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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인종차별? 몰라! 벤탄쿠르 징계 억울'…토트넘 이런 구단이었다 "그런 애 아냐" 충격 옹호

기사입력 2024.09.14 19:25 / 기사수정 2024.09.14 20:0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대신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택했다.

손흥민의 아픔, 아시아 선수들과 아시아인들의 피해를 보듬어 주는 게 우선 아닐까. 그러나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인종차별 가해자인 벤탄쿠르를 감싸 안았다.

최근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벤탄쿠르를 기소했다. 지난 6월 조국인 우루과이의 한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 모욕 준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소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었다"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서 이 문제 볼 거라는 점은 알고 있었다. 우린 이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벤탄쿠르 역시 자신이 받아들 결과의 영향을 잘 알고 있다"며 벤탄쿠르도 출전 정지 징계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음을 알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어 "사무국이 어떤 결과를 낼지 기다릴 뿐"이라고 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벤탄쿠르를 옹호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그럴 애가 아니다"라는 뜻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다른 질문이 오간 뒤 다시 벤탄쿠르로 화제가 바뀌자 격정에 찬 눈빛으로 답변을 해나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벤탄쿠르는 그 사건을 두고 자신들끼리 이야기를 했고, 두 선수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했다고 생각한다"며 "벤탄쿠르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나. 손흥민은 그 사과, 그리고 자신과 가까운 팀 동료가 실수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벤탄쿠르가 잘못을 뉘우쳤고 손흥민이 이미 SNS 등으로 용서했는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이었다.

그러더니 "여러분이 말하는 현실 세계가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 산다. 축구선수든, 길 건너에 있는 사람이든 우리는 모두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며 "우린 사람이다. 또 인간으로 노력한다. 항상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고 모두가 실수를 한다"고 했다.

손흥민 아픔을 거론하기보다는 벤탄쿠르 감싸기에 치중한 셈이다.

앞서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성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던 벤탄쿠르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 절차를 밟게 됐다. FA는 지난 13일 "벤탄쿠르가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한 부정행위로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어 징계 여부를 따지는 절차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가 부적절한 언행이나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해 명예를 실추시켰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벤탄쿠르의 발언은 국적, 인종, 민족에 대한 언급을 포함하기 때문에 심각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심각한 위반'이라고 설명한 것에서 중징계가 예고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선수 개인의 인종차별에 대해 FA 징계위원회는 6∼12경기의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에 명시돼 있다. 벤탄쿠르는 19일까지 FA에 자신의 입장을 설명해야 한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종차별 발언임에도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가 24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이용해 손흥민에 사과했다.

이후 미국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에 출전하기 위해 훈련하던 그는 팬들의 비난이 거세고, 첫 번째 사과에 대한 진정성 논란도 불거지면서 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손흥민과 팬들에게 사과했다.

손흥민이 곧장 벤탄쿠르 사과 받아들이는 내용의 SNS 글을 올렸고 토트넘 구단도 선수들에 대한 교육 등을 잘 하겠다고 알렸으나 논란은 줄어들지 않았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의 행동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공동체에 큰 영향을 미칠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킥잇아웃은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한국 팬들의 차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7월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위해 방한하면서 벤탄쿠르를 원정 명단에서 제외했다. 코파 아메리카 끝난 뒤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토트넘은 시즌 초부터 히샬리송, 도미니크 솔란케(이상 공격수), 이브 비수마(미드필더), 미키 판더펜(수비수) 등이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주전과 백업 경계선에 있는 벤탄쿠르가 출전 정지 징계를 받으면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토튼넘은 손흥민이 과거 프리미어리그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을 땐 SNS나 구단 공식 성명을 통해 강력 대처했으나 이번 만큼은 같은 팀 선수들끼리 일어난 사안 때문인지 '덮고 넘어가는' 쪽에 치중하고 있다.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승1무1패를 기록 중인 토트넘은 3연승을 질주 중인 아스널과 15일 오후 10시 홈에서 북런던 더비를 벌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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