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지난 6월 세르비아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한 설영우가 두 경기만에 데뷔골을 터뜨렸다. 황인범도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즈베즈다는 11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라지코 미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노비 파자르와의 2024-25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4라운드에서 4-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인 듀오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설영우였다. 설영우는 전반 9분 네마냐 스토이치 패스를 받아 페널티 박스 밖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팀의 선제골이자 자신의 유럽 데뷔골을 작렬했다.
전반은 1-0으로 마친 즈베즈다는 후반 6분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세르비아 강호 즈베즈다답게 위기를 벗어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즈베즈다는 후반 15분 브루노 두아르테가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후반 35분 티미 엘슈닉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3번째 득점을 안겼고 후반 41분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가 헤더로 4번째 골을 넣으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즈베즈다는 리그 4경기에서 3승 1무로 8시즌 연속 리그 우승이라는 금자탑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경기 연속 4골을 기록하며 선수들의 기세도 꺾일 줄 모르는 상황이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황인범도 중원에서 공수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공격포인트는 없었으나 패스 정확도 88%, 키패스 2회, 지상 경합 4차례 성공 등 기록도 좋았다.
설영우는 즈베즈다에서 두 번째 경기에서 득점까지 해내며 리그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1골과 함께 85%의 패스 정확도, 2번의 키패스, 5번의 걷어내기와 1번의 태클, 지상 경합 2회, 공중볼 경합 1회 성공 등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블라단 밀로예비치 즈베즈다 감독도 설영우의 데뷔골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설영우와 로드리게스의 데뷔골은 물론이고 두아르테의 득점도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평점도 높았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득점을 기록한 설영우에게 팀 내 4번째로 높은 7.8점의 평점을 줬고 황인범에게 7.3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설영우는 지난 4일 텍스틸락 오자치와의 리그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설영우는 지난 5월 울산HD 소속일 당시 고질적인 문제였던 습관성 어깨 탈구를 치료하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회복까지 2~3개월 정도 걸려 9월쯤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낼 듯했지만, 깜짝 선발 출전했다.
즈베즈다는 설영우가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설영우 영입을 추진했고 설영우는 세르비아에서 재활에 전념했다. 프리시즌과 리그 2경기에 결장한 설영우는 데뷔전에 이어 두 번째 경기만에 데뷔골까지 넣으며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는 스리백의 수비수로 출전했으나 이번 경기에서는 포백의 왼쪽 풀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증명해 보였다.
황인범은 리그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즈베즈다의 핵심을 넘어 에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개막전에서 긍격팀 FK 예딘스토베를 상대로 1호 도움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 텍스틸락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는 2도움을 올리며 4경기 동안 3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황인범은 지난 시즌 35경기에서 6골 7도움으로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그는 수페르리가 베스트 11에도 선정되는 영광을 누리며 세르비아 무대가 좁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즈베즈다는 두 한국 선수의 활약에 인상적인 평가를 남겼다. 설영우 영입 당시 구단은 "황인범은 이곳에서 1년간 훌륭한 시간을 보냈다. 팀을 위해 일하는 동시에 훌륭한 자질도 갖췄다"며 "한국 선수들은 그런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게 우리가 설영우를 데려온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설영우가 데뷔골까지 기록하며 두 코리안 리거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즈베즈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