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전설적인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2년 연속 발롱도르 후보에서 제외되자 그의 1년 전 발언이 재조명됐다.
글로벌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5일(한국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이전에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발롱도르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라고 보도했다.
발롱도르를 주관하는 '프랑스 풋볼'은 5일 2024 발롱도르 후보 30인을 발표했다.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 1956년 발롱도르를 창설한 뒤 매년 한 시즌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롱도르를 가장 많이 수상한 선수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이다. 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해 2023 발롱도르 수상자로 등극하며 수상 횟수를 8회로 늘렸다. 메시의 라이벌 호날두는 5회 수상으로 발롱도르 수상 횟수 역대 2위에 위치해 있다.
공교롭게도 2024 발롱도르 후보에서 메시와 호날두 모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 선수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서 빠진 건 2003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대신 1990년대, 2000년대에 태어난 선수들이 대거 입성하면서 발롱도르 후보에도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우선 레알 마드리드 핵심 주드 벨링엄과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도 예상대로 후보에 포함됐다. 레알의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두 선수는 올해 발롱도르 투표에서 강력한 수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유로 2024가 끝난 후 축구선수 은퇴를 선언한 레알과 독일 축구대표팀 레전드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도 후보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에서 한 시즌 동안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선수에게 주어지는 유러피언 골든 슈를 수상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후보에 선정됐고, 스페인 축구대표팀 일원이자 유로 2024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2007년생 신성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은 17세 나이에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지난해 발롱도르 투표에서 메시에 밀려 2, 3위를 차지했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한번 최종 후보에 포함되면서 생애 첫 발롱도르 수상을 겨냥한다.
이번 제외에 따라 호날두는 2년 연속 후보에서 삭제됐다. 2023 발롱도르 최종 후보에서 빠져 2004년 이후 19년 만에 후보에서 제외됐던 그는 올해에도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985년생이라 올해로 39세인 호날두는 지난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알나스르 소속으로 모든 대회에서 45경기 출전해 44골 13도움을 올리며 놀라운 득점력을 과시했다. 유럽에서 거둔 성적이 아니지만 마흔을 앞둔 나이에 40골 이상 터트린 호날두의 활약상을 팬들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호날두가 뛰어난 득점력을 유지하자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은 지난 6월 독일에서 개최된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를 앞두고 최종 명단에 호날두를 포함시켰다.
유로 2004를 시작으로 꾸준히 대회에 참석한 호날두는 유로 2024에도 참가해 전무후무한 유로 6회 참가를 달성했다. 이전까지 전설적인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와 함께 유로에 5번이나 뛰면서 대회 최다 참가 선수에 이름을 올린 그는 뛰어난 자기 관리를 통해 유로 역사를 새로 쓰는데 성공했다.
나이를 고려하면 유로 2024는 호날두의 마지막 유로 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호날두가 유로 2024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유종의 미를 거두고 다시 한번 발롱도르 수상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호날두는 8강에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0골로 대회를 마감하며 팬들을 실망시켰다. A매치 통산 130골을 넣은 그는 유로 2024에서 5경기 출전해 도움 1개를 올리는데 그쳤다. 슬로베니아와의 16강전에선 페널티킥을 실축해 하마터면 탈락의 원흉이 될 뻔했다.
포르투갈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해 슬로베니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지만, 8강전에서 프랑스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3-5로 패해 탈락했다. 이날 호날두는 선발로 나와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끝내 골을 넣는데 실패했다.
호날두의 무득점은 큰 실망감을 줬다. 과거 첼시 등에서 뛰었던 프랑스 수비수 윌리엄 갈라스는 인터뷰를 통해 "존경심을 가지고 말을 해야겠다"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유로 2024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선수였다"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사우디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유로 2024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호날두는 결국 2024 발롱도르 후보 30인에 포함되지 못하면서 2년 연속 명단 제외를 당했다.
호날두가 또 명단 제외를 당하자 매체는 그가 과거에 했던 발언을 재조명했다. 매체에 따르면 호날두는 2023년 후보에서 제외된 후 "발롱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상이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라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호날두는 2023년 한 해 동안 무려 54골을 터트렸다.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34골, 컵대회에서 1골,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3골, 아랍 클럽챔피언스컵에서 6골을 넣었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에사도 10골을 기록해 2023년 최다 득점자로 등극했음에도 발롱도르 후보에 제외되자 호날두는 불만을 토로했다.
매체에 따르면 호날두는 헤코르드와의 인터뷰에서 "(2023 발롱도르를)메시가 받을 만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고, 엘링 홀란이나 킬리안 음바페가 자격이 없다는 말도 아니다"라며 "하지만 숫자를 속일 수는 없다. 시즌 전체를 고려야 하다. 숫자가 사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보면 나를 제외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나는 알나스르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며 54골을 넣었다"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에서 뛰어도 득점력을 유지하는 등 기량이 녹슬지 않았기 때문에 발롱도르 후보에서 빠지는 것은 억울하다는 얘긴데, 올해는 호날두처럼 주 무대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이동,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일원으로 2024 코파 아메리카에서 우승했음에도 후보에서 제외된 메시도 있어 호날두의 지난해 반박이 설득력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대한민국 선수들도 이번 발롱도르 후보에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손흥민(토트넘 홋스퍼·11위)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22위)가 후보에 올랐던 한국은 3년 연속 후보자 배출에 실패했다.
발롱도르 수상자는 전세계 미디어들의 투표를 거쳐 오는 10월 28일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 2024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
GK :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애스턴 빌라·아르헨티나)
DF :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포르투갈), 마츠 훔맬스(AS로마·독일), 다니 카르바할(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윌리엄 살리바(아스널·프랑스),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독일), 알렉스 그리말도(바이엘 레버쿠젠·스페인)
MF :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잉글랜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우루과이), 그라니트 자카(바이엘 레버쿠젠·스위스), 토니 크로스(레알 마드리드·독일), 다니 올모(FC바르셀로나·스페인), 플로리안 비르츠(바이엘 레버쿠젠·독일), 마르틴 외데고르(아스널·노르웨이),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스페인), 데클런 라이스(아스널·잉글랜드), 비티냐(PSG·포르투갈), 하칸 찰하놀루(인터 밀란·튀르키예)
FW :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노르웨이),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 아르템 도우비크(AS로마·우크라이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브라질),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잉글랜드), 콜 팔머(첼시·잉글랜드), 라민 야말(FC바르셀로나·스페인), 부카요 사카(아스널·잉글랜드),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프랑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란·아르헨티나), 아데몰라 루크먼(아탈란타·나이지리아)
사진=연합뉴스, 발롱도르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