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인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 NC 다이노스
(엑스포츠뉴스 창원, 박정현 기자) 이름만큼 사랑스러운 투구였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카일 하트(32)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하트는 두산 타선을 잘 막아 세우며 팀이 왜 그를 1선발이자 개막전 투수로 선택했는지를 증명했다.
1회초 삼자범퇴로 시작한 하트는 2회초 첫 실점을 했다. 양석환과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은 2사 1,3루에서 박준영에게 좌중간 담장을 맞는 큼지막한 2타점 3루타를 허용해 0-2가 됐다. 잠시 삐끗했지만, 하트는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3~5회초를 모두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기세를 이어간 하트는 경기 중후반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7회초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텨주며 최종 성적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무4사구 2실점으로 팀의 4-3 짜릿한 끝내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 전 강인권 NC 감독은 하트를 향한 많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트가 시범경기 등판에서 모두 홈런을 허용한 것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시범경기 때는 본인이 가진 구종을 다 보여주지 않은 것 같다. 아마 정규시즌 때는 볼 수 있을 것이다"라며 "왼손 타자 몸쪽으로 던지는 투심을 아꼈고, 체인지업도 좀 숨겨둔 것 같다. 선수 본인도 이전에 던지지 않았다. 슬라이더를 스위퍼 형태로 던지는 연구를 했다. 그 부분을 완성하는 것도 정말 중요할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경기에 나선 하트는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봤다. 강승호(2회초)와 양석환(6회초)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많은 타자에게 범타를 끌어내며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체인지업(16구)을 포함해 투심 패스트볼(24구), 포심 패스트볼(18구), 커터(19구), 슬라이더(14구) 등도 위력을 발휘했다. 투심과 포심은 모두 최고 시속 147㎞까지 나왔다.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인 하트. 페디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NC 다이노스
경기 뒤 하트는 "상대 타선이 정말 좋아 찬스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첫 경기 잘해서 기쁘다"라며 "홈 개막전 첫 경기를 매진으로 채워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팬들의 에너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던지는 날 우리 팬들이 자주 매진 경기를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또 (김)형준 선수와 많은 대화를 통해 좋은 경기 할 수 있었다. 결과가 좋았지만, 보완할 점도 확인했다. 계속 준비를 잘해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좋은 시즌 보내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하트가 호투를 펼치자 자연스럽게 지난해 리그를 지배했던 에이스 에릭 페디(31)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페디는 지난해 NC 소속으로 KBO 리그에 데뷔. 리그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최고의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최종 성적은 20승 6패 180⅓이닝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시작으로 3관왕(승리, 평균자책점, 탈삼진)에 오르며 수많은 영광을 얻었다.
수준급 투구를 선보인 페디는 비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약 201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해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현재는 트레이드로 이적한 딜런 시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대신해 팀의 개막전 선발 투수를 맡을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는 상황. NC는 그런 페디가 떠난 공백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하트는 팀을 떠난 에이스 에릭 페디의 공백을 채워줘야 한다. NC 다이노스
페디만큼의 최정상급 투수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공백을 한 번에 메우기는 힘들지만, 빈자리를 최소화하더라도 NC 마운드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날 하트는 그 능력을 과시해 눈길을 끌었다. 강 감독은 경기 뒤 "오늘(23일) 경기 선발 하트 선수가 좋은 투구 내용 보여줬다"라며 칭찬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하트와 외국인 원투펀치 조합을 맞출 다니엘 카스타노도 25일 창원에서 열릴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카스타노는 몸살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다 지난 1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트에 이어 카스타노까지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준다면, 올 시즌 NC는 계획대로 시즌을 치르리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