한 멀티골 외에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가 없었던 손흥민은 북런던 더비 후 강도 높은 비판의 대상이 됐는데, 일각에서는 손흥민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런 지적들은 손흥민의 이적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손흥민이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두 개의 도움을 올린 걸 포함해 맹활약을 펼치자 이런 허무맹랑한 주장들은 모두 자취를 감췄다. 현재 토트넘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이 큰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다는 걸 다시 한번 보여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비판을 듣는 선수였다. 물론 손흥민이 최근 경기에서 침묵했던 건 맞지만, 다른 선수들도 딱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유독 손흥민에게만 박한 평가가 내려졌다.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후 방송사 인터뷰 도중 꺼낸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당시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손흥민은 토트넘의 세트피스에 대한 아쉬움과 선수들의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시즌부터 토트넘의 약점으로 지적됐고, 아스널전 결승골을 내준 이유였던 세트피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그런데 일부 토트넘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뉴캐슬전과 아스널전 연패로 분노 게이지가 가득 차오른 토트넘 팬들은 2015년부터 토트넘 선수로, 지난 시즌 부터 팀의 주장으로 헌신한 손흥민을 향해 분노가 담긴 말을 내뱉었다.

손흥민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현지에서도 부정적인 내용의 보도가 등장했다. 영국 매체 '풋볼 팬캐스트'는 "토트넘은 손흥민이 수행하고 있는 주장직을 다른 선수에게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손흥민은 아직 토트넘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토트넘에서 미래를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며 손흥미닝 주장직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고 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신뢰한다면서 비카리오를 구단의 레전드 골키퍼인 위고 요리스처럼 만들기 위해 향후 몇 시즌 동안 비카리오에게 주장 완장을 주는 걸 계획 중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손흥민이 버젓이 주장으로 헌신하고 있는 시점에 꺼내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한 셈이다.

심지어 손흥민의 토트넘 선배 오하라는 손흥민이 끝났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처럼 손흥민이 잠시 부진에 빠지자 손흥민의 편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홀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야 했던 손흥민은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