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실패, 오히려 LG와 홍창기 살렸다?…"파울 이후 다음 공에 더 집중했다"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사직, 박정현 기자) "무조건 이어줘야 했는데..."

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는 지난 1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15차전 맞대결에서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5-3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두 번째 타석부터 홍창기의 존재감이 빛났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쳐 무사 1,2루 득점 기회를 이어갔다. 세 번째 타석인 5회초 1사 1루에서는 2루타를 때려 1사 2,3를 만들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타석이었다. 2-2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던 9회초 무사 1,2루에서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쳐 3-2를 만들었다. 처음 홍창기는 번트에 실패했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타석에서 적시타를 쳐 눈길을 끌었다. 홍창기 적시타로 리드를 잡은 LG는 롯데 마운드를 몰아쳐 2점을 더 추가했다. 9회말 실점했지만, 5-3 승리를 지켜 2연패를 끊어냈다. 홍창기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뒤 "마지막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홍창기가 작전에 성공해 좋은 안타로 타점을 올려주며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훈선수로 꼽힌 홍창기는 "처음 번트 사인이었는데, 내가 번트 실패하며 사인이 바뀌었다. (이후 타격했는데) 운 좋게 안타가 나왔다. 무조건 번트에 성공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후속 타자 오스틴 딘이 득점권에 강하기에 '무조건 이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섰는데 (번트)파울이 나와 다음 공에 더 집중하려 했다. 땅으로만 굴리자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코스가 좋아 빠진 것 같다"라고 9회초 결승타 상황을 돌아봤다. 

이날 LG는 득점권 침묵을 이어가며 가시밭길을 자초했다. 2회초 무사 1,2루를 시작으로 3회초 무사 1,3루, 5회초 1사 1,3루, 7회초 1사 2루 등에서 침묵했다. 득점권 찬스를 점수로 연결했다면, 쉽게 경기를 주도할 수 있었으나 번번이 점수 내지 못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패할 위험도 큰 경기였다. 홍창기의 적시타 이전에는 문보경의 솔로 홈런과 오지환의 도루 그리고 상대 실책이 겹쳐 나오며 득점했다.

홍창기는 "이런 경기(득점권 침묵)가 1년에 몇 번씩 나온다. 찬스에서도 계속 점수가 안 나오다 보니 힘든 경기가 되는 듯했다. (문)보경이가 홈런을 쳐주고, (오)지환이 형이 열심히 뛰어주며 역전했고, 그러면서 분위기가 올라왔다. 또 동점이 됐지만, (박)해민이 형과 (김)현수 형이 집중해 출루하며 찬스를 만들었고, 이후 타자들이 다 같이 집중해 승리할 수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현재 리그 3위 LG(70승 2무 64패)는 리그 4~5위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이날 승리로 4위 두산 베어스(68승 2무 66패)와는 '2' 경기 차, 5위 KT 위즈(68승 2무 67패)와는 '3' 경기 차로 벌렸다. 그렇지만, 확실하게 3위를 지키리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위와 4~5위의 격차는 정말 크다. 3위는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할 수 있지만, 4~5위는 와일드카드를 거쳐야 한다. 투수와 야수 모두 아낄 수 있도록 3위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

홍창기는 "3위를 확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3위에 있다. 경기가 많이 남지 않았지만, 많이 이겨두면 타 팀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또 승리하면, 우리 힘으로 순위를 확정할 수 있기에 최대한 많이 승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홍창기는 LG 타선의 첨병으로서 맹활약 중이다. 시즌 성적은 132경기 타율 0.323(499타수 161안타) 4홈런 6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6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리그 1위로 2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0.422)와 꽤 차이가 있다.

홍창기는 "아직 출루율 1위가 확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도 정말 잘 치고 있다. 그것(개인 타이틀)보다는 팀이 3위를 확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3위 확정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다"라며 "(팀 승리를 위해) 좀 더 많이 나가려고 노력한다. 또 아웃되더라도 공을 많이 보는 등 어떻게 팀에 도움될지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선다. 안 되는 것도 많지만, 출루를 많이 해 그만큼 점수가 나면 '오늘 출루를 많이 해 도움됐다'라고 생각한다"라며 팀 승리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리라 다짐했다.



사진=사직, 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