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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이라 더 신경 썼어요"...곰들에게 당한 2패, 손주영은 잊지 않고 있었다 [잠실 인터뷰]

기사입력 2024.06.01 09:46 / 기사수정 2024.06.01 09:46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 5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 5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좌완 영건 손주영이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설욕에 성공했다. 올해 두 차례나 두산에게 패전의 쓴맛을 봤던 아픔을 털고 팀의 2위 도약을 이끌었다.

손주영은 5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과의 팀 간 6차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손주영은 이날 최고구속 148km, 평균구속 145km를 찍은 위력적인 직구를 바탕으로 게임을 풀어갔다. 주무기 슬라이더 대신 커브 비중을 높이면서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든 부분도 주효했다.

손주영은 1회말 헨리 라모스-정수빈-양의지를 삼자범퇴 처리하고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2회말 1사 후 강승호를 볼넷, 김기연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면서 1·2루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전민재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잡아내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가장 큰 위기였던 3회말 1사 2·3루 상황에서도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정수빈의 좌익수 뜬공 때 3루 주자가 득점하면서 두산에 1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계속된 2사 2루 추가 실점 위기에서 양의지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3회말을 마쳤다.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 5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 5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손주영은 이후 4회말 양석환-강승호-김기연, 5회말 전민재-이유찬-조수행을 삼자범퇴 처리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LG 타선도 5회까지 3득점을 뽑아내면서 손주영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손주영은 LG가 4-1로 앞선 5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라모스, 정수빈에 연이어 좌전 안타를 허용,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LG 벤치는 여기서 투수교체 대신 손주영에게 양의지와의 승부를 맡겼다. 1회말과 3회말 양의지를 범타로 솎아냈던 손주영을 믿었다.

손주영은 양의지를 1루수 뜬공으로 막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LG 벤치는 여기서 베테랑 우완 김진성을 투입, 투수를 교체했다. 김진성이 양석환을 삼진, 강승호를 내야 플라이로 잡아내고 이닝을 끝내면서 손주영과 LG 모두 웃을 수 있었다. 

LG가 두산을 6-3으로 꺾으면서 손주영은 시즌 4승을 수확했다. 두산에게 지난 4월 14일 4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5실점(2자책), 5월 4일 6이닝 9피안타 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던 아픔도 털어냈다.

손주영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포수 박동원 형의 사인만 믿고 던졌다. 두산에게 올 시즌 2패를 당했었기 때문에 잠실에서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며 "상대팀이 두산이라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가 전날(5월 30일) SSG 랜더스에 지면서 연승이 끊겼는데 오늘 내가 못 던져서 지면 안 될 것 같아 더 책임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6회초 양의지와의 승부에 대해서는 "제가 오늘 1회, 3회 양의지 선배를 잘 막았기 때문에 벤치에서 한 번 더 맡기신 것 같다"며 "양의지 선배에게 직구를 더 강하게 던지려고 했던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돌아봤다.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 5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 5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따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1998년생인 손주영은 2017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LG의 선택을 받았다.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로 신인 시절부터 구단의 특별 관리 대상이었다.

어느덧 프로 8년차를 맞은 손주영이지만 아직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확실하게 떼지 못했다. 잦은 부상과 수술로 커리어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올해는 첫 풀타임 1군 선발투수로서 11경기 54⅓이닝 4승 3패 평균자책점 3.64로 잠재력을 터뜨릴 기미가 확실하게 보인다. 여름 무더위를 견뎌내고 안정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느냐가 숙제로 남아있다.

손주영은 "직구 스피드는 항상 평균이 145km까지는 나오고 있다. 우천취소가 겹쳐서 일주일 정도 쉬고 나오면 147km까지 나오는 것 같은데 145km대를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팔꿈치 수술을 받았는데 너무 무리해서 강하게만 던지려고 하면 또 안 좋아질 수 있다. 구속은 조금씩 늘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력적인 부분이 조금 걱정은 되는데 일단 잘 자고 잘 먹고 잘 쉬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다"며 "비가 와서 게임이 취소돼 휴식일이 길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일단 (선발등판 후) 5일 동안 푹 쉬고 열심히 던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잠실, 엑스포츠뉴스/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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