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본인의 후배에게 경쟁에서 밀린 거니까 자존심도 상했을 겁니다."
한화 이글스 정은원이 정규시즌 개막 후 16경기 만에 처음으로 손맛을 봤다. 최원호 감독은 정은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정은원은 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4차전에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면서 팀의 4-2 승리에 기여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땅볼과 볼넷을 기록한 정은원은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5회초 1사 1루에서 KIA 선발 황동하의 7구 직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터트리며 3-0으로 달아났다. 경기 후반에 많은 득점이 나오지 않은 만큼 사실상 정은원의 홈런 한 방이 승패를 결정한 셈이 됐다.
2018년 2차 3라운드 2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정은원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았다. 2021년과 2022년엔 600타석 이상 소화하면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122경기 388타수 86안타 타율 0.222 2홈런 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01로 부진했고,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데뷔 첫 시즌을 치른 문현빈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자연스럽게 주전 2루수는 문현빈의 몫이 됐다.
경쟁에서 밀려난 정은원은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야 수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통해 점검을 마쳤고, 정규시즌 개막 이후 좌익수와 중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정은원이다.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다가 지난달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2주 넘게 재정비의 시간을 가진 뒤 4월 25일 1군에 올라왔다. 지난달 28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부터 3일 KIA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등 타격감을 조율했다.
최원호 감독은 5일 KIA전이 우천취소된 이후 "(정)은원이도 마음고생 많이 했다. 올 시즌의 경우 내야·외야 겸업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본인의 후배에게 2루수 경쟁에서 밀린 거니까 자존심도 상했을 것이다. 개막전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는데, 타격도 뜻대로 되지 않아서 복합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6일 현재 정은원은 17경기 42타수 7안타 타율 0.167 1홈런 4타점 2도루 OPS 0.657로 기대 이하의 수치를 보이고 있지만, 사령탑은 정은원의 반등을 믿고 있다.
최 감독은 "은원이가 2군에 내려간 뒤 열심히 잘 준비했고, 평가도 좋았다. 또 1군에 올라와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3일 경기 같은 경우 팀 입장에서 중요한 경기였는데, 결정적인 홈런까지 친 만큼 이걸 계기로 타격 페이스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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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