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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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코치가 무슨 죄라고 답변을…'레드카드' 황선홍이 만든 '최악의 결말' [김환의 로드 투 파리]

기사입력 2024.04.26 22:38 / 기사수정 2024.04.26 23:30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한국 축구의 충격적인 패배 앞에서 사령탑의 마지막 말조차 들을 수 없었다.

한국의 마지막 경기가 된 인도네시아전에서 황 감독이 퇴장당해 명재용 수석코치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황 감독은 믹스트존도 지나치지 않고 버스로 향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팀이기는 하나, 명 수석코치의 말로 황 감독의 의중을 전부 파악하기라는 힘들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졸전 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혈투를 벌여 10-11로 패했다.

한국은 교체 투입된 이영준이 퇴장당하는 상황에서도 기어코 동점을 맞추며 승부를 연장전을 넘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 준비한 10명의 키커가 모두 한 번씩 찼고, 1~2번 키커가 한 번씩 더 차는 승부차기 드라마를 만든 끝에 졌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는 황선홍 감독이 아닌 명재용 수석코치가 참석했다. 황 감독이 후반전 도중 상대의 파울을 두고 주심에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 퇴장 당해 이후 3차전 포르투갈전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모습을 보일 수 없었던 것처럼 황 감독도 그랬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황 감독은 인도네시아전 직후 일체의 미디어 활동이 금지됐다.

명재용 코치가 단두대에 선 심정으로 회견장에 나왔다. 그는 "먼저 경기에서 이긴 인도네시아를 축하한다. 우리가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잘 해서 동점골을 터트리고 따라간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마지막 승부차기는 운에 맡겨야 했다. 마지막에 그런 좋은 행운이 우리에게 오지 않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이후에는 취재진의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이영준을 교체로 둔 이유와 하프타임에 주려고 했던 변화, 경기력과 유럽파 차출 불발의 상관관계 등의 질문이 명재용 코치에게 향했다. 명 코치는 충격패 속에서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부담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명재용 코치는 모든 질문에 침착하게 답변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황선홍 감독을 보좌한 인물이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대회 전체를 지휘한 감독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 취재진은 충격적인 올림픽 예선탈락이라는 결과를 낸 황선홍 감독의 말을 듣고 싶어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황선홍 감독의 말을 듣기는커녕 마지막 모습조차 보지 못했다.

대회 기간 내내 황선홍 감독의 생각을 많이 듣지 못했던 탓에 아쉬움이 더욱 진했다.

황선홍 감독은 조별리그가 시작되기 전부터 말을 많이 아꼈다. 이번 대회는 특이하게 조별리그 사전 기자회견을 조에 묶인 네 개 국가의 감독들을 한 곳에 불러 진행했다. 짧은 시간에 네 개 국가의 감독들이 취재진과 질문을 주고받느라 시간이 부족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각국 감독들은 해당 국가 취재진들과 인터뷰를 했지만, 황 감독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황선홍 감독을 만나는 건 힘들었다. 훈련장 인터뷰도 수 차례 요청해야 겨우 받아들여졌다.

간신히 인터뷰를 하더라도 황선홍 감독의 말은 두루뭉술했다. 대부분이 표면적인 이야기에 불과했고, 조금이라도 더 깊은 이야기는 좀처럼 털어놓지 않으려는 듯 감췄다. 

그래도 올림픽 본선 티켓이라는, 한국 축구의 중차대한 과업 앞에 선 황 감독의 심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엔 퇴장 징계로 그를 볼 기회가 아예 사라졌다. 최악의 결말이었다. 

물론 황선홍 감독의 축구인으로서의 인생 역시 최악의 결말로 치닫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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