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현역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 맹활약했지만 이젠 아스널의 코치로 일한다.
박지성의 맨유 입단 초기에 함께 활약했던 아르헨티나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의 얘기다.
아르헨티나 ESPN은 15일 "에인세가 지금 런던에 있으며 아스널 코치진에 합류하기 위한 마지막 정지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에선 처음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는 셈이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과의 인연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독일계 이민자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나 아르헨티나와 독일, 그리고 이탈리아 3중 국적으로 갖고 있는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수비수다. 2001~2004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을 거쳐 2004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고 맨유에 합류, 3년간 활약하면서 박지성과도 좋은 호흡을 맞춘 것으로 국내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포지션은 레프트백과 센터백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데 맨유에선 주로 왼쪽 수비수로 뛰면서 활발한 오버래핑과 화끈한 성격 등으로 많은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후 에인세는 맨유 팬들을 분노하게 할 만한 행동을 감행하는데 퍼거슨 감독과 갈등을 빚은 뒤 당시 맨유 최대 라이벌 리버풀로 이적하려 한 것이다.
격분한 퍼거슨 감독은 에인세의 등번호 4번을 빼앗아 당시 바이에른 뮌헨에서 이적한 미드필더 오언 하그리브스에게 건넸다. 결국 맨유 구단의 뜻이 관철돼 에인세는 리버풀 대신 스페인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 입단을 선택했다.
이 사건으로 에인세는 맨유 구단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지금까지도 맨유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 중 한 명이 됐다.
에인세는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와 AS로마(이탈리아), 뉴웰스 올드보이스(아르헨티나)를 거치며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지도자로 변신한 뒤엔 올드팬들에게 유명한 아르헨티나 구단 벨레스 사르스필드 감독을 두 번 하고, 친정팀 뉴웰스 올드보이스, 그리고 미국 MLS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서도 각각 한 번씩 감독을 하는 등 주로 아르헨티나에서 활동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현역 시절 2001~2002년 PSG에 임대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이 때 에인세와 친분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비록 코치로 가세하는 것이지만 에인세의 아스널 입단은 아스널 팬, 맨유 팬 모두에게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멘유의 반역자가 숙적 아스널 코치로 얼굴을 비추는 것만 해도 화제성은 클 수밖에 없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