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감독 후보로 조세 무리뉴 감독이 떠올랐다. 무리뉴 감독이 뮌헨행을 원한다는 것이다.
다만 뮌헨 측 반응은 미지근하다.
독일 '빌트'는 3일(한국시간) "무리뉴는 자신에게 매력적인 뮌헨에서의 감독직을 위해 최근 유럽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여러 제안을 거절했다"며 "하지만 그의 수비적인 축구 스타일과 그의 엄청난 자존심 때문에 뮌헨이 그를 고려할지는 의문이다"고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1월 AS 로마의 감독직에서 경질된 뒤 새 팀을 구하고 있다. 사우디 리그와 유럽의 몇몇 팀에서 그를 원하고 있으나 그는 뮌헨을 원하고 있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목표가 있는 팀의 감독을 맡고 싶다며 조건을 밝히기도 했다.
뮌헨은 무리뉴 감독의 조건과 충족하는 팀이다. 이번 시즌에는 분데스리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 우승을 놓친 뮌헨이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라 레알 마드리드와 2차전을 남겨두고 있고 다음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한 팀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뮌헨은 11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독일의 거함이다.
뮌헨은 새로운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상호 합의하에 팀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이후로 뮌헨의 보드진은 차기 감독 선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잘되지 않는 모양새다. 1순위 후보로 꼽힌 여러 감독에게 계속 퇴짜를 맞고 있다. 뮌헨으로서는 자존심에 금이 가는 상황이다.
여러 감독 후보가 소속팀의 잔류를 선언했다. 1순위 후보였던 레버쿠젠의 사비 알론소 감독은 레버쿠젠의 120년 만에 리그 우승과 4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한 공으로 뮌헨을 포함한 여러 팀의 제안을 받았으나 다음 시즌까지 팀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2순위 후보였던 독일 국가대표팀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독일축구협회와 재계약을 맺으며 뮌헨 감독이 불발됐다.
다음 후보들도 마찬가지였다. 3순위 후보인 애스턴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도 팀에 집중하고 싶다며 빌라와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4순위 후보인 오스트리아 국가대표팀의 랄프 랑닉 감독도 팀에 집중하고 싶다며 뮌헨의 감독이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뮌헨으로서는 날벼락과 다름없다. 4순위 후보인 랑닉 감독과는 재계약이 가깝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랑닉 감독도 뮌헨과 접촉했다고 인정했으나 며칠 뒤 오스트리아 대표팀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여러 감독 후보가 떠오르고 있지만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뮌헨 감독을 선호한다고 말한 무리뉴 감독이 후보로 등장했다. 무리뉴 감독은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을 지닐 정도로 누구보다 우승할 줄 아는 감독이다. 포르투갈의 FC 포르투 시절부터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무리뉴 감독은 첼시에서 자신이 유럽 5대 리그에서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뒤 인터 밀란에서 트레블을 달성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성과를 내며 왜 자신이 세계 최정상 감독인지 입증해 보였다.
하지만 이후 커리어는 조금씩 꼬인 무리뉴다. 무리뉴는 첼시로 돌아와 첼시에 리그 우승을 안겨다 준 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맨유에서는 3번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나 리그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며 경질됐고 토트넘에서는 트로피를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하며 물러났다. AS 로마에서도 팀을 UEFA 컨퍼런스리그 정상까지 올려놨으나 끝이 좋지 않았다.
기량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우승 청부사인 무리뉴 감독을 뮌헨이 고심하는 이유는 있다. 그가 성적만큼은 잘 내지만 수비적인 축구를 지향해 지루하다는 평가를 듣기 때문이다. 뮌헨은 독일에서 일인자나 다름없기에 성적도 중요하지만 공격적인 축구를 펼쳐야 한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의 전술은 그렇지 않기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무리뉴 감독이 뮌헨의 차기 사령탑으로 부임한다면 토트넘의 손흥민에 이어 김민재를 이끌며 두 번째 한국인 선수를 지도하는 감독이 된다.
김민재 입장에선 무리뉴 감독이 오면 큰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해 1월 당시 자신의 감독으로 있었던 로마가 김민재의 당시 소속팀이었던 나폴리와 붙게 되자 "토트넘에서 김민재와 화상통화까지 했는데 그를 데려오지 못했다. 토트넘이 수십억원 더 쓰는 것을 주저했다"며 "(토트넘이 말한)쓰레기 같은 선수가 바로 지금 나폴리에서 뛰는 김민재"라며 한국산 수비수를 극찬한 적이 있다. 이어 해당 경기에서 나폴리에 패한 뒤 김민재를 다시 한 번 칭찬했다.
무리뉴는 2019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지휘봉을 잡을 때 손흥민을 아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국 선수에 대한 호감이 크다.
일단 뮌헨의 막스 에베를 스포츠 디렉터는 4월까지 차기 감독 선임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시간은 지나갔다. 다음 후보가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사령탑 선임이 미궁 속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런 상황이라면 무리뉴의 부임도 배제할 순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