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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진출' 꿈꾸는 원태인 "삼성 우승시키고 가겠습니다"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3.23 13:46 / 기사수정 2024.03.23 13:46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인터뷰 후 촬영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인터뷰 후 촬영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원)태인아, 삼성 우승시키고 가라!"

23일 수원KT위즈파크. 삼성 라이온즈가 KT 위즈와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르기 위해 훈련에 한창이었다. 운동을 마친 선발투수 원태인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이종열 삼성 단장이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삼성 우승시키고 가라"고 외쳤다.

원태인은 최근 목표를 더 키웠다. 본래 해외 진출을 꿈꾸던 그는 일본프로야구(NPB) 무대를 노렸다. 최근 더 넓은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다. 23일 수원에서 만난 원태인은 "난 누구보다 삼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팀과 함께 우승하고, 단장님과 약속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창 시절부터 일본 투수들이 투구하는 것을 자주 찾아봤다.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같은 그라운드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었다. 올해 전환점을 맞이했다. 메이저리거들과 한 판 붙었다.

원태인은 류중일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 '팀 코리아'에 발탁됐다.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2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상대 간판 타자 매니 마차도에게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빼앗은 것이 백미였다. 주릭슨 프로파, 타일러 웨이드에게도 탈삼진을 기록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원태인에 관해 "대담하게 잘 던졌다. 우리 팀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원태인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하더라. 다른 선수들도 '재밌다'고 이야기하는 게 들렸다"고 칭찬했다.

원태인의 가슴이 부풀었다.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그는 "무척 대단한 경험이었다. 게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영광스러웠다"며 "주 무기로 스타 선수들을 잡아낼 수 있다는 것에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뿌듯함이 컸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서울시리즈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눈높이가 높아졌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그간 체인지업과 권태기를 보냈다. 원태인은 "최근 몇 년간 체인지업이 안 좋았다.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며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하는데, 갑자기 좋았을 때의 감이 다시 돌아왔다. 그러던 중 서울시리즈에 다녀오며 확신이 생겼다. 정말 기쁘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훈련일에 LA 다저스의 투수 타일러 글라스노우와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글라스노우의 주요 구종인 커브에 관해 묻고, 배웠다.

원태인은 "서울시리즈에서 커브를 딱 한 개 던졌는데 안타를 맞았다. 그래도 느낌은 좋아 정규시즌 때 계속 던져볼 생각이다"며 "우선 포수 (강)민호 형에게 검증받아야 한다. 등판 당일 불펜 피칭 때 형이 직접 받아보시고 괜찮다고 판단하면 실전에서도 사인이 나올 것 같다. 일단 커브를 쓰고 싶다고 말씀은 드려놨다"고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지난 16일 LA 다저스의 타일러 글라스노우와 구종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이 지난 16일 LA 다저스의 타일러 글라스노우와 구종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앞서 일본 진출의 꿈을 이야기할 때, "실력이 되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원태인은 "물론 아직 많이 멀었다는 것을 안다. 무조건 가겠다는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밝힌 뒤 "예전에는 실패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도전이라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은 마음도 있다. 은퇴 후 후회하는 것보단 원 없이 도전해 보는 게 좋을 것 같기도 하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이종열 단장과의 '우승 약속'에 관해 묻자 "꼭 지키겠다"고 답했다. 원태인은 "난 삼성이라는 팀이 너무 좋다. 누구보다 우승을 하고 싶은 선수이기도 하다. 단장님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고 출신인 원태인은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다. 그해 개막 후 약 한 달 만에 중간계투 요원에서 선발투수로 변신했다. 이후 한 시즌도 빠짐없이 성실히 로테이션을 돌았다. 삼성의 토종 선발 에이스로 거듭났다.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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