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잠실,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환 기자)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박주호는 18일 잠실 소재 쇼핑몰에서 진행된 'FC세븐일레븐 with K리그 X 산리오캐릭터즈 팝업스토어' 행사에 참석해 최근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추가로 밝혔다.
앞서 한국 축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본인의 발언에 대한 추가 설명이었다.
지난 2월부터 전력강화위 위원으로 선임돼 최근까지 국가대표 감독 선임 작업에 힘을 보탰던 박주호는 8일 개인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 Captain PaChuHo'에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업로드했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박주호 유튜브
박주호는 영상 촬영 도중 홍명보 감독이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에 내정됐다는 소식을 기사로 접했다. 본인이 국가대표 감독을 찾는 데 힘썼던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로 소식을 듣게 되자 박주호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후 박주호는 침착하게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박주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적지 않게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
박주호는 한국과의 협상이 결렬되고 캐나다 축구대표팀으로 향해 캐나다를 코파 아메리카 4강까지 올려놓은 제시 마치 감독을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추천했지만, 일부 전력강화위 위원들이 마치 감독이라는 지도자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3월에 마치 감독과 접촉했다. 마치 감독은 (감독직을) 하겠다고 어느 정도 이야기한 상황이었다. 어느 정도 접점을 잘 맞추면 될 줄 알았다"면서 "마치가 딜레이 된 이유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마치를 잘 몰랐다. 관심을 갖지 않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박주호는 3월 임시 감독을 선정할 당시 전력강화위 위원들이 투표로 감독을 정했다고 말했다. 박주호는 "이해하지 못했다. 감독을 어떻게 투표로 정하는가. 투표를 하기는 했다. 이해가 안 갔다. 왜 리스크를 만드나 싶었다. 올림픽 탈락과 직결된 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올림픽을 준비하는 감독에게 잠깐 맡기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무엇보다 충격적이었던 건 전력강화위 내부에서 국내 감독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며 국내파 감독 선임을 밀어붙인 위원들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박주호는 "몇몇 분들이 국내 감독이 돼야 한다더라. 어떻게 보면 (국내 감독으로 가기 위한)빌드업이었다. 회의 시작 전부터 그런 이야기를 했다. '이제 국내 감독이 해야 하지 않아?'라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내가 (국내파 감독들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외국 감독들에게는 다 따지면서 국내 감독에게는 (기준이) 아예 없다. 그냥 다 좋다였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박주호는 50분이 넘는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됐는지 폭로했다.
박주호가 영상을 통해 용기 있는 발언을 한 뒤 여러 축구인들이 이어 목소리를 냈다. 박주호와 마찬가지로 전직 국가대표이자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홍명보 감독과 함께 뛰었던 이영표 해설위원과 이천수, 그리고 박지성 전북 현대 디렉터가 입을 열었다.
이영표 위원은 이번 전력강화위원회 내부 폭로를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및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이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고, 이천수는 젊은 축구인으로서 용기를 낸 박주호에게 응원을 보냈다. 본인의 의견을 쉽게 피력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박지성도 이례적으로 이번 사태를 비판했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잠실, 고아라 기자
큰 파장을 일으킨 발언 이후 박주호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왔다. 18일 행사에 VIP 자격으로 참석한 박주호는 행사 도중 취재진을 만나 이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주호는 "행사가 끝나고 아이들과 한 번 더 보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내가 처음 K리그에 왔을 때보다 협업이 많아지는 걸 보니까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고 있고, K리그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나은이(딸) 때문에 아는 캐릭터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끌렸다"라며 행사 관련 이야기로 입을 뗐다.
본인의 발언 이후 주변에서 어떤 반응이 나왔는지 묻는 질문에는 "주변에서 보여준 반응으로 많은 힘을 얻었고, 지지와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나도 잊지 않고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힘쓰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많은 응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주호가 영상을 업로드한 뒤 대한축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법적 대응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가 비밀유지조항 등을 어겼는지 여부를 따져 협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잠실, 고아라 기자
이에 대해 박주호는 "영상을 올린 이유는 '이 이야기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국 축구 발전에 있어서 이 사안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영상을 올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분들 중 개인적으로 아시는 분들이 연락을 주셨는데, 공식적인 연락은 받지 못했다"라며 아직 대한축구협회로부터 공식적인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이 정도로 큰 파장이 일어날 것을 예상했냐는 묻는 말에 박주호는 "여러가지를 생각한 것보다 이(전력강화위원회) 안에서 5개월 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전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게 한국 축구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이야기를 했고, 다른 것들을 많이 복잡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영표, 박지성 등 다른 축구 선배들이 박주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말에는 "모두가 나와 똑같은 마음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이야기지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조금 체계적으로 변한다면 더욱 성장하는 한국 축구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모두의 바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잠실, 고아라 기자
다만 박주호는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묻자 "현역에 있는 선수들은 현역으로 뛰고 있고, 대한축구협회 안에 들어가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따로 말씀드릴 내용은 없는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축구 원로인 이회택 OB축구회장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미 선임된 만큼 힘을 실어줄 때라는 취지로 말한 점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공정성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괜찮았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앞으로 행보를 지켜보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서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 묻자 박주호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했다. 공정성 및 투명성을 갖고 공개되는 부분이 있어야 했는데, 공정성과 투명성 같은 부분들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잠실, 고아라 기자
이하 박주호 인터뷰 일문일답
-행사 참석 소감은.
행사가 끝나고 아이들과 한 번 더 보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내가 처음 K리그에 왔을 때보다 협업이 많아지는 걸 보니까 한국 축구가 더 발전하고 있고, K리그가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나은이(딸) 때문에 아는 캐릭터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들이 끌렸다.
-전력강화위원회 관련 발언 이후 주변 반응은.
주변에서 보여준 반응으로 많은 힘을 얻었고, 지지와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나도 잊지 않고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힘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법적 대응까지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영상을 올린 이유는 '이 이야기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한국 축구 발전에 있어서 이 사안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영상을 올렸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분들 중 개인적으로 아시는 분들이 연락을 주셨는데, 공식적인 연락은 받지 못했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잠실, 고아라 기자
-이 정도로 파장이 클 것을 예상했는가.
여러가지를 생각한 것보다 이(전력강화위원회) 안에서 5개월 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전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게 한국 축구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이야기를 했고, 다른 것들을 많이 복잡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발언 이후 선배들이 힘을 실어줬는데.
모두가 나와 똑같은 마음이지 않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이야기지만,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조금 체계적으로 변한다면 더욱 성장하는 한국 축구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모두의 바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현역 국가대표 선수들의 반응은.
현역에 있는 선수들은 현역으로 뛰고 있고, 대한축구협회 안에 들어가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따로 말씀드릴 내용은 없는 것 같다.
전직 국가대표이자 국가대표팀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를 향해 따끔한 지적을 날렸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부족했기 때문에 작금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면서 대한축구협회의 행정 능력을 지적했다. 사진 잠실, 고아라 기자
-이회택 회장의 발언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정상적으로 공정성을 포함해 모든 면에서 괜찮았다면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앞으로 행보를 지켜보면서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가장 큰 문제점은.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했다. 공정성 및 투명성을 갖고 공개되는 부분이 있어야 했는데, 공정성과 투명성 같은 부분들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 DB/박주호 유튜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