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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 어땠나요?…구본혁 "전율 느껴, 세리머니 절로 나왔죠"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4.07 00:46 / 기사수정 2024.04.07 00:46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려 8-4 승리를 이끈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려 8-4 승리를 이끈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짜릿했다.

지난 4일 서울 잠실야구장.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은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초 3루수로 교체 투입돼 11회말 타석을 맞이했다. 1사 2, 3루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우익수와 1루수,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절묘한 타구였다. 팀에 8-7 승리를 안겼다.

당시 구본혁은 "멋지게 치고 싶었는데 행운의 안타가 된 것 같아 기분은 별로 안 좋다"며 속마음을 내비쳤다.

단 이틀 만에, 멋있게 끝냈다. 구본혁은 6일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초 대주자 최승민 대신 3루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4-4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서 상대 마무리투수 박영현의 3구째, 144km/h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1.6m의 끝내기 그랜드슬램이었다. 팀에 8-4 승리를 선물했다.

구본혁의 끝내기 홈런, 만루 홈런, 끝내기 만루 홈런은 모두 2019년 데뷔 이래 처음이다. KBO리그 역대 통산 23번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 구본혁은 여전히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NC전 끝내기 후 했던 말 때문에) 형들에게 한 소리 들었다. 내 입으로 그런 말을 했으니 더 집중하려 했다"며 "공을 치자마자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넘어갈 줄은 몰랐는데 홈런이 돼 나도 놀랐다. 베이스를 도는데 계속 전율이 느껴지고 세리머니가 저절로 나왔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박영현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패스트볼로 승부할 것이라 예상했고 빠른 공만 노렸다"며 "형들이 '진짜 멋있었다', '멋지게 쳤네'라고 말씀해 주셨다. 결과로 보여드려 좋았다"고 돌아봤다.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곱씹을수록 행복했다. 구본혁은 "내 인생에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야구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됐다"며 "항상 7회, 8회 등 후반에 나오다 보니 이렇게 중요할 때 타석이 돌아온다. 이번에도 더그아웃에 있을 때부터 형들이 '네 타석 오겠다'고 말해주셨다. '(기회) 오면 치겠습니다'라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력의 결과다. 선발 출전하지 못해도 꾸준히 구슬땀을 흘렸다. 구본혁은 "타격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기회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형들보다 더 많이 준비하려 한다"며 "아침에 일찍 출근해 백업 선수들끼리 같이 배팅 훈련을 한다. 모창민, 최승준 코치님이 잘 알려주신다. 늘 감사하다"고 전했다.

주전으로 나서지 못해 아쉽진 않을까. 구본혁은 "그런 마음은 전혀 없다. 난 팀이 잘 되는 게 최우선이다"며 "라인업은 감독님이 짜시는 것이다. 난 언제든지 뒤에서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팀이 이기는 게 내 첫 번째 목표다. 만약 내가 출전한다면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 조금 잘 풀리는 듯하다. 기회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구본혁은 2022년 5월 초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뒤 지난해 11월 초 전역했다. LG의 통합우승을 한 걸음 뒤에서 지켜봤다. 그는 "팀이 너무 강하다 보니 '돌아가면 내 자리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를 만들기 위해 군대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걱정이 무색할 정도다. 스스로 기회를 잡아내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도 만족스러운 표정이다. 염 감독은 KT전 끝내기 승리 후 "주말을 맞아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주신 팬들에게, 구본혁이 멋진 끝내기 홈런을 선물했다. 팬들의 응원에 보답한 것 같다. 첫 번째 끝내기 만루 홈런을 축하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에필로그>
수훈선수 인터뷰 후 구본혁이 기념 촬영에 나섰다. 원하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하자 손가락 2개를 들어 보였다. "끝내기 두 번이라는 뜻이에요"라고 설명한 구본혁은 이내 손을 가로저었다. "그냥 'V'라고 해주세요"라며 쑥스러워했다. 머지않아 손가락 3개를 펼 날이 올 듯하다.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려 8-4 승리를 이끈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려 8-4 승리를 이끈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잠실, 최원영 기자



사진=잠실, 최원영 기자 / LG 트윈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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