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이토 히로키 영입이 과거 가가와 신지가 박지성을 밀어낸 것처럼 김민재를 밀어낼 수 있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 나왔다.
일본 매체 '야후 재팬'의 칼럼니스트 요시자키 에이지뇨는 지난달 29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의 이토 히로키 영입을 두고 "한국 축구계로서는 긴장될 수밖에 없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뮌헨은 지난달 14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슈투트가르트의 수비수 이토와 2028년 6월 30일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뮌헨의 이번 여름 이적시장 1호 영입이었다.
이토 영입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뮌헨이 이토에 관심 있다고 보도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뮌헨은 영입을 발표했다. 뮌헨의 1호 영입이 이토가 될 것으로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뮌헨의 관심은 레버쿠젠의 120년 만의 리그 우승이자 분데스리가 최초의 무패 우승을 이끈 센터백 요나단 타에 있는 듯했다. 시즌 막판부터 타를 원한다는 보도가 이어졌고 타도 뮌헨행을 원해 협상도 급진전될 듯했으나 구단간의 협상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고 그사이에 이토가 영입됐다.
센터백 이토의 영입은 다가오는 시즌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김민재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최우수 수비상을 받고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는 전반기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주로 호흡을 맞췄고 그가 부상일 때는 마테이스 더리흐트나 수비형 미드필더인 레온 고레츠카와 센터백으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아시안컵 차출 이후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023-24시즌 뮌헨을 이끈 토마스 투헬 감독은 지난 1월 영입한 에릭 다이어와 더리흐트를 주전으로 낙점했고 김민재는 벤치에서 후반기를 보내야 했다.
김민재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더리흐트의 부상으로 레알 마드리드와의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2실점의 직접 관여가 되며 기회를 잡지 못했다.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는 친정팀 나폴리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여러 클럽과 이적설에 휘말렸다. 그러나 김민재는 다음 시즌에도 뮌헨에 남아 새로운 감독 아래에서 주전 경쟁에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표시했다.
히로키는 장점이 분명하다. 뮌헨에 없는 왼발잡이 센터백이고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볼 수 있다. 뮌헨이 보유한 4명의 센터백인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더리흐트, 다이어 모두 오른발잡이다. 슈투트가르트에서 3시즌 동안 뛰었기에 분데스리가 적응 문제도 없다.
히로키의 영입에서 뜬금없이 가가와와 박지성의 이름이 거론됐다. 요시자키는 "2012년 맨유에 가가와 신지가 합류했을 때 박지성이 맨유를 떠나 QPR(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했던 상황"이라며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가와-박지성에 이어 유럽 한일전이 펼쳐진다"며 "한국 입장에서 유럽파의 숫자는 일본에 뒤지지만 최상위권 선수는 한국이 더 많다는 자부하고 있다. 현 상황이 무너진다면 축구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햐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가가와와 박지성은 히로키, 김민재와는 양상이 달랐다. 맨유가 가가와를 영입한 여름, 박지성은 QPR로 이적했다. 그러나 요시자키의 말처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는 않았다. 두 선수가 비슷한 포지션에 뛰기는 했으나 박지성이 주전 경쟁에서 밀려 이적한 것은 아니었다.
김민재와 이토는 주전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다. 이토가 이번 여름 이적했기에 주전 경쟁에서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으나 독일 '빌트'에 따르면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기에 누가 경쟁에서 웃을지는 알 수 없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