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멀티 도움'으로 김현에게 밥을 얻어먹을 수 있게 된 카즈키는 이번 시즌 목표 중 하나가 도움왕이라고 밝혔다.
수원 삼성 소속 일본인 미드필더 카즈키는 지난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6라운드 경기에 교체 출전해 두 개의 도움을 올리며 팀의 5-1 대승에 기여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카즈키는 후반 20분경 툰가라와 교체되어 경기장을 밟았다. 최전방 공격수 김현 바로 밑에 위치해 수원의 공격 전개를 책임진 카즈키는 장기인 킥을 앞세워 세트피스에서 두 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카즈키의 첫 번째 도움은 후반 26분경에 나왔다. 전진우가 얻어낸 프리킥을 처리하기 위해 키커로 나선 카즈키는 김현을 향해 정교한 패스를 보냈고, 김현이 이를 헤더로 연결해 달아나는 골을 터트렸다.
수원의 4-1 승리로 분위기가 굳어졌던 후반전 막바지에는 코너킥에서 다시 한번 날카로운 킥으로 김현의 헤더골을 도우며 김현과 함께 팀의 축포를 합작했다. 전남전에서 올린 두 개의 도움으로 카즈키는 순식간에 K리그2 도움 순위 선두로 올라섰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카즈키는 "우리 모두가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게 경기에서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며 간절한 마음이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섯 골, 4점 차 대승은 카즈키가 수원에 온 이후 처음 겪는 일이다. 지난해 수원은 K리그1에서 강등 경쟁을 벌였고, 공격 쪽에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다득점 경기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카즈키는 "큰 소리로 우리에게 응원을 보내시는 팬들이 정말 중요했다. 팬들의 응원이 있기에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오늘은 전반전부터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팬들과 선수단의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오늘 경기에서 이를 또 느낄 수 있었다"라며 기뻐했다.
앞서 카즈키의 도움을 받아 멀티골을 터트린 김현은 수훈선수 기자회견에서 카즈키에게 밥을 사줘야 할 것 같다는 말에 웃으며 "안 그래도 (카즈키가) 오마카세 이야기를 했다. 한 번 사줘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카즈키도 미소를 지었다. 카즈키는 "그냥 초밥을 먹으러 가고 싶어서 한 이야기였다"라며 웃었다.
한국에 온 이후 맛있는 초밥을 먹은 적이 있는지, 본인의 입맛의 기준은 높은지 묻자 카즈키는 "동탄에서 먹어봤다. 내 입맛 기준은 그리 높지 않다. 또 한국 요리도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다시 경기로 돌아와 세트피스 이야기를 꺼냈다. 카즈키는 "나에게 특별하게 내려진 지시는 없었지만, 팀이 함께 맞춰가면서 준비한 부분이 많았다"라면서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세트피스에서 득점을 하지 못했는데, 때문에 이번 세트피스 득점은 우리에게도 큰 자신감을 더해줄 것 같다"라며 세트피스에서 득점이 나온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전남전 2도움으로 K리그2 도움 순위 선두가 됐고, 이번 시즌 도움왕을 노려볼 만한 것 같다고 말하자 카즈키도 "나도 역시 이번 시즌 도움왕을 노리고 있다. 세트피스도 좋지만 다른 플레이에서도 도움을 올려서 스스로도 자신감을 얻고 싶다"라며 도움왕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승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수원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수원의 목표는 이번 시즌 K리그2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이다. 수원 사령탑 염기훈 감독은 경기 결과에 기뻐하면서도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빌드업 전술을 수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카즈키의 역할이 중요하다. 카즈키는 지난해 3선에서 수원의 빌드업 대부분을 전담했고, 이번 시즌에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수원의 공격 전개에서 키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카즈키에게 염기훈 감독이 말한 이야기를 하자 "우리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도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플레이하면서 직접 골을 노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밸런스를 강조하시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역할에 맞춰가면서 득점에도 관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