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서 손흥민을 제치고 프리킥을 전담했지만 처참한 성공률을 기록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약 10년 만에 프리킥 득점에 성공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1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슈타디온 안 데어 알텐 푀르스테라이에서 우니온 베를린과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골잔치를 벌이며 5-1 대승을 거뒀다.
김민재가 센터백으로 선발 출전한 가운데 뮌헨은 전반 29분 레온 고레츠카의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마티스 텔이 전방으로 패스를 넣었는데, 토마스 뮐러가 공을 흘리면서 고레츠카에게 연결됐다. 이후 고레츠카는 골대 상단을 향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득점에 성공했다.
고레츠카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한 뮌헨은 전반 추가시간 해리 케인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스코어 차를 벌렸다. 골대와 거리가 좀 있었음에도 케인은 가까운 포스트 구석을 노리는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베를린 골망을 흔들며 추가골을 올렸다.
전반전을 2-0으로 마친 뮌헨은 후반전에도 득점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8분 뮐러가 골문 앞 발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렸고, 후반 16분 케인의 패스를 받은 텔도 골맛을 보면서 베를린 골문을 폭격했다.
뮌헨은 4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21분 선제골 주인공 고레츠카가 올린 크로스를 뮐러가 머리에 맞춰 방향을 골대 쪽으로 돌려 놓아 베를린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로 뮐러는 이날 멀티골을 달성했다.
뮌헨의 대승이 임박한 가운데 베를린은 요르버 페르테선의 만회골로 무득점 패배를 면했다. 경기는 뮌헨의 5-1 대승으로 끝나면서 뮌헨이 승점 3점을 챙겨가 2위 자리를 공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후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터트린 케인은 큰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매체 'GOAL'은 "바이에른 뮌헨 스타 해리 케인이 우니온 베를린 상대로 25야드(약 22.86m) 거리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데이비드 베컴으로 변신했다"라며 케인을 잉글랜드 전설이자 '프리킥 마스터'로 불린 베컴과 비교했다.
베를린전 프리킥 골로 케인은 올시즌 리그 33호골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시즌 40호골 고지에 올랐다. 또 리그 10호 도움을 달성하면서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에 두 자릿수 도움에 성공했다.
케인이 분데스리가 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토트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은 케인이 프리킥으로 골을 터트렸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케인은 토트넘 시절 프리킥을 전담했으나 성공률이 매우 낮아 최악의 프리킥 키커 중 한 명으로 평가됐다.
케인은 토트넘에 있을 때 435경기에 나와 280골을 터트렸지만 프리킥 득점은 단 1골에 불과했다. 케인의 토트넘 시절 최초이자 마지막 프리킥 골은 2014년 11월 아스톤 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 때 나왔다.
이후 케인은 계속 토트넘의 프리킥을 전담했으나 단 한 번도 직접 프리킥으로 득점에 성공한 적이 없다. 지난 2023년 1월 축구통계매체 '옵타'는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프리킥을 56차례 시도했으나 1골만 넣으면서 성공률이 1.78%에 불과하다"라며 케인의 처참한 성공률을 공개했다.
일부 팬들은 토트넘의 프리킥 키커는 케인이 아니라 손흥민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 프리킥은 케인이 도맡았기에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프리킥을 찰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터트린 160골 중 프리킥 골은 2021년 프리미어리그 왓포드전에서 터트린 골이 유일하다.
토트넘에서 프리킥 기회가 거의 없었던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날카로운 프리킥 골을 과시했다. 손흥민은 지난 2년 동안 A매치에서 프리킥으로만 5골을 넣었다. 지난 2월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도 연장전 때 멋진 오른발 프리킥으로 득점을 터트려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프리킥으로 많은 득점을 터트리고 있는 가운데 케인은 끝내 토트넘에서 두 번째 프리킥 골을 넣지 못하고 지난해 여름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후 베를린전에서 베컴이 연상되는 환상적인 프리킥 골로 약 10년 만에 프리킥 득점을 맛봤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