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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33구→6회 102구 QS…'에이스' 원태인 "몇 구든, 무조건 6이닝 생각했다"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4.21 06:44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긴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대전,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긴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대전,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최원영 기자) 든든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김지찬(지명타자)-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데이비드 맥키넌(1루수)-김영웅(3루수)-강민호(포수)-김헌곤(우익수)-류지혁(2루수)-이성규(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원태인이었다.

원태인이 6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해 첫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시즌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와 함께 3승째(1패)를 거머쥐었다.

총 투구 수는 102개(스트라이크 68개)였다. 패스트볼(39개)과 체인지업(27개), 커터(16개), 슬라이더(15개), 커브(5개)를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km/h였다.

원태인은 1회말 고전했다. 최인호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한 뒤 요나단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 안치홍을 루킹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후 노시환과 김태연에게 연속 볼넷을 줬다. 2사 만루서 최재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따돌렸다.

2~4회말은 삼자범퇴였다. 5회말 황영묵의 1루 땅볼, 문현빈의 번트안타로 1사 1루. 장진혁의 루킹 삼진 직후 문현빈이 도루실패아웃을 떠안아 3아웃이 됐다. 원태인은 6회말 최인호를 우익수 뜬공,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 안치홍을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투구를 마쳤다.

이어 임창민이 ⅔이닝 무실점, 김재윤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각각 홀드를, 오승환이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타자들은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선취점을 냈다. 맥키넌이 우전 2루타를 쳐 득점권에 들어섰다. 후속 김영웅이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터트려 1-0을 만들었다. 결승점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원태인은 "1회 예상치 못하게 연속 볼넷을 주며 시작해 당황했다. 1회에만 너무 많은 공을 던져(33구) 2회부터 많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1회 김태연과 승부서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3구째로 패스트볼을 던졌다. 원태인은 스트라이크로 삼진 아웃이 됐을 것이라 판단, 마운드에서 걸어 내려왔지만 심판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상 볼로 찍힌 것. 이후 원태인은 힘겹게 1회를 끝마쳤다.

원태인은 "(김태연에게 던진 3구째는) 누가 봐도 스트라이크였던 것 같다. 그게 볼이 돼 놀랐다"며 "다음 공도 계속 똑같이 던졌어야 하는데 삼진이 안 되다 보니 잘 막고 싶은 욕심에 오히려 어렵게 승부했다. 그 공이 볼이라고 해 그냥 인정하고 스트라이크존을 계속 생각하며 투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쪽보다는 좌타자 바깥쪽을 스트라이크로 많이 잡아주더라. 구장마다 ABS 존이 다 똑같다고 하는데 다른 부분도 있는 듯하다. 그 점을 신경 쓰며 피칭을 이어 나갔다"고 덧붙였다.

2회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원태인은 "올해 등판 중 오늘(20일) 컨디션과 구위가 가장 좋았다. 그래서 마운드에서 욕심이 생겼고 힘이 들어갔다"며 "패스트볼이 무척 좋은 듯해 2회부터는 쉽게, 자신 있게 붙어보자고 생각을 바꾸고 올라갔다. 힘을 빼고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한 뒤 심판의 판정을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한 뒤 심판의 판정을 바라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선발투수로서 책임감이 컸다. 원태인은 "요즘 우리 팀 선발들이 6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번엔 투구 수가 몇 개가 되든 꼭 6회까지 책임지고 싶었다"며 "다행히 1회 이후 투구 수 관리가 되면서 잘 마무리했다. 6회에는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해 있는 힘을 다 썼다. 필승조가 모두 나오긴 했지만 조금이나마 불펜의 짐을 덜어줬다면 그것만으로도 기분 좋다"고 전했다.

시즌 첫 무실점 피칭에 관해서는 "무실점 경기를 많이 해야 하는데 계속 점수를 줬다. 이번엔 한 점도 안 줘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벌써 3승째다. 원태인은 "생각보다 승수가 너무 빨리 쌓여 적응을 못하고 있다. 팀도 나도 분위기를 탄 것 같다"며 "한 달에 2승씩 올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는데 기분 좋게 3승을 채웠다. 최대한 승리를 이어 나가 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사 비율이 비교적 늘었다. 원태인은 "커브의 비중을 많이 높이고 싶었다. 커브를 던져 홈런을 맞은 적도 있었지만 거쳐 가야 할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슬라이더는 시즌 초반 조금 안 좋았는데 지금은 그립과 던지는 방법을 바꿔 나아졌다. 타자의 헛스윙, 삼진이 나오고 있어 계속 던지는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슬라이더의 경우 종보다는 횡적인 움직임을 더 주고 싶었다. 연습했는데 경기에서도 잘 되는 듯해 다행이다"며 "어차피 체인지업 하나로는 승부할 수 없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완성도를 더 높이려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한화의 슈퍼 루키인 황준서와 선발 매치업을 이뤘다. 그 점도 의식했을까. 원태인은 "그렇진 않다. 신경 쓰지 않았다"며 "서로 멋진 피칭을 하면 좋은 것 아닌가. (황)준서가 팽팽하고 좋은 경기를 만들어줘 나도 더 집중해 던질 수 있었다. 그래서 무실점을 기록한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황준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선전했다.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대전,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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