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SSG 랜더스 좌완투수 김광현이 3경기 연속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투구 내용은 직전 두 경기보다 훨씬 나았다. 사령탑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광현은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지난달 16일 문학 KIA 타이거즈전 이후 4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특히 김광현은 1회말 1번타자 홍창기부터 5회말 4번타자 오스틴 딘까지 13타자 연속 범타로 무결점 투구를 선보였다. 1사에서 김범석의 안타로 '퍼펙트'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구본혁의 뜬공과 박동원의 삼진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6회말을 삼자범퇴로 매듭지은 김광현은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타자 문성주의 볼넷과 후속타자 김현수의 안타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고, 이어진 1사 1·2루에선 폭투에 이어 김범석의 내야 안타로 실점했다.
김광현은 1사 1·2루에서 구본혁과의 8구 승부 끝에 볼넷을 기록한 데 이어 1사 만루에서도 박동원의 볼넷으로 추가점까지 헌납했다. 결국 노경은에게 마운드를 넘겨줬고, 팀의 1-3 패배와 함께 시즌 3패째를 떠안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1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즌 4차전을 앞두고 "감독 입장에선 경기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아쉽다. 그래도 (김)광현이가 오랜만에 그런 모습을 보여줬고,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팀 내 다른 선발투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어제(9일)의 경우 광현이를 밀어붙이려고 했고, 결과에 대해선 감독이 선택한 것 아닌가. 광현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광현은 9일 경기에서 평소보다 변화구 비율을 높였는데, 변화를 준 것이 경기 중반까지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에 빠른 승부를 하고, 또 몸쪽 높게 많이 던지자고 얘기했는데 한 달 지나면 로케이션을 바꿀 생각이었다. 나름대로 감독으로서 구상하고 전달했고, 그런 부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령탑은 7회말 1사 1·2루 구본혁의 타석에서 김광현의 2루 견제 때 2루수 최경모의 태그를 아쉬워했다. 타이밍상 아웃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2루심의 판정은 세이프였다. SSG가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2루주자 오스틴이 최경모의 태그를 피해 슬라이딩하면서 2루로 돌아왔다. 원심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숭용 감독은 "디테일한 부분에서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걸 느꼈다. 연습했던 상황이 나왔는데, 거기서 아웃이 됐다면 우리 쪽으로 분위기를 갖고 올 수 있었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에 디테일한 야구에 좀 더 신경 쓰자고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광현이 계속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려면 지금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광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변화구 비율을 높인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다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이제는 변화를 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스피드가 예전만큼 나오진 않더라도 지금도 직구가 살아있다고 생각하는데, 직구가 빛을 발하려면 변화구를 섞어줘야 한다. 또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때문에 타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들어오는데, 그런 것들을 봤을 때 어제와 같은 투구 패턴이 영리했다고 생각한다"며 "광현이가 상황에 맞는 투구를 한다면 여전히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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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