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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가 한국대표팀 감독 추천했던 아널드, 호주대표팀서 물러난다…3차예선 1무1패 부진 뒤 하차

기사입력 2024.09.20 17:26 / 기사수정 2024.09.20 17:26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본선 티켓 6장을 가리는 3차예선으로 접어든 가운데 초반 1~2차전에서 부진한 팀의 감독들이 속속 물러나고 있다.

한국과의 홈 경기에서 패한 오만 대표팀 사령탑이 물러난 것에 이어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호주를 사상 두 번째로 16강에 올려놓은 감독도 사임했다.

호주 대표팀을 이끄는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이 지휘봉을 반납했다. 호주축구협회는 "아널드 감독이 이번 주 초 사임 의사를 밝혔고, 협회 이사회가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아널드 감독은 "깊은 성찰 끝에 인도네시아전이 끝난 뒤 이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직감이 들었다"며 "호주와 호주 대표팀, 협회를 위한 최고의 선택은 나의 사임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널드 감독의 퇴진엔 이달 초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2차전 성적이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호주는 지난 2006 독일 월드컵부터 카타르 월드컵까지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으나 2006년 대회와 2022년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했다.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된 뒤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5개국으로 꼽혔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프랑스엔 패했으나 덴마크와 튀니지를 잡으면서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호주는 16강에서도 대회 우승팀인 아르헨티나와 붙어 1-2로 지는 등 분전했다. 최종 순위도 자국 월드컵사 최고 성적인 11위였다.



하지만 이번 3차예선 초반 두 경기 성적은 실망스러웠다. 홈에서 중동의 복병 바레인과 붙어 0-1로 패하더니, 이어 벌어진 인도네시아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것이다. 한 골도 넣지 못하고 1무1패를 기록했다. 특히 호주는 일본, 사우디 등 아시아 강팀들과 함께 '죽음의 조'인 C조에 속했는데 이들과 붙기도 전에 비교적 약체로 분류된 팀들을 상대로 1승도 거두질 못했다. 호주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5위를 기록하고 있다. 바레인은 76위, 인도네시아는 129위다.

호주의 월드컵 본선 6회 연속 진출에 노란불이 켜지면서 아널드 감독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존슨 호주축구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무대에서 호주 축구의 위상을 드높인 아널드 감독이 대표팀을 떠나게 돼 안타깝지만, 내달 월드컵 예선을 앞둔 만큼 대표팀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새 사령탑을 신속하게 선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호주는 내달 10일 중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차전 홈 경기, 15일 일본과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아널드 감독은 역대 최장수 호주 대표팀 사령탑이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당시 호주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였던 아널드 감독은 이후 호주 구단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 일본 J리그 구단 베갈타 센다이 등에서 사령탑을 지낸 뒤 2018 러시아 월드컵 직후인 2018년 8월부터 호주 대표팀을 맡아 6년간 지휘했다. 호주 대표팀 역대 최장수 사령탑이다. 재임 기간 승률은 61%로, 호주 대표팀 사령탑 역대 최고 승률이다.



아널드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도 지휘해,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호주를 15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로 복귀시키기도 했다.

한편, 아널드 감독은 올 상반기 대한축구협회가 검토했던 외국인 사령탑 후보 중 한 명이기도 해서 눈길을 끈다. 축구 변방 호주 출신의 아널드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로 떠오른 이유는 히딩크의 추천이 있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4강 신화를 이끈 히딩크 감독이 얼마 전 내한했을 때 아널드를 추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축구협회도 후보로 올려놓긴 했으나 애초 호주대표팀 현직 감독이어서 한국에 오긴 무리였다. 

아널드 감독이 이끌었던 호주는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만나 한국을 거의 이길 뻔했으나 후반 종료 직전 황희찬에 페널티킥 동점포를 내주고, 연장 전반 손흥민에 예리한 프리킥 역전 결승포를 허용하면서 1-2로 역전패했다. 아널드 감독은 당시 호주 대표팀에 유럽 5대 리그 선수들이 한 명도 없는 것을 비관하면서 "한국엔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김민재, PSG에서 활약하는 이강인, 울버햄프턴 소속 황희찬이 있다"는 말로 부러움을 표시한 적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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