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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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역전승' 변성환 감독…"조급했지만 진다는 생각 안 들었다"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9.22 19:10 / 기사수정 2024.09.22 20:37



(엑스포츠뉴스 성남, 김환 기자) 변성환 수원 삼성 감독은 진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황 자체는 조급했지만,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살펴봤을 때 패배를 피할 거라고 확신한 변 감독이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22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31라운드에서 신재원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전 터진 한호강의 동점골과 추가시간에 나온 이기제의 역전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4경기 만에 승점 3점을 얻은 수원은 전남 드래곤즈를 제치고 순식간에 4위로 올라섰다. 승격 경쟁에 대한 희망 또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수원은 전반전 6분 만에 피터가 유도한 페널티킥으로 앞서갈 기회를 잡았지만 공교롭게도 성남 출신 공격수 뮬리치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득점 찬스가 있었으나 성남 최필수 골키퍼에게 번번이 막혔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선제골까지 얻어맞으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게 됐다.



수원의 반전 드라마는 후반전에 나온 한호강의 헤더 동점골로 시작됐다. 후반 24분 한호강의 동점골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수원은 계속해서 주도권을 갖고 성남의 골문을 두드린 끝에 후반 추가시간 이기제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로 역전골을 만들어내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변성환 감독은 "어김없이 힘든 경기였다. 매번 선수단과 이야기를 나눴을 때 우리가 선제골을 넣고 경기를 여유 있게 운영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훈련을 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에서 선제 실점을 해서 선수들과 벤치가 모두 여유가 없다. 남은 부분들은 더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이 연패에 빠지지 않고 승리할 수 있어서 선수들과 팬분들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좋은 팀은 연승을 하고 연패가 없다. 현재까지 우리는 좋은 팀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나쁜 상황으로 가고 있지는 않다. 노력해서 더 좋은 팀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기 초반 페널티킥을 실축한 뮬리치에 대해서는 "본인의 선택이었다. 피터가 양보를 한 것 같다. 우리 팀에는 뮬리치, 피터, 파울리뇨, 김지호 같은 선수들이 페널티킥을 찰 수 있어서 내가 따로 지시하지 않고 선수들이 원하는 대로 찰 수 있다. 오늘 고향에 와서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며 선수들끼리 키커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뮬리치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기회를 놓친 점을 두고 결정력 보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마무리는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그 과정은 내가 할 수 있다. 선수들이 익숙한 공간에서 훈련을 시킨다면 득점 감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득점하기 전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변성환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절대 지지 않을 거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변 감독은 "어느 감독님이라도 벤치에 앉다 보면 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오늘 경기 시작 때부터 지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상대보다 우리 선수들의 반응이 더 빨랐고, 상대가 새로운 감독님이 오시면서 준비가 부족했던 모습이 보였다"면서 "오늘 공수 균형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주도하고 싶었는데, 상대가 여러 요소들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고 공격적으로 부딪혔다"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렇다고 리드를 내주고 득점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 조급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변성환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변 감독은 "조급했다. 조급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경기 흐름에서는 질 수 있는 경기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찬스를 마무리하지 못했고, 시간적으로 여유도 없어서 조바심이 났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변 감독은 "하지만 선수들을 끝까지 믿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휘슬이 울릴 때까지 우리의 방식대로 운영하려고 했다. (홍)원진이가 퇴장 후 복귀했는데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 (이)기제도 마찬가지다. 오늘 선수들이 감독이 하려는 축구를 하려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극장 결승골을 터트린 이기제에 대한 질문에 변 감독은 고참 선수들을 아울러 감사를 전했다.

그는 "사전 인터뷰 때도 말씀 드렸는데 팀에 좋은 문화를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문화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건 고참 선수들이다. 내가 왔을 때 고참 선수들이 대부분 B팀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다. 나도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했고, 팀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참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고참들의 마음의 상처를 만지려고 소통을 많이 했다. 모든 미팅에서 메시지를 전달할 때 고참을 치켜세워주려고 노력했다"며 고참 선수들을 신경 썼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최근에 고참 선수들과 식사를 했다. 돈이 많이 나가기는 했는데 식사 자리에서 고참 선수들에게 '고참의 역할은 팀이 힘들 때, 감독이 선택했을 때 잘해주면 1년치 연봉값을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지금 많은 역할을 하고 희생하고 있는 것 같다. 고맙다는 얘기를 고참 선수들에게 하고 싶다"며 베테랑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짜릿한 승리는 기쁘지만, 최근 경기에서 보인 수비 아쉬움은 짚고 넘어갈 문제다.

변성환 감독은 "최근 우리가 지속적으로 세트피스에서 실점을 했다. 3경기 6실점 중 세트피스 실점이 가장 많았다. 소통을 통해 준비를 했지만 오늘도 세트피스에서 실점을 내줬다"며 "나는 선수를 선발할 때, 그리고 내 축구 철학에서는 단점을 보완하면 내 색이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축구의 일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처럼 좋은 상황을 더 많이 만들어서 득점을 해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 이게 사라지만 내 색깔, 수원 삼성의 색깔도 사라진다. 우리가 상대를 가둬놓고 선제골을 만든다면 선수들도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끝으로 변성환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대한 생각을 질문하자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구단이나 팬분들은 다이렉트 승격을 원하고, 나도 그러고 싶다. 하지만 스포츠에서는 결과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플레이오프도 준비해야 한다. 사실 순위표를 잘 안 보게 된다. 우리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한 경기, 한 경기 목숨 걸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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