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이 4월 9일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우리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왜 일본 야구가 강하고 어떻게 선수들을 육성하는지 조금이나마 배우고 싶다."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은 9일부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한다. 후쿠오카현 지쿠고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2군, 3군 훈련장 베이스볼파크로 출퇴근하면서 올 시즌을 보낼 예정이다.
김원형 전 감독은 지난해 10월 31일 SSG에서 갑작스럽게 경질된 이후 2024년 행보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선수, 코치, 감독으로 쉼 없이 프로야구 무대를 33년간 달려오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가족들과 1년간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도 선택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김원형 전 감독은 2010년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바로 일하게 되면서 해외 연수 경험이 없었던 부분에 대한 갈증이 남아 있었다. 당초 은퇴 직후 해외 연수 계획이 잡혀 있었지만 당시 SK 구단 내부 사정으로 연수가 취소됐다.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이 4월 9일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원형 전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커브볼러'이자 명투수 중 한 명이었다. 지도자로서도 2011년부터 2016년까지 SK 와이번스(현 SSG), 2017~2018년 롯데 자이언츠, 2019~2020년 두산 베어스까지 커리어가 끊김이 없었다.
2021년에는 SK의 마지막 감독이자 SSG의 초대 감독으로 사령탑 커리어를 시작했다. 자연스레 해외 연수를 떠날 기회나 시간적 여유가 있을 수 없었다.
김원형 전 감독은 SSG를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떠나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커리어 공백기가 생겼다. 이를 '배움'의 시간으로 채우고자 했다. 쌍방울, SK 시절 두 차례나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김성근 전 감독이 '애제자' 김원형 전 감독을 위해 지원에 나섰다.
김성근 전 감독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소프트뱅크 코치·감독 어드바이저로 활동해 구단 프런트와 사이가 막역하다. 김원형 전 감독이 소프트뱅크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소프트뱅크 구단에 직접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이 4월 9일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원형 전 감독은 "소프트뱅크는 1군과 2군뿐 아니라 3군과 4군까지 운영하면서 선수를 육성하는 구단이다"라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일본시리즈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강팀인 동시에 선수를 키워내는 부분도 탁월하다고 들었다. 많은 부분을 배워서 더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원형 전 감독이 해외 연수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미국 메이저리그보다 일본프로야구를 우선 순위에 뒀다. 선수들의 체격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일본 야구 쪽을 경험하는 게 향후 한국 선수들을 지도할 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개인적인 견해가 작용했다.
일본은 고교야구팀 숫자부터 인프라까지 모든 부분에서 한국보다 선수 육성에서 월등히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한국과 수준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이 4월 9일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연수를 시작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원형 전 감독 역시 이 부분에 가장 큰 궁금증을 가졌다. 10년 넘게 꾸준히 한국을 크게 앞서가고 있는 일본 야구를 현장에서 직접 느껴보고 싶다는 마음이 늘 가슴 한켠에 자리 잡고 있었다.
김원형 전 감독은 "최근 한국 야구와 일본 야구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라며 "전반적인 선수들의 기량이 일본이 우리보다 앞선다. 그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왜 일본 야구가 강한지, 꾸준히 좋은 선수들이 배출되는지 이번 연수를 통해 조금이라도 알아 가고 싶다"며 "김성근 감독님이 도와주신 덕분에 좋은 기회를 얻었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배우고 나도 더 좋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