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만 무스카트, 나승우 기자)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 전 감독도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는 무승부로 시작했다. 팔레스타인전을 무승부로 마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오만전은 향후 거취가 결정될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에 위치한 술탄 카부스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오만과 2026 북중미(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은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의 첫 경기에서 아쉬운 0-0 무승부에 그쳤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주요 해외파 선수들을 총출동 시키고도 무득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현재 대표팀 순위는 1승을 챙긴 이라크, 서로 비긴 요르단과 쿠웨이트에 밀린 B조 4위다.
선임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많았기에 팔레스타인전 결과에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 내내 홍 감독 및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향해 거센 야유가 나왔다. 경기 내용적인 면에서는 손흥민, 이강인 등을 기용하고도 울산HD 감독 시절부터 지적됐던 비효율적인 U자형 빌드업이 나오며 선수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경기 자체도 졸전이었다. 전반전까지 유효슈팅 1개에 그쳤고, 손흥민과 이강인은 완벽한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를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한 치욕스러운 경기가 펼쳐졌다.
다만 대표팀이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치른 첫 경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팔레스타인전까지는 두고볼 수 있다. 한국을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올려놓은 벤투 전 감독도 최종예선 첫 경기는 무승부로 시작했다.
2021년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손흥민, 이재성, 황인범, 김민재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출전했음에도 결과는 0-0 무승부였다. 무관중으로 펼쳐진 경기였기에 팔레스타인전과 같은 관중들의 야유도 없었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릴만한 요소가 없었던 셈이다. 당시에는 벤투 감독도 경직된 전술과 교체 타이밍에 대한 지적을 받기도 했다.
벤투 감독이 반전을 이룬 건 2번째 경기였던 레바논전부터였다. 레바논전도 전반전을 무득점으로 마쳤지만 다행히 후반전 권창훈의 결승골이 터지며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 내용에 있어서는 아쉬웠을지 몰라도 일단 결과를 가져오는 데 성공하면서 흐름을 탔다.
이어진 시리아-이란-아랍에미리트-이라크로 이어지는 중동팀과의 4연전에서 3승 1무를 거두며 순항했고, 이듬해 치러진 레바논-시리아-이란-아랍에미리트전을 3승 1패로 마치면서 한국 축구 역사상 가장 편안하게 최종예선을 돌파헀다는 평가를 들었다.
벤투 감독 때와 마찬가지로 홍 감독이 이번 오만 원정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게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승리만 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향후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
다만 승리하지 못한다면 홍 감독의 거취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월 이라크전을 제외하고 올해 남은 월드컵 예선 경기가 모두 중동 원정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쉽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일정이다. 홍명보호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이미 팬심은 홍 감독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다.
본선 진출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지기 전에 특단의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