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환 기자) 광주FC가 시즌 초반 위기에 빠졌다.
두 골이나 먼저 허용한 뒤 따라가는 데 성공했으나, 후반 막바지 김경민의 퇴장에 이어 제르소에게 극장골을 내주며 패배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는 3일 오후 7시 30분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1' 5라운드에서 2실점을 내준 뒤 따라갔지만 경기 막바지 제르소에게 극장골을 실점해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광주는 3연패에 빠졌다.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비가 안개처럼 오는 날씨 속 광주축구전용구장에 모인 1562명의 팬들은 경기 막바지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광주는 4-4-2 전형을 가동했다. 김경민이 골문을 지킨 가운데 김진호, 포포비치, 김승우, 두현석이 수비진을 구축했다. 측면에는 문민서와 김한길이, 중원에는 박태준과 정호연이 섰다. 전방에는 베카와 오후성이 공격을 이끌었다.
인천은 3-4-3 전형으로 맞섰다. 이범수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김건희, 요니치, 김동민이 수비를 맡았다. 정동윤, 음포쿠, 이명주, 홍시후가 중원을 구성했다. 김성민과 박승호가 측면에서 최전방의 무고사를 지원했다.
광주와 인천 모두 초반부터 자신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했다. 공은 광주가 더 오래 점유했지만 인천은 뒷문을 굳게 걸어 잠근 채 측면을 통한 역습을 노렸다. 광주는 정호연을 중심축으로 공을 돌리며 인천 수비를 흔들려고 노력했으나 인천이 박스 근처에 수비벽을 촘촘하게 세운 탓에 쉽게 뚫지 못했다.
광주는 중원에서 상대 위험 지역으로 단번에 긴 패스를 하는 방식을 시도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했지만 인천의 수비는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인천은 박스 인근에서 협력 수비로 공을 가져오면 측면 공간으로 뛰어 들어가는 박승호와 김성민에게 길게 찌르는 식으로 역습을 펼쳤다.
그러나 인천도 광주를 위협하지 못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인천은 광주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이었고, 압박을 풀어내더라도 쉽게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광주와 인천 서로 답답한 흐름이었다.
전반전 첫 슈팅이 25분에 나왔다. 인천의 역습 상황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정동윤이 수비를 제친 뒤 오른발로 크게 감았지만 공은 위로 멀리 벗어났다.
답답한 경기에서 먼저 웃은 쪽은 인천이었다. 전반 33분 무고사가 박스 안에서 시도한 패스가 박태준에게 맞은 뒤 박승호에게 흘렀고, 박승호는 골문 반대편을 바라보고 침착한 슈팅을 시도했다. 박승호의 슈팅은 골대 맞고 굴절돼 광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박승호의 시즌 2호골.
흐름을 탄 인천이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37분 무고사의 슈팅 이후 경합 상황이 벌어졌고, 박승호의 슈팅이 골대에 맞았지만 골라인을 넘어가지는 않았다. 김경민이 이 공을 처리하며 광주는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구도는 바뀌지 않았다. 광주는 계속 공을 돌리며 기회를 엿봤고, 인천은 수비를 탄탄하게 쌓아 광주의 공격을 막았다. 광주는 전반 44분 오후성의 단독 드리블 이후 슈팅으로 한 차례 득점을 노렸으나 오후성의 슈팅은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전 추가시간은 3분 동안에도 스코어는 유지됐다. 전반전은 인천이 앞선 채 끝났다.
리드를 내준 광주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썼다. 문민서를 대신해 하승운을 투입해 측면 공격에 변화를 줬다.
광주가 후반전 포문을 열었다. 후반 2분 오후성이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노려봤지만 이범수 정면으로 향했다. 경기 흐름은 좀처럼 넘어오지 않았다.
그러던 사이 인천이 추가골을 뽑아내며 달아났다. '스트롱 맨' 무고사가 시즌 3호골을 폭발시켰다.
후반 6분 홍시후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정교한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무고사가 힘을 실은 헤더로 연결해 광주 골망을 흔들었다. 무고사가 수비보다 뒤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광주 수비진 모두 무고사의 침투를 놓쳤다.
광주는 실점 후 오후성을 이희균과 교체하며 추가로 공격을 강화했다.
광주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12분 프리킥 상황에서 박태준이 올린 공이 김승우에게 향했고, 김승우의 헤더까지 나왔으나 공은 골문 위로 향했다. 광주는 계속 인천 진영에서 공을 돌리며 수 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광주의 모든 슈팅은 인천의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계속해서 공격에 교체카드를 쓸 수밖에 없는 광주였다. 광주는 장신 스트라이커 빅톨과 시즌 초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브리엘을 준비시켰다. 후반 18분 빅톨은 제카와, 가브리엘은 김한길과 교체되어 들어갔다.
인천도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19분 음포쿠를 불러들이고 제르소를 투입해 추가 득점 의지를 드러냈다.
광주의 교체카드가 통했다. 광주가 한 골 따라갔다. 아쉬웠던 광주의 결정력을 가브리엘이 해결했다.
후반 22분 정동윤이 문
전에서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가브리엘이 잡았고, 가볍게 마무리했다. 가브리엘의 공 컨트롤과 마무리 모두 침착하고 간결했다.
가브리엘 투입 효과는 대단했다. 가브리엘은 광주에 필요했던 측면 일대일 돌파를 전담했다. 후반 28분 인천의 왼쪽 측면을 허문 뒤 문전으로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붙인 걸 빅톨이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해 아쉬웠다. 광주는 박태준 대신 최경록을 투입해 추격에 힘을 더했다.
인천도 교체카드를 사용해 광주가 주도하는 흐름을 잠시 끊고,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후반 30분 무고사와 이명주를 김도혁과 문지환으로 바꿨다.
광주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동점골의 주인공은 이희균. 이정효 감독이 사용한 교체카드가 또 먹힌 셈이었다. 인천이 걷어내는 공을 계속 높은 위치에서 끊었던 광주가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단단했던 인천의 수비벽을 마침내 무너트렸다.
후반 33분 두현석이 왼발로 감아올린 공이 위치를 잘 잡고 있던 이희균에게 향했고, 이희균은 방향만 바꾸는 헤더로 자신의 시즌 2호골이자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인천은 동점골 실점 후 5분 뒤인 후반 38분 김성민과 홍시후를 천성훈, 민경현으로 교체하며 교체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6분이었다. 경기는 계속 광주가 주도했다. 광주는 측면으로 공을 보낸 뒤 문전으로 붙이는 크로스 이후 헤더를 노렸다.
광주가 땅을 쳤다. 후반 41분 김진호가 먼 거리에서 시도한 롱 패스가 이희균에게 향했고, 이희균이 넘어지면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희균의 슈팅은 옆그물을 때렸다. 이어 후반 42분 가브리엘의 슈팅마저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경기 막판 광주에 변수가 생겼다. 주심의 온 필드 리뷰 끝에 앞서 인천의 역습 상황에서 제르소의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온 김경민의 손에 공이 맞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주심은 김경민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광주는 교체카드를 모두 쓴 탓에 골키퍼를 투입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필드 플레이어인 하승운이 김경민 대신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인천이 결국 추가시간에 다시 앞서갔다. 후반 추가시간 7분 골키퍼 하승운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공이 제르소 맞고 광주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결국 경기는 인천의 3-2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