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아치 그레이가 주장 손흥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파페 사르에 이어 손흥민의 두 번째 '애착인형'이 생긴 모양이다. 공교롭게도 그레이는 내년 겨울 토트넘 홋스퍼 입단을 앞두고 있는 양민혁(강원FC)와 2006년생 동갑내기다.
토트넘은 1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손흥민과 그레이의 모습이 담긴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구단은 "마음 따듯한 쏘니와 아치(Wholesome Sonny and Archie)"라며 손흥민이 아치에게 장난을 치는 듯한 모습이 담긴 영상의 내용을 설명했다.
영상 속 손흥민은 그레이를 포옹하는 듯, 혹은 장난식으로 목을 조르는 듯한 행동을 취하면서 그레이에게 장난을 걸고 있었다. 그레이는 문고리를 잡고 손흥민의 장난을 받아낸 뒤 미소를 지었다. 표정이 조금은 굳은 듯한 느낌도 없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손흥민은 현재 토트넘의 주장이자 벤 데이비스에 이어 토트넘 커리어가 두 번째로 긴 선수다이자 구단의 레전드다. 반면 그레이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리즈 유나이티드를 떠나 토트넘에 합류한 새내기다. 팀 내 위상이나 입지를 생각하면 이제 막 토트넘에서의 첫 시즌을 앞두고 있는 그레이가 손흥민의 장난을 쉽게 받아치지 못하는 게 당연해 보인다.
두 사람의 나이 차를 고려해도 그렇다. 1992년생 손흥민과 2006년생 그레이의 나이 차는 무려 14살이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띠동갑'보다 두 살이나 더 차이가 난다. 그레이 입장에서 토트넘 입단 한 달여 만에 삼촌 뻘인 손흥민과 친해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손흥민은 이런 식으로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친화력을 다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시즌 손흥민이 유독 괴롭혔던(?) 선수가 사르였다면, 이번 시즌에는 그레이가 그 대상으로 지목된 모양새다.
사르는 손흥민의 대표 '애착인형'이었다. 토트넘 공식 계정이나 사르의 개인 SNS를 통해 손흥민이 얼마나 사르를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지난 시즌 화제가 됐던 영상 중 하나는 사르가 SNS로 몰래 동영상을 촬영하자 손흥민이 다가와 사르에게 장난을 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다.
손흥민이 선수들을 마냥 못살게 구는 건 아니었다. 사르는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정말 착한 사람이다"라며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부터 잘 지냈다. 좋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손흥민은 나를 많이 도와주고,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조언을 해준다. 정말 고맙다. 손흥민은 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다"라며 손흥민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는 그레이가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토트넘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외증조부와 아버지를 따라 리즈에 뼈를 묻으려고 했으나 토트넘의 러브콜을 받고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런던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 그레이에게 손흥민의 존재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그레이는 손흥민만이 아니라 내년 겨울 토트넘 합류를 앞두고 있는 양민혁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와 양민혁이 2006년생 동갑내기이기 때문이다. 양민혁이 토트넘에 올 때 쯤이면 반 년 정도 먼저 토트넘에 와 적응을 마친 그레이가 친구 양민혁을 도와줄 수도 있다.
그레이와 양민혁은 루카스 베리발과 함께 향후 토트넘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로 꼽히고 있다. 베리발 역시 2006년생으로 스웨덴 최고의 재능으로 꼽힌다. 잉글랜드와 한국, 그리고 스웨덴 각국의 최고 재능들이 토트넘에서 모이게 된 셈이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엑스포츠뉴스 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