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축구협회가 오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개최 5일 남겨놓고 전격 취소하는 일을 저질렀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몰수게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과거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 한국과의 홈 경기를 두 번이나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적이 있다. 북한은 21일 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선 0-1로 졌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북한 축구가 또 생떼를 쓰고 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불과 5일 남겨놓고 개최 불가를 통보하는 사고를 쳤다.
코로나19가 끝난 뒤 지난해 국제축구 무대에 복귀했으나 각종 국제대회를 치를 때마다 파열음을 일으키면서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다. 일본에선 북한과의 원정 경기에서 몰수게임 승리를 거두지 않을까 기대도 하는 중이다.
21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한축구협회는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조별리그 4차전 일본과 경기를 26일 평양에서 개최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다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이 같은 날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차예선 3차전 일본-북한전이 끝난 뒤 일본 언론에도 이를 공지했다.
일본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2분 터진 다나카 아오의 선제골을 잘 지켜 1-0으로 간신히 이겼다. 북한은 과거 이탈리아 유벤투스와 칼리아리에서 뛰었던 스타플레이어 한광성이 동점골을 넣었으나 취소되는 우여곡절 끝에 한 골 차로 졌다.
이제 두 나라는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으로 넘어가 리턴 매치를 치르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경기가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 측이 느닷 없이 홈 경기를 열지 못하겠다고 알린 것이다.
북한축구협회가 오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개최 5일 남겨놓고 전격 취소하는 일을 저질렀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몰수게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과거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 한국과의 홈 경기를 두 번이나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적이 있다. 북한은 21일 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선 0-1로 졌다. 연합뉴스
교도통신은 "북한에서 일본의 '악성 전염병'이 보도되고 있다"며 "일본에서 감염자가 늘고 있는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을 경계한 방역상 조치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방역이 취약해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돼 전세계로 퍼지자 국경을 봉쇄하고 생존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2019년 가을부터 시작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잔여 홈 경기 일정도 전부 불참했으나 이에 AFC는 북한이 이미 김일성경기장에서 치렀던 한국과의 0-0 무승부 등을 모두 몰수게임 처리한 적이 있다. 북한은 2021년 코로나19가 평양 등에서 퍼져 큰 위기를 맞았으나 간신히 틀어막은 뒤 지난해 가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했다.
그러나 아직 홈 경기를 치르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열 예정이었던 북중미 월드컵 예선 시리아와의 홈 경기는 결국 시리아와 홈 경기 순서를 바꾼 끝에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원정 경기를 먼저 치렀고 0-1로 졌다. 이어 2024 파리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을 일본과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할 예정이었으나 AFC 실사단이 평양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행정적으로 홈 경기를 도저히 치를 수 없게 되자 제다에서 홈 경기를 연 적이 있다.
AFC가 항공편 미비와 경기 운영을 둘러싼 불투명성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북한 측에 대체 장소 제시를 요구하다가 경기 장소를 제다로 변경 통보했다.
북한축구협회가 오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개최 5일 남겨놓고 전격 취소하는 일을 저질렀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몰수게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과거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 한국과의 홈 경기를 두 번이나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적이 있다. 북한은 21일 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선 0-1로 졌다. 연합뉴스
다만 이번 일본과의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는 북한축구협회가 김일성경기장 홈 경기를 결정, 선수단은 물론 20여명의 일본 취재진 입국까지 허락하고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비자를 내줄 태세였으나 돌연 이를 취소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 대표팀은 22일 출발, 중국 베이징에 머무르다가 경기 전날인 25일 평양에 들어갈 예정이었다"고 했다. 베이징에서 훈련을 며칠 한 뒤 경기 전날 오전에 들어가 최종 훈련 및 사전 기자회견을 하고 다음 날 경기를 치른 뒤 27일 출국하겠다는 게획인 셈이다.
AFC는 이번 일본과의 조별리그 4차전을 앞두고는 이달 초 현지 시찰을 진행했고,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경기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북한이 돌연 홈 경기 취소를 통보함에 따라 AFC는 이에 대한 대안을 검토하고 최종 결정 내리는 일을 남겨놓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특히 한국과의 홈 경기를 중국에서 치른 적이 있기는 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과 최종예선에서 연달아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하자 두 차례 모두 홈 경기 장소를 중국 상하이로 변경해서 열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다른 나라와의 홈 경기는 김일성경기장에서 개최했다.
북한축구협회가 오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개최 5일 남겨놓고 전격 취소하는 일을 저질렀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몰수게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과거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 한국과의 홈 경기를 두 번이나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적이 있다. 북한은 21일 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선 0-1로 졌다. 연합뉴스
나중에 몰수게임 판정을 받았지만 2019년 10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한국과의 홈 경기에선 무관중 징계 경기가 아님에도 경기장에 일반 관중을 전혀 받지 않는 일도 저질렀다. 한국과 북한은 0-0으로 비겼는데, 축구계에선 북한이 4만 관중 앞에서 손흥민 등이 포진한 한국에 크게 질 것을 우려해 '자체 무관중 홈 경기'를 만든 것으로 봤다.
북한은 2006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경기 이란과의 경기에선 0-2로 패하자 일부 관중이 난입하는 사고를 쳐 이후 일본과의 홈 경기를 태국 방콕에서 무관중 경기로 치르는 징계를 받는 등 홈 경기에서 곧잘 사고를 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이번 일본전 만큼은 김일성경기장 문을 열고 다시 치를 것으로 여겨졌으나 난데 없는 역병 핑계를 대면서 다시 경기 개최를 알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트렸다. 이런 핑계를 댄다면 사실 일본 원정을 왔던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도 평양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축구협회가 오는 2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기로 했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일본과의 홈 경기를 개최 5일 남겨놓고 전격 취소하는 일을 저질렀다. 이에 따라 북한이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몰수게임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과거 2010 남아공월드컵 예선 때 한국과의 홈 경기를 두 번이나 중국 상하이에서 치른 적이 있다. 북한은 21일 일본과의 원정 경기에선 0-1로 졌다. 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