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 어깨 탈구, 진통제도 맞았다"…아버지도 그제서야 딸의 '부상 투혼' 공개했다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힌국 체조의 간판 여서정이 올림픽 2회 연속 입상에 실패했다. 경기 직전 어깨 탈구가 너무 아쉬웠다.

현장에서 해설을 하던 아버지도 딸이 모든 경기를 마친 뒤에야 어깨 탈구 사실을 공개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도 고생했다며 격려했다.

여서정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체조 여자 도마 결승에서 1~2차 시기 합계 13.416점을 받아 참가 선수 8명 중 7위를 차지했다.

여서정은 연습 때만 해도 무난한 모습이었으나 실전에 들어가선 달랐다. 도마 종목은 한 선수가 두 차례 연기한 뒤 평균 점수로 순위를 다툰다. 여서정은 두 차례 연기에서 모두 착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착지가 제대로 되질 않았으니 점수가 잘 나올 수가 없었다.

여서정은 첫 연기 때는 난도 5.4를 채택했다. 공중 동작은 큰 이상이 없었으나 도마를 마주보고 착지하는 과정에서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여서정은 14.166점을 받았다.



그래도 우려했던것 보다는 높은 점수를 받았고 2차 시기에서 14점대 중반 점수를 얻으면 메달권 진입도 가능했지만 착지 때 더 크게 넘어졌다. 난도 5.0으로 1차 시기보다 더 쉬운 연기를 했으나 착지할 때 두 손으로 매트를 짚을 만큼 찾지가 좋지 않았다. 여서정의 아버지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에서 은메달을 따냈던 여홍철 경희대 교수다. 여 교수와 여서정은 올림픽에서 나란히 메달을 따낸 부녀 사이다.

여서정은 2차 시기에서 12.666점을 받았다. 1~2차 평균 13.366을 기록하면서 7위에 그쳤다. 여 교수는 "여서정 선수가 저렇게 넘어지는 것은 처음 본다"면서 딸의 어깨 탈구 사실을 알렸다. 여 교수는 "경기 전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연습하다가 팔이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하더라"며 어깨 탈구 사실을 공개했다. 여서정이 2차 시기 연기 직후 어깨를 만지자 그제서야 공개했다. 

여서정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여자 체조에 신데렐라처럼 떠오른 신성이다.



여서정은 이어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 여자 체조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일궈냈다. 지난해 가을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역시 도마에서 3위를 차지해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획득하는 역사를 썼다.

여서정 가는 길이 한국 체조의 역사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노렸으나 거리가 있었다.

여서정도 이날 경기 직후 엑스포츠뉴스 등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부상 사실을 전했다. 그는 "결승 시작 2시간 전 훈련 중 오른쪽 어깨가 탈구됐다"며 "부상을 당한 뒤 계속 긴장하면서 결승을 치렀다"며 "예선 때 잘 했기 때문에 기권하면 아쉬울 것 같은 마음에 결승까지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크게 다치지 않고 올림픽을 마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금메달은 세계 여자 채조를 대표하는 시몬 바일스(미국)에게 돌아갔다. 바일스는 1~2차 평균 15.300을 기록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레베카 안드라지(브라질)가 14.966점, 미국의 제이드 캐리가 14.466점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바일스와 안드라지는 다른 선수들과 격차가 너무 컸다. 여서정도 둘의 연기를 먼저 보면서 기가 죽은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함께 결승에 오른 북한의 안창옥은 14.216점으로 4위에 올라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