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올 시즌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학주는 지난달 23일 정규시즌 개막을 1군이 아닌 2군에서 맞이했다. 팀의 괌-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완주하고 시범경기 기간 타율 0.250(8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지만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이학주는 낙담하는 대신 더 독하게 구슬땀을 흘렸다. 퓨처스리그에서 4경기 타율 0.455(11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2볼넷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지난달 31일 1군 콜업에 성공했다.
이학주는 1군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지난달 31일 사직 NC 다이노스전 5타수 4안타 2득점이 시작이었다. 이후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날은 모두 안타를 생산했다.
타구질도 날카롭다. 롯데가 1-8로 패한 13일 키움전에서 때려낸 2개의 안타 모두 배트 중심에 정확하게 컨택이 이뤄졌다. 현재까지 9경기 타율 0.517(29타수 15안타)로 펄펄 날고 있다.
이학주는 정규시즌 개막 후 일주일 뒤 1군에 올라왔음에도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안타를 기록 중이다. 최근 롯데 타선이 극심한 빈공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 최고참 전준우와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학주는 "지금 현재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 잘 맞고 있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꾸준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최근 활약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학주는 2009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시카고 컵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했다. 2010 시즌 탬파베이 레이스로 트레이드 된 뒤 마이너리그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았고 2013 시즌에는 트리플A 승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학주는 2013 시즌 수비 중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좋았던 타격감과 경기 감각이 뚝 떨어졌고 결국 후유증으로 끝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16 시즌 종료 후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학주는 2019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삼성은 이학주를 곧바로 주전 유격수로 중용했다. 이학주의 KBO리그 데뷔 시즌 성적은 118경기 타율 0.262(385타수 101안타) 7홈런 36타점 15도루 OPS 0.701로 준수했지만 잦은 실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학주는 이후 2020, 2021 시즌 타격 부진 속에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2 시즌을 앞두고 내야 뎁스가 빈약했던 롯데로 트레이드 되면서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나 했지만 91경기 타율 0.207(232타수 48안타) 3홈런 15타점, 2023 시즌 104경기 타율 0.209(110타수 23안타) 3홈런 13타점에 그쳤다.
이학주는 2024 시즌을 준비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개막 엔트리 진입이 불발된 이후에는 자신의 마이너리그 시절 타격 영상까지 찾아 파고들면서 가장 좋았을 때 '감'을 회복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이학주는 "2군에 있으면서 어떻게 하면 타격에서 잘할 수 있을지 연구를 많이 했다.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가장 성적이 좋았었던 영상을 돌려보면서 훈련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잘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렇게 꾸준하게 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타격폼에 엄청 큰 변화를 준 건 아니지만 컨택적으로 투수와 잘 싸울 수 있는 폼을 찾으면서 현재 타격 자세가 나왔다"며 "정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올 겨울 준비를 진짜 열심히 했다.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고 2군에 있을 때도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는 주전 3루수 한동희가 시범경기 막판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베테랑 김민성도 타격감이 완전치 않다. 노진혁까지 극심한 타격 슬럼프 속에 지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이학주의 역할이 더 커졌다.
이학주는 "(노) 진혁이 형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지만 다시 좋아져서 올라올 선수다. 진혁이 형이 없는 동안 내가 해야 하는 몫이 있다"며 "베테랑 형들과 함께 팀 성적이 올라갈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몫을 최대한 해내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