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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형이야!' 김민재 무너트린 환상 AS…크로스 "아니다, 일상적인 패스였다"

기사입력 2024.05.01 14:42 / 기사수정 2024.05.01 14:42

김준형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나름 분전하던 김민재가 패스 한 방에 무너졌다.

김민재를 무너뜨린 패스의 주인공은 '교수님'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의 독일 출신 세계적인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였다. 하지만 크로스는 정작 자신의 환상적인 패스에 대해 "일상적인 패스"라고 규정했다. 특별한 것 없이 늘 하던 플레이라는 뜻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의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레알의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비니시우스가 멀티골을 넣으며 원정에서 값진 무승부를 만드는 1등 공신이 됐다. 숨은 공신은 베테랑 미드필더 크로스였다. 그는 기가 막힌 패스 한 번으로 뮌헨의 센터백인 김민재를 무너뜨렸다.



크로스의 활약이 빛난 것은 전반 24분이었다. 0-0으로 맞선 상황에서 중원에서 공을 잡은 크로스는 비니시우스에게 침투하라는 손짓을 보내더니, 비니시우스가 달려 가는 방향으로 쏜살 같은 패스를 찔러 줬다. 비니시우스를 막기 위해 수비라인을 깨트리고 앞으로 뛰쳐나간 김민재는 역동작에 걸리며 비니시우스를 놓쳤다.

비니시우스는 일대일 찬스를 만든 뒤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첫 골의 빌미가 된 김민재는 두 번째 실점을 아예 헌납했다. 김민재는 후반 38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레알의 공격수인 호드리구를 막다가 페널티킥을 내줬고 비니시우스가 이를 성공시켰다. 2-1 뒤집기에 성공했던 뮌헨은 홈에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김민재에게는 최악의 날이었고 비니시우스는 활짝 웃었다. 김민재 비극의 시작은 크로스의 패스였다.

크로스는 자신의 패스보다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경기 후 크로스와 취재진의 인터뷰를 전했다. 크로스는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움직임으로 내가 패스할 수 있도록 했다"며 "그는 격차를 불렀다. 나의 패스는 그렇게 특별하지 않았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동료들은 달랐다. 그의 패스가 워낙 뛰어났다는 것이었다.

패스를 받은 비니시우스는 "크로스는 항상 일을 쉽게 만든다"며 "그는 내게 골을 선물했다. 우리는 함께 훈련 때 많은 연습을 했다. 나도 크로스를 잘 알고 크로스도 나를 잘 안다"고 했다. 비니시우스와 함께 투톱으로 나선 호드리구는 크로스의 패스에 대해 "정말 멋진 패스였다. 정말 대단하다"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크로스는 항상 그런 기술을 갖고 있고 내가 보고 싶은 클래스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베테랑 미드필더 크로스의 중원 장악력은 이후에도 빛났다. 그는 페데리코 발베르데, 오렐리앙 추아메니와 같은 젊은 선수들과 함께 중원을 맡아 진두지휘했고 레알이 1-2로 뒤지고 있을 때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경기가 무승부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평점도 높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크로스의 평점은 8.4점으로 멀티골을 기록한 비니시우스를 다음으로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그의 패스 성공률은 96%였고 긴 패스도 7번 중의 6번을 성공시켜키며 왜 자신이 교수님인지를 입증해 보였다.

큰 경기에서 빛난 크로스이지만 전반기까지만 해도 크로스의 활약은 좋지 못했다. 34살인 크로스는 기량이 떨어졌다는 비판을 곧잘 들었다. 레알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그를 주전에서 제외했다.'



그는 레알에서만 지난 9시즌을 뒤며 40경기 넘게 소화했고 레알에서 들어 올린 트로피만 10개가 넘었다. 이전 소속팀인 뮌헨에서도 10개 이상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였으나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지 못하는 듯 했다.

크로스는 작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교체로 출전해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고 레알의 젊은 중원 사이에서 자신만의 강점을 뽐냈다. 누구도 하지 못하는 패스를 했고 누구도 갖지 못한 시야를 통해 레알의 승점을 만들었다. 안첼로티 감독도 더 이상 그를 주전에서 빼기 힘들었고 그는 다시 주전으로 도약했다.

크로스의 활약이 계속되며 레알도 승승장구했다. 레알은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까지 오르는 강팀의 면모를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중심에는 크로스가 있었다. 친정팀과의 홈 경기에서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크로스는 독일 국가대표팀에도 재승선했다. 지난 유로 2020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크로스는 나라의 부름을 받고 지난 3월 3년 만에 국가대표팀에 뽑혔다. 그는 두 경기에서 모두 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고 독일 국가대표팀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그를 극찬하며 그의 발탁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크로스의 활약 속에 1차전을 무승부로 마무리한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뮌헨과의 2차전을 치른다. 1차전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했기에 유리한 레알이고 뮌헨은 크로스를 막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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